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의 ‘2조원 M&A 딜’ 파트너사인 SJL파트너스의 출자가 또 다시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인수 대금의 40%를 확보해 출자를 책임지겠단 입장이었으나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 에스디바이오센서 수원 본사 전경.(제공= 에스디바이오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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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SJL파트너스는 이달 말까지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펀드를 조성해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 인수 금액의 40%를 확보하기로 했지만 기한 내 펀드 조성을 마치지 못했다.
올해 초 까지만 해도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메리디안 100% 지분 인수는 일시적인 취득이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당초 SJL파트너스와 6대4 비율로 출자할 계획이었지만, 기한 내 자금을 모으지 못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우선 전액 출자했다. SJL파트너스 측은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상반기까지 더 우수한 조건으로 4억100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출자하겠단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 등으로 이미 진단 업계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저조해진 데다, 시장 환경 변화로 메리디안 기업가치가 낮아지는 등 변수가 생기면서 이 기한 마저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지난해 7월 공개된 계약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SJL파트너스와 미국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합작법인이 미국 자회사를 설립한 뒤 설립된 자회사가 메리디안을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금액은 15억3199만 달러(약 2조원)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약 6억 달러를 출자해 모회사 SPC 지분 60%(보통주)를 갖고 재무적투자자(FI)인 SJL파트너스도 4억 달러를 출자해 지분 40%(전환우선주)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여기에 남은 대금 약 5억 달러는 인수금융으로 충당하는 구조였다.
SJL파트너스는 인수자금 모집을 위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5000억원 이상 규모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해외 기관투자가들과의 투자 시점 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기한 내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인수 기일을 한 달 가량 미루기도 했다.
추후 투자에 참여하기로 한 SJL파트너스가 빠지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상환 여력에 관심이 모인다. 올해 3월 말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6342억원인데, 인수금융 대금 5억 달러(약 6370억원)를 고려하면 빠듯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전날(13일) 3104억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발행주식 수의 19.15%에 해당하는 물량인 보통주 신주 200만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SJL파트너스의 상반기 출자금 40% 지급은 무산됐지만 에스디바이오센서와 SJL파트너스는 다른 방향으로 협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SJL파트너스 측은 6월 말까지였던 펀딩이 변경됐으며, 여전히 펀딩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SJL파트너스가 펀딩을 마치고 출자하기로 한 건 무산됐지만 SJL과 현재도 협력하고 있고 다른 방향으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메리디언의 매출이 올해 2분기부터 에스디바이오센서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메리디언의 예상 매출은 3800억원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헬리코박터균이나 대장 염증균 등의 소화기 감염 진단 플랫폼에 강점을 가진 메리디언은 해당 분야 제품으로 북미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메리디언과 진단 플랫폼을 강화하고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미국 체외진단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40조원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