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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차세대 면역항암제 영역인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 그 중에서도 인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인 비보’(in-vivo) 형태의 카티 치료제를 겨냥, 글로벌 빅파마들이 뜨거운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 카티 치료제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있는 큐로셀(372320), 앱클론(174900)의 경우에는 인체 밖 실험실에서 제조과정을 거치는 ‘엑스 비보’(ex-vivo) 형태로 개발하고 있어 트렌드에 뒤쳐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데일리는 김건수 큐로셀 대표와 이종서 앱클론 대표에 입장을 물었다.
 | | (그래픽=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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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새 글로벌 ‘인 비보’ 카티 인수대금 누적 7조 안전성 측면에서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던 ‘인 비보’ 카티 치료제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네 건의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이 발표됐고 누적 인수대금은 7조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에소바이오텍 인수에 10억 달러(약 1조 4200억원), 애브비가 캡스탠 테라퓨틱스 합병에 21억 달러(약 3조원), 길리어드 계열사인 카이트가 인테리우스 바이오테라퓨틱스 매입에 3억 5000만 달러(약 5000억원), BMS가 오비탈 테라퓨틱스 병합에 15억 달러(약 2조 1400억원)를 각각 투입한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기존 ‘엑스 비보’ CAR-T 치료제는 암 환자 당사자의 ‘자가유래’(오톨로거스) 면역 T세포를 추출 후 이를 조작해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이항원을 선택적으로 잘 인지하도록 CAR-T세포를 만들어 다시 환자에 주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환자별 맞춤형 치료제를 공급하기까지 글로벌은 4주일, 국내는 2주일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국내에 노바티스의 ‘킴리아’, 길리어드(카이트)의 ‘예스카타’ 등 허가 받은 글로벌 사의 CAR-T 치료제가 유통되고 있음에도 국내산 CAR-T 치료제의 등장에 업계가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 또한 이러한 공급 속도 때문이다.
공급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방법으로 환자 당사자의 T세포가 아닌 건강한 자원자의 ‘동종유래’(알로제닉) T세포를 활용해 약을 사전에 대량생산(오프-더-쉘프)하는 형태의 연구개발도 병행되고 있다.
최근의 ‘인 비보’ CAR-T 트렌드는 게임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 비보 CAR-T는 CAR를 바이럴벡터, 나노지질입자 등 전달체에 실어 환자 체내에서 CAR-T 세포가 만들어지게끔 하는 내용이다. 복잡한 제조과정을 모두 생략해, 환자의 몸이 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임상을 통한 검증은 필요하나, 빅파마들이 실탄을 들여 해당 기술을 인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흔들림 없다”·“반가운 트렌드” 국내에서 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주요 3사 대표들은 연구개발 내용에 흔들림이 없다는 입장이다. 만일 ‘인 비보’가 ‘엑스 비보’ 대비 환자에 더 잘 전달되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반가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데일리의 취재에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결국 ‘엑스 비보’를 잘해야 ‘인 비보’도 잘한다”며 “대중에 공개하기 이르지만, 당사 또한 in-vivo 연구를 하고 있으며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큐로셀은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거쳐 4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올 2월 실시한 330억원 규모의 CB 발행 자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 후 결과를 대기 중인 ‘안발셀’의 적응증 확장에 140억원, 동종유래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개발에 120억원, GMP 시설 고도화에 20억원, 그리고 바이러스 벡터 내재화에 40억원을 각각 지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바이러스 벡터 제조설비 구축에 2026년까지 10억원을 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올 9월 실시한 100억원 CB 발행은 루푸스신염 치료제 개발에 45억원, T세포 림프종 치료제에 40억원, 바이러스벡터 내재화에 15억원을 배정했다.
기술 고도화를 위한 자금확보를 진행한 것은 앱클론 또한 마찬가지다. 앱클론은 유상증자와 메자닌 발행으로 도합 482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먼저 올 5월 종근당(185750)을 대상으로 한 3자배정 유상증자로 122억원의 현금을 투자받았다. 이어 올 10월 만기 30년 ‘영구CB’ 발행으로 252억원, 상환우선주(CPS) 발행으로 108억원을 조달했다. 자금의 용처는 모두 임상 및 연구개발비로,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개발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는 이데일리에 “‘인 비보’ 카티 또한 전달체 안에 실리는 내용물은 ‘엑스 비보’와 동일한 콘텐츠”라며 “딜리버리 기술을 가진 규모 있는 회사들과 (당사의) CAR를 ‘인 비보’로 전달하는 내용에 대해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