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신약개발사 디앤디파마텍(347850)이 진행하는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에 훈풍이 불고 있다. 대사이상지방간염 파이프라인의 긍정적인 임상 2상 데이터 발표에 이어 미국 파트너사인 멧세라가 화이자에 약 7조원에 인수되면서 투심을 고조하는 분위기다. 디앤디파마텍은 최소 500억원 이상의 영구CB 발행을 통해 다음 파이프라인의 미국 임상 1상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 (사진=디앤디파마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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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인정받는 ‘영구CB’…6월 200억 현금 확보 이어 잇딴 발행 디앤디파마텍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신약개발사다. 작년 5월 코스닥에 상장하며 공모금으로 363억원을 확보했다. 올 6월 회사는 상장 후 첫 자금조달로 34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자 0%, 만기 30년짜리로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는 영구CB다.
발행규모 대비 실제로 회사에 유입된 현금은 196억원이었다. 홍콩 투자사인 타이번캐피탈이 납입했다. 나머지는 동구바이오제약(006620),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 등이 보유한 발테드시퀀스(Valted Seq) 지분을 디앤디파마텍 영구CB로 맞바꿔주는 현물납입으로 이뤄졌다. 발테드시퀀스는 유전체 인공지능(AI) 관련 사업내용이 수정되면서 이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모회사인 디앤디파마텍의 영구CB로 바꿔준 것으로 이해된다.
이번 발테드시퀀스 지분을 디앤디파마텍 영구CB와 맞바꾼 이들은 동구바이오제약,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 외에도 오브이 프린시펄인베스트먼트, 옥타브테크인베스트먼트, 하나보, 더캐피탈, 이재욱, 박지수다. 디앤디파마텍은 이들이 가졌던 발테드시퀀스 지분 25%를 넘겨받아 93.75% 지분을 확보했다.
타이번캐피탈로부터 납입받은 현금을 반영해 디앤디파마텍의 현금성자산은 3월말 261억원에서 6월말 400억원으로 늘어났다. 회사는 여기서 나아가 500억원 이상의 추가 영구CB 발행을 진행하고 있다.
홍성훈 디앤디파마텍 CFO(부사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연말까지 공모자금 중 100억원만 남게 되는 일정이었다. 때문에 올 하반기 800억원에서 1000억원 정도의 조달 계획이 있었다”며 “국내사들은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데이터 결과를 보고 투자하기를 원했고 타이번캐피탈은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선투자하기를 원해서 일부를 6월에 미리 진행했다”고 말했다.
애당초 그렸던 연속성있는 조달 계획이라는 말이다. 다만 타이번캐피탈은 전환가 8만4067원에 CB를 인수했지만 이후 싯가가 오른 관계로 추후 발행하는 CB의 전환가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 CFO는 “최소 500억원 이상, 많게는 800억원까지 투자자가 모이는 대로 발행할 계획이며 11월 중순에서 12월 말까지는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임상에 수백억…신규조달금은 ‘TLY01’에 투입 디앤디파마텍이 CB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100% 미국 자회사인 뉴랄리(Neuraly)의 증자에 투입될 전망이다. 뉴랄리는 디앤디파마텍의 미국 임상을 담당하고 있다.
홍 CFO는 “미국과 한국의 국경 탓에 모회사-자회사 형태로 갈 수 밖에 없어 뉴랄리의 증자에 디앤디파마텍이 참여하는 형태로 운영비용을 계속해서 투입하고 있다. 다른 주주가 있다면 밸류도 고민해야할 테지만 100% 자회사라 디앤디파마텍과 한 몸이자 ‘미국 임상팀’개념”이라고 말했다.
홍 CFO는 “(당사는) 미국 임상비용에 대부분의 운영자금을 쏟고 있다. 이번 MASH 데이터가 나온 ‘DD01’의 경우 임상 2상에 200억원을 웃도는 자금을 투입했다. 디앤디파마텍은 R&D 회사로서 임상 진행이 매우 중요하고, 새로운 임상을 시작하려면 이만한 자금을 쓸 예산을 짜놓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파트너사인 멧세라로부터 마일스톤 기술료를 받고 있어 매출은 일으키고 있다. 올 반기 연결매출은 23억원을 기록했다.
디앤디파마텍은 금번 CB로 조달하는 자금을 활용해 2026년 중 ‘TLY01’ 파이프라인의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TLY012는 섬유화질환 치료제로, 미국, 호주, 중국에서 물질 특허를 등록했다. 나아가 만성췌장염과 전신경화증관련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미국 임상 1상 계획(IND)를 승인받은 상태로, 자금 확보 후 빠른 임상 돌입을 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