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순환종양세포(CTC) 기반 액체생검 전문기업 싸이토젠 한 주요주주의 지분확대 움직임이 심상찮다. 1년 새 지분율을 17%포인트가량 늘리며 최대주주인 대표이사와의 격차를 대폭 좁혔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어센트바이오펀드는 지난 18일
싸이토젠(217330) 지분율이 17.10%로 지난 4월보다 3.56%포인트 올랐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7%포인트 가까이 차이나던 어센트바이오펀드와 전병희 대표 간 지분 격차도 3.11%포인트로 줄어들게 됐다.
어센트바이오펀드는 작년 9월 싸이토젠 투자자로 처음 등장했다. 싸이토젠이 경영자금 조달을 위해 총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했는데 이중 70억원을 어센트바이오펀드(당시 제일바이오펀드)가 매입했다. 사채 만기일은 5년 후, 표면·만기이자율은 0%였다.
그러나 이들은 1~2개월 만에 두 차례에 걸쳐 CB 전량을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재정비가 이뤄졌다. 간판이 제일바이오펀드에서 어센트바이오펀드로, 대표가 윤모씨에서 서모씨로 각각 바뀌었다.
이후 어센트바이오펀드는 싸이토젠 주식을 꾸준히 장내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10월23일 3만8009주를 시작으로 50차례 매수한 결과 현재 어센트바이오펀드의 싸이토젠 주식은 99만4059주가 됐다. 1년 만에 482억원을 들여 지분율을 17.10%포인트 늘린 것이다.
어센트바이오펀드 측은 아직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만 밝힌 상태다. 그러나 이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이 5% 이상인 주주는 지분 변동시 공시를 해야 하는데 이때 투자목적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며 “투자목적 변동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만큼 향후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돌연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꿀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어센트바이오펀드가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면 싸이토젠에 경영권 분쟁이 발발할 수 있다. 현재 싸이토젠은 전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 총합이 20.62%에 불과하다. 다만 싸이토젠 관계자는 “회사 가치를 높게 보고 진행하는 단순투자로 안다”면서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한편 싸이토젠이 도전장을 던진 ‘액체생검’은 환자의 체액(특히 혈액)을 분석해 질환을 진단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중 ‘CTC 기반 액체생검’은 암 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혈관을 타고 몸속을 돌아다니는 종양세포를 찾아내 암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이중 싸이토젠은 종양세포를 손상없이 살아있는 상태로 포획할 수 있는 기술 ‘라이브(Live·살아있는) CTC’을 갖고있다. 중력을 이용해 체에 거르듯이 암세포가 필터를 통과하게 하는 방식이다. 암세포 추출 과정의 문제로 꼽히던 낮은 항체 생존율을 90%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현재 싸이토젠은 지난 8월 미국 현지 클리어랩(CLIA Lab·미국실험실표준) 품목 인증을 받고 미국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