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마이크로디지탈(305090)의 사업은 바이오메디컬(BM)과 바이오프로세스(BP)로 나뉜다. 2023년 기준으로 바이오메디컬의 매출 비중이 조금 더 높지만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 등이 포함된 바이오프로세스(BP) 사업은 시장 상황과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SUS, Single-Use System)은 단일 제조 또는 일회성 용도로 사용 후 폐기하도록 설계된 제조용품이다. 바이오 공정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필름, 센서, 포트, 커넥터, 클램프, 튜브, 필터 카트리지 등이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에 포함된다.
‘일회용 바이오리액터’는 기존에 사용되던 ‘다회용 스테인리스 바이오리액터’보다 교차오염 가능성이 낮다. 또 세척 시간 및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 공정 유연성 확보, 투자비용 절감 등의 이점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2023년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 시장은 295억달러(약 40조원)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16.2% 성장해 841억달러(약 11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 마이크로디지탈의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왼쪽)과 일회용 세포배양백. (사진=마이크로디지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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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제품 대비 경쟁력 확보마이크로디지탈은 국내 유일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포배양에서 ‘믹싱’은 매우 중요한 과정인데 마이크로디지탈은 ‘오비탈·락킹’(Orbital·Rocking) 방식의 기술로 차별성을 확보했다.
믹싱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는 세포배양시 산소 및 이산화탄소 등의 가스를 원활하게 공급하고 온도, pH, 용존산소(Dissolved Oxygen)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공급된 영양분이 세포배양 백 내부에 균일하게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섞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포는 물보다 무겁기 때문에 세포배양시 내용물을 섞어주지 않으면 세포가 배양백 하부에 눌려서 괴사할 수 있다.
기존 경쟁 제품들은 일회용백 내부에 교반용 프로펠러 ‘임펠러’를 고속으로 회전시켜 내용물을 섞는다. 하지만 이 때문에 배양 중인 세포들이 충격으로 인해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마이크로디지탈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오비탈·락킹 방식은 일회용 백 내부에 교반용 프로펠러가 없기 때문에 성장하는데 좋은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장비가 좌우상하, 대각선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내용물을 섞어 세포 스트레스가 적고, 세포 생존률이 높다. 별도의 보조 장치나 임펠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타사 제품 대비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셀빅(CELBIC)은 오비탈·락킹 기술로 경쟁 제품 대비 큰 원형의 파동을 일으켜 세포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100ℓ 이상의 규모에서도 임펠러가 필요하지 않다. 마이크로디지탈은 1ℓ부터 1000ℓ까지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맞출 수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락킹 모션은 상하 또는 좌우로 파도 형태의 파동을 일으키는 방식인데 100ℓ 이상의 규모에서는 배양액이 충분히 섞이지 않아 세포 배양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써모피셔, 사토리우스 등 해외 주요 기업들은 고가의 임펠러가 부착된 교반 탱크 세포배양 시스템을 사용한다.
글로벌 무대 확장에도 속도마이크로디지탈은 글로벌 무대에서 소용량 리액터를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이후 점차 규모를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강점을 가진 1~2.5ℓ 바이오리액터 중 일회용이고 스케일업이 가능한 3D 싱글 유즈 타입은 ‘셀빅5’가 유일해 경쟁력이 있다”며 “이 제품을 주력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빅5는 기존 셀빅 모델 중 가장 작은 볼륨인 1ℓ에서 2.5ℓ 규모까지 배양할 수 있다. 최소 1ℓ 용량을 배양, 세포배양 공정의 기본이 되는 플라스크 배양과 동일한 볼륨으로 바이오리액터 플랫폼으로 옮길 수 있다. 연구 단계에서부터 경제적 이점이 강해 세포배양 공정 최적화에 대한 편리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췄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Markets and Markets’의 지역별 일회용 세포배양기 시장자료에 따르면 올해 북미는 약 5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38%에 해당한다. 마이크로디지탈이 미국 시장 진출시 실적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유다.
김 대표는 “현재 셀빅5’가 공략할 수 있는 미국 대학 연구시설과 소규모 연구 시장 규모가 최소 5000억원 가량으로 분석된다”며 “현재 일회용 세포배양기 공급 관련 논의가 계속해서 이뤄지는 중으로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9일에는 인도의 백신 생산 기업 세럼 인스티튜트 오브 인디아(Serum Institute of India·SII)가 마이크로디지탈 생산시설을 방문, 현장실사(audit)도 이뤄졌다.
SII는 미국 외 국가 중 미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백신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CMO 기업으로, 소아백신 및 다양한 전염병 백신을 매년 15억 도즈(dose) 이상 세계 170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는 “북미지역 제품 공급과 별개로 아시아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을 충족시키는 비중있는 CMO 기업에 국내 유일의 일회용 바이오리액터 및 일회용백을 공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