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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7월 美출시 앞둔 면역결핍증 신약 ‘알리글로’ 생산현장 가보니
  • 면역결핍증 최대 시장 미국 진출 앞둔 녹십자 '알리글로'
  • 오창 공장 시험 생산 가동 ..."혈전색전증 부작용 위험 없다"
  • '전문약국' 판매망 구축 中..."5년 내 4000억 이상 매출 가능"
  • 등록 2024-02-28 오전 11:00:00
  • 수정 2024-02-29 오전 5:40:06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GC녹십자(006280)는 자사의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의 시험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현지 법인인 ‘GC 바이오파마 USA’를 통해 해당 제품의 판매 채널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27일 GC녹십자 오창 공장에서 만난 박형준 공장장은 “지난해 12월 알리글로의 승인과 함께 오창 공장이 미국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인 ‘cGMP’ 인증도 동시에 획득했다”며 “향후 여러 혈액제제와 유전자재조합 제제 등과 관련한 CMO 사업을 수주해 2030년 1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생산기지로 거듭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박형준 오창 공장장(왼쪽)과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둔 면역결핍증 치료 신약 ‘알리글로’의 생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제공=김진호 기자)
연간 130만ℓ의 혈장을 처리할 수 있는 오창 공장은 아시아 최대 혈액제제 관련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현재 녹십자가 보유한 △혈액제제 ‘알부민’ △알리글로의 내수용 버전인 ‘아이비글로불린’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을 생산해 32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오창 공장에서 생산된 알부민은 800억~9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이비글로불린과 헌터라제 등은 각각 약 1000억원, 500억~8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박 공장장은 “한국에서 연간 생산되는 혈장이 약 20만ℓ 내외다. 우리 공장은 그 6배의 용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며 “알리글로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진출하면 생산기지인 오창 공장의 전체 그룹 내 매출 기여도가 크게 오를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창 공장에서는 알리글로의 생산 및 아이비글로불린의 포장 작업 등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두 제품 모두 혈장 1ℓ당 약 25g 존재하는 항체 단백질인 ‘면역글로불린’을 정제한 약물이다.

이를 얻기 위해서는 혈장 처리를 위한 ‘플라스마 풀링’ 공정을 시작으로 혈장에서 단백질을 분리하는 ‘프랙션네이션’(분획), 순도를 높이기 위한 ‘퓨리피케이션’(정제), 최종원액을 병에 넣는 ‘필링’(충전), 포장 작업인 ‘라벨링 및 카톤’ 등 다섯 가지 작업을 순차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박 공장장은 “정제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 이중불활화 처리를 기본으로 수행한다”며 “면역글로불린 치료제에서 부각된 혈전색전증 위험을 낮추기 위해 우리 만의 특화된 ‘CEX 크로마토그래피’가 안전성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자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알리글로보다 먼저 미국에서 출시된 제품 중 일부에서 혈전색전증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FDA는 면역글로불린 관련 모든 약물의 제품 박스에 관련 경고문이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GC녹십자는 독자적인 CEX크로마토그래피를 개발해 혈전색전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혈액응고인자 ‘FXIa’를 99.9%까지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기술은 국내에서 특허로 등록됐고, 미국에서는 현재 특허 출원된 상황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알리글로의 안전성이 미국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혈장에서 단백질을 분리하는 프랙션네이션 작업이 이뤄지는 ‘오창공장 내 ’혈액제제 분획실‘(왼쪽). 오창공장 직원이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의 내수용 제품인 ‘아이비글로불린’ 원액이든 병 속 이물질 포함 여부를 환인하는 검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 하단에는 검병 후 라벨링을 마친 아이비글로불린 제품이다.(제공=GC녹십자, 김진호 기자)
‘전문약국’ 판매 채널 구축 中...“알리글로, 5년 내 4000억원 매출 가능”

GC녹십자는 미국 현지 관계사인 GC 바이오파마 USA를 통해 알리글로의 장점을 부각시켜 오는 7월 중 미국 시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우진 GC 바이오파마 USA 대표(겸 GC녹십자 글로벌전략본부장)는 “7월 알리글로의 출시(런칭)을 앞두고 있고, 이 시점에 미국 사보험에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보험사가 연계된 ‘스페셜 파마씨’(SP·전문약국) 10여 곳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월 이전까지 최소 1곳 이상의 전문약국과 계약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사보험 가입자의 75%가 알리글로의 적용 범위에 들어올 수 있도록 보험 등재를 추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GC녹십자가 알리글로의 판매 채널로 전문약국을 택한 이유는 2022년 기준 미국 내에서 선천성 면역결핍증 적응증으로 처방되는 약물의 65%가 전문약국을 통해 공급되고 있어서다.

전문약국이 가진 전국적인 영업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GC 바이오파마 USA의 인력은 이 대표를 포함해 12명 안팎이다. 올해 그 인원을 30명까지 늘릴 계획이지만, 자체 영업망을 가동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우진 GC 바이오파마 대표(겸 GC 녹십자 글로벌사업본부장)이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의 미국내 판매망 구축계획을 밝히고 있다.(제공=김진호 기자)
2022년 기준 미국 내 g당 면역글로불린의 가격은 약 91달로 한국의 약 6.5배 수준이다. 면력글로불린의 가치가 높은 만큼 시장 규모도 크다.

미국의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2022년 기준 85억 달러(한화 약 11조 3260억원)에서 매년 6%씩 성장해 2030년경 131억 달러(한화 약 17조45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 시장의 선두 주자는 호주계 CSL베링과 일본 타케다제약 등이 출시한 제품이다. 알리글로가 출시되면 총 7가지 면역글로불린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 대표는 “5년 내 3억 달러(한화 약 4000억원)를 기본적인 매출 목표치로 산정했다. 영업 상황에 따라 그 이상의 매출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약국에서는 제품명이 아닌 성분명 처방이 이뤄진다. 경쟁사와 달리 혈전색전증 유발인자를 제거하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약국을 통한 영업망만 목표대로 갖춰지면 (우리가) 원하는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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