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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믹트리, 이번엔 폐암...‘얼리텍-L’로 삼각편대 구축
  • 등록 2025-09-17 오전 7:57:51
  • 수정 2025-09-17 오전 7: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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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지노믹트리(228760)가 제품 라인업을 잇달아 내놓는다. 이번에는 폐암 보조진단법 ‘얼리텍-L’이 그 주인공이다.

얼리텍-L은 대장암 진단기기 ‘얼리텍-C’, 방광암 진단기기 ‘얼리텍-B’에 이어 세 번째 라인업이다.

폐암 진단키트 ‘얼리텍-L’. (제공=지노믹트리)


15일 지노믹트리에 따르면, 얼리텍-L 상용화를 위한 대규모 확증 임상을 준비 중이다.

시장조사기관(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폐암 검사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2023년 317억달러(44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시장은 연평균 8.5%씩 성장해 오는 2032년까지 2020억달러(280조원)를 넘어설 전망된다.

국내에선 2022년 기준 3만1000건의 신규 폐암 환자가 발생했다. 폐암은 전체 암 발생의 11.4%로, 3위에 올라 있다. 국내 폐암 유병자 숫자는 2020년 12만1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CT·기관지경 한계 넘어

폐암은 세계 암 사망 원인 1위로 꼽힌다.

미국의 연구에서는 폐암 검진으로 사망률이 20%, 이탈리아(MILD 연구)는 39% 각각 감소하는 등 폐암 검진 효과가 큰 것이 입증됐다. 그만큼 폐암 조기 발견은 환자 생존율을 높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폐암 진단율이 5명 중 1명에 불과해 질병 진행 후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표준 검진법인 ‘저선량 흉부’CT(LDCT)는 폐 결절을 민감하게 잡아내지만, 문제는 암이 아닌 결절까지 다수 발견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불필요하게 반복 CT 촬영, 폐생검, 심지어 진단적 수술까지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조직검사는 출혈, 기흉 같은 합병증 위험뿐 아니라 폐 기능 저하, 의료비 증가, 환자 불안까지 초래한다.

최근 전자기유도 기관지경, 초음파 기관지경, 로봇 기관지경 같은 첨단 장비가 도입됐지만, 고가 장비임에도 진단 성공률은 낮다다. 특히 기관지경 검사는 민감도가 낮아 ‘있으나 마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폐암 검사법 한계를 넘은 것이 바로 ‘얼리텍-L’이다.

민감도 9배 높인 폐암 진단

얼리텍-L의 진단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검사법은 기관지세척액과 혈청을 이용하는 방식 2가지로 나뉜다.

기관지 내시경을 할 때, 기도 속에 멸균 생리식염수를 조금 넣었다가 다시 빨아들이면, 폐 속 세포와 점액, 미세한 조직 파편이 섞인 액체가 나온다. 이것이 바로 기관지세척액이다. 폐 속을 한번 헹군 이 액체엔 폐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 DNA가 들어 있다.

혈청은 피 속에 맑은 액체다. 혈액에서 응고되는 혈장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혈청이다. 이 혈청엔 암세포가 흘려보낸 DNA 조각이 있다.

얼리텍-L은 기관지세척액과 혈청을 각각 검사해 폐암 여부를 가린다. DNA에는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메틸기’(-CH₃)라는 화학물질이 붙어 있다. 암세포는 특정 유전자에 비정상적으로 메틸기가 붙어 암 특유 지문이 형성돼 있다. 얼리텍-L은 기관지세포액과 혈청에서 각각 메틸기 유무를 살피는 방식이다.

얼리텍-L은 비침습적인 검사 방식에도 불구, 높은 검사 정확도를 나타낸다.

우선 혈청 진단에선 폐암 1기와 2기 환자에서 민감도 80.2%가 나왔다. 기관지세척액 진단에선 민감도 81.6%, 특이도 75.0%를 각각 기록했다.

비슷한 방식의 ‘세포진’ 검사 민감도는 9.1%다. 세포진 검사는 환자 몸속에서 채취한 액체나 분비물 속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암세포 유무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특히, 기관지세척액 검사는 조기 폐암에서도 민감도 78%를 기록했고, 암이 말초에 있든(83%), 중앙에 있든(84%) 차이 없이 잘 찾아냈다.

기관지 내시경에서 암세포를 ‘운 좋으면 발견하는 수준’이었다면, 얼리텍-L은 환자 초기·말초 폐암까지 놓치지 않고 잡아낸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얼리텍-L에 적용된 선택적 유전자 증폭 기술인 ‘LTE-qMSP’는 미세한 흔적을 기존보다 훨씬 정밀하게 포착한다”이라며 “어두운 방 안에서 작은 먼지를 손전등으로 겨우 보는 게 기존 기술이라면, LTE-qMSP는 초고해상도 현미경으로 먼지 모양까지 구별한다”고 비교했다.

年61만명 대상, 610억 잠재시장 열린다

이번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폐암 의심 환자의 조직 생검 횟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책임자인 지원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관지 세척액 기반 메틸화 마커 검사는 조기 폐암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며 “LDCT에서 폐암이 의심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생검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태정 지노믹트리 연구개발본부장은 “앞으로 대규모 확증 임상을 거쳐 얼리텍-L의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대규모 확증 임상을 거쳐, 상용화까지 2~3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노믹트리는 지난 2005년 얼리텍-L 개발을 시작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522명을 대상으로 혈액 검사법으로 확증 임상을 실시했다. 기관지 세척액 임상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1차 98명, 2차 200명 등 총 298명 규모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선택적 DNA 증폭기술을 개발했고, 10여 개의 바이오마커 등을 발굴했다. 이에 국내 1건, 해외 6건 등의 특허가 등록됐다.

국내 폐암 검진 대상자는 연평균 61만 명으로, 전국 217곳 병원에서 폐암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얼리텍-L을 대장암 검사기기인 얼리텍-C처럼 인당 검사비 10만원씩 계산하면 국내서만 610억원의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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