| 김윤근 MD헬스케어 대표. MD헬스케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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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인체 세포가 분비하는 미세한 나노입자인 세포외소포(EV)를 활용한 바이오 치료제는 기존 제약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대표적인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세포외소포 치료제 분야에서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으로 자리잡은 엠디헬스케어의 김윤근 대표는 27일 이데일리와 만나 “세포외소포(EV)를 활용한 4세대 의약품은 1~ 3세대 바이오 의약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으로 향후 10년 이내에 바이오 의약품의 주류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1세대 바이오 의약품은 단백질제제, 2세대는 항체치료제, 3세대는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바이오 의약품을 각각 의미한다.
김대표가 EV 치료제 개발에 직접 뛰어들게든 계기는 2000년 후반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불투명한 난치 질환의 원인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EV의 역할을 우연히 발견하면서부터다.
그는 당시 연구 과정에서 “인간과 미생물 사이에서 EV가 각종 질환에 있어 중요한 매개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병원성 세균이 분비하는 EV는 여러 난치성 질병의 원인 인자이고, 유익한 세균이 분비하는 EV는 질병 발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소개했다. 김대표는 이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현재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유익한 미생물이 분비하는 EV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의약품의 주류를 이루는 재조합단백질과 항체 형태의 치료제는 세포 밖에 존재하는 병의 원인이 되는 지점에 작용하는데 비해, EV치료제는 세포 안으로 흡수되어 세포 내에서 병을 일으키는 지점에서 정확하게 작용한다. 병인을 좀더 근본적으로 조절할수 있다는 의미다.”
김대표는 여기에 단백질 치료제는 경구로 투여할 수 없는 반면, EV는 경구 형태로 복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생산 비용 측면에서도 단백질 치료제 대비 EV 치료제는 10분의1수준이어서 약가부담도 크게 줄일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신약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줄기세포치료제, 면역세포치료제 등 세포치료제 역시 상피세포, 혈관내피세포 등의 방어막을 통과할 수 없어 약물 전달에 한계가 있는 반면, EV 치료제는 점막뿐만 아니라 상피세포, 혈관내피세포 등의 방어막을 통과하여 원하는 지점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게 김대표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EV 치료제 및 진단기술 관련해 등록된 글로벌 특허 가운데 80% 이상을 독차지하고 있어, 시장이 커질 경우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엠디헬스케어는 EV치료제 관련한 글로벌 특허 24개, EV활용 진단기술과 연관한 글로벌 특허 23개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기술력을 한곳에 결집한 것이 EV 및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플랫폼인 ‘MD 나노드론’이다. 이 플랫폼은 각종 난치 질환 EV 치료제를 몸안의 세포막을 침투해 원형 그대로 전달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치료제 역시 경구용으로도 가능하다.
EV 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개발이 앞서가는 뇌질환 치료제(MDH-001)는 올해 임상에 진입해 내년 하반기 완료할 예정이다. 김대표는 “뇌질환 치료제는 2025년에 국내에서 임상 2상을 끝내고 2026년에 국내 식약처 허가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2027년에는 세상 최초로 상용화한 EV 신약을 만날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여기에 폐질환, 암, 소화기, 간, 아토피질환 치료제 등 10여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뇌질환 치료제는 글로벌 기술수출을 위해 현재 릴리, 로쉬등과 긴밀하게 협의중에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다.”
김대표는 EV가 다른 물질들과 달리 뇌혈관장벽 (BBB)을 원활하게 통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를 활용한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한국콜마에 마이크로바이옴 EV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현재 공동으로 장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 성공하는 바이오기업의 반열에 오르기 위한 조건으로 ‘모험 정신’과 ‘창의력’을 첫손에 꼽았다. 기회를 포착하고 실현하려면 모험정신이 필수적이고, 세상에 없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