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천식 환자들은 따뜻한 봄이 달갑지 않습니다. 꽃가루와 미세먼지 때문에 천식이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천식은 우리나라 국민의 10명 중 1명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기관지 질환입니다.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미세먼지 같은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기관지 점막이 부어오르고 염증이 생기면서 기관지를 감싸는 근육이 경련(수축)을 일으켜 기관지가 좁아지고 호흡곤란을 유발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섬유화, 기도개형이 발생해 영구적인 폐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아토피 질환의 가족력 여부에 따라 증상의 강도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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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는 크게 좁아진 기관지를 짧은 시간 안에 완화시키는 증상 완화제와 기관지의 알레르기 염증을 억제해 천식 발작을 예방하는 질병 조절제로 구분됩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0년까지만해도 증상 완화제와 질병 조절제의 사용비율이 54%, 46%로 증상 완화제가 우세했지만 지난해부터 이 같은 추세가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해 증상 완화제의 사용비율은 41%로 떨어진 반면 질병조절제의 사용비율은 전년대비 13%포인트 늘어난 59%를 기록한 것입니다.
우리가 영화에서 한번쯤 본 적 있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는 대표적인 질병 조절제입니다. 흡입용 스테로이드제는 얼마전까지만해도 국내에서 처방률이 낮은 편이었지만 점차 개선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천식기구 가이드에서 스테로이드와 기관지 확장제가 혼합된 복합제 처방을 권고한 동시에 증상 완화제의 하나인 몬테루카스트의 우울증 유발 부작용이 제기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몬테루카스트 성분 천식치료제의 외래 처방금액은 2019년 1210억원까지 성장했지만 이듬해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지난해에는 948억원으로 고꾸라졌습니다.
몬테루카스트는 천식과 비염을 치료할 때 쓰는 약물로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염증 매개물질 중 하나인 류코트리엔의 작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류코트리엔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해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증상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데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20년 몬테루카스트 제제에 부작용 관련 경고 중 최고 수준인 ‘블랙박스 경고문’을 부착했습니다. 지난 2008년 이후 몬테루카스트 제제를 복용한 이들 사이에서 우울증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는 게 FDA의 설명입니다. FDA는 경증 알레르기 비염 환자라면 약물 복용을 통해 잃는 것이 얻는 것보다 클 수 있다며 다른 약물로 대체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흡입용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할 점도 있습니다. 사용 후 반드시 이를 닦거나 가글을 해서 입 안을 헹궈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오랜 기간 사용하면 구강 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에 곰팡이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면역력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하고 아직 성장기 어린이라면 성장 지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 성장 발달 상황을 정기적으로 관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