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면역세포치료제 기업
바이젠셀(308080)이 임상 중인 치료제가 잇따라 의료 현장에서 치료목적으로 승인되고 있다. 올해 임상 중간 데이터도 발표될 전망이어서 상용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제공= 바이젠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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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따르면 바이젠셀이 개발 중인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VT-Tri(1)-A’는 최근 7번째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았다.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는 생명이 위급한 중증의 환자나 대체 치료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치료를 위해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 사용을 허가하는 제도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만성골수성백혈병과 달리 암 유전자 표적이 불확실하고 가변적이다. 집중화학요법을 치료에 활용하지만 강한 독성 부작용으로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에 대한 치료가 매우 어렵다. 65세 이상의 고령환자는 5년 내 생존율이 20%에 못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VT-Tri(1)-A는 항원특이살해 T세포 치료제다. 현재 환자 9명을 대상으로 허가용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자 주도 임상에서 무재발생존율 71.4%, 2년 재발율 0%를 각각 확인했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중간 데이터를 확보할 전망이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안전성과 유효성 자료에 대한 제출 의무가 없는 만큼 임상시험 승인이나 시판 허가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치의 재량에 따라 임상시험 상 명시된 조건 이외의 환자군에도 투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적응증 확대 등 연구개발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또 식약처 허가 검토 과정에서도 치료목적으로 쓰인 약물 투여 결과가 참고될 수 있단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정해진 프로토콜에 따라 약을 투여하는 것보다 보다 다양한 조건의, 다양한 범위의 환자들에게도 약을 투여할 수 있어 연구개발과 임상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동철 의약품정책연구소장은 “식약처 허가 과정에 치료목적 시 투여된 자료들을 제출하기 때문에 임상시험 허가 또는 허가 심사 과정과 무관하다고 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바이젠셀의 또 다른 주력 파이프라인 ‘VT-EBV-N’도 현재 외국에서 치료목적 사용승인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치료제는 희귀 난치성 혈액암인 NK-T세포림프종 대상 후보물질이다.
현재 VT-EBV-N은 허가용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달 환자 등록을 마쳤다. 투약 후 2년 추적 관찰을 할 예정이어서 2025년 중순까지 임상이 진행된다. 2019년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기 때문에 회사는 임상 2상이 끝나는 대로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VT-EBV-N은 연구자 주도 임상에서 항암치료와 자가이식을 받은 NK/T세포림프종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전체 생존율 100%, 5년 무병 생존율 90%를 달성했다. 관련 내용은 미국 유전자세포치료학회 공식저널 ‘몰레큘러 테라피’(Molecular Therapy)지에 연구결과가 소개되기도 했다.
바이젠셀은 20여년간 면역학 분야를 연구해 온 면역세포치료제 전문가 김태규 가톨릭대 의대 교수가 설립한 면역세포치료제 전문기업이다. 가톨릭대 기술지주회사의 제1호 자회사다. 지난 2016년
보령(003850)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보령은 바이젠셀 지분 23.0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