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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으로 두말? 신뢰도에 움직였다...한올↑·펩트론↓[바이오맥짚기]

  • 등록 2025-12-02 오전 8:15:03
  • 수정 2025-12-03 오후 6: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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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1일 국내 증권시장 바이오(제약·바이오·의료기기 포함) 부문은 신뢰도가 기업의 가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줬다. 약속의 시간이 다가오는 기업 한올바이오파마(009420)의 주가가 훨훨 날아올랐다. 반면 이를 어긴 기업 펩트론(087010)과 케어젠(214370)은 주가 조정의 시간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최근 주가 추이.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한올바이오, 국내 증시 상승률 톱10 유일하게 포함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R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에서 상승률 톱10명단에 바이오 기업으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유일하게 올랐다. 전일 대비 주가가 18.59%(5만 5500원) 오르며 장을 끝냈다. 반면 같은 기간 장후 주요 공시를 했던 펩트론과 케어젠은 모두 두 자릿수의 기업가치 하락을 기록했다. 각각 전일 대비 15.74%, 15.58%의 낙폭을 보였다.

이날은 바이오 부문의 기업가치 변화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는 하루였다. 약속한 시간에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따라 희비를 달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기업이 공개하는 정보에 대한 의존율이 높다 보니 신뢰도가 기업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이날 한올바이오파마가 연고점을 찍은 데에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주력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안구 돌출 질환(TED) 치료제 후보물질 ‘바토클리맙’ 임상 3상 결과 공개가 임박했다.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바이오업계에서는 바토클리맙이 출시될 경우 TED 적응증 내 세계 최초 혁신 신약(First-In-Class)으로서 향후 30억달러(4조4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날 투자자들은 바토클리맙 임상 3상 성공에 베팅한 셈이다.

다만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5일 발간한 ‘TED 임상 개발 현황’ 보고서에서 “(바토클리맙 임상 3상에서)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을 만큼의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바토클리맙은 2a상 대비 3상에서 투여 기간이 연장됐다. 2a상에서는 2주간 주 1회 투여했다. 하지만 3상에서는 12주간 주 1회 투여로 변경돼 12주 차에서 안구돌출 감소 효과가 관찰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FcRn 차단 항체는 작용 특성상 알부민이 함께 줄어들어 장기 사용 시 부종이나 영양 저하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바토클리맙은 FcRn이라는 수용체 단백질에 결합해 IgG 항체의 재활용을 막는다. FcRn은 IgG뿐 아니라 알부민도 보호하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면 두 단백질이 모두 감소한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바토클리맙 중증근무력증(MG) 임상 3상 안전성 데이터에서도 투여 중단이 필요한 이상반응(TEAE) 비율은 매우 낮았고 투여 용량 조정 사례는 없었다”며 “동종 계열 약물에서도 유사한 현상(알부민 감소)이 관찰되었으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신청 및 허가가 완료된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펩트론의 최근 주가 추이.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펩트론·케어젠 당분간 기업가치 조정 불가피

한올바이오파마에 대한 향후 투자는 펩트론과 케어젠의 사례를 눈여겨보고 판단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펩트론과 케어젠의 주가는 ‘성과 공개 시점 지연’만으로도 크게 하락했다. 펩트론은 1일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일라이릴리와의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이 최대 2026년 10월 7일까지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펩트론은 앞서 지난해 10월 7일 일라이릴리와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하고 장기지속형 ‘스마트데포’ 플랫폼을 적용한 공동연구를 개시했다. 펩트론의 스마트데포 플랫폼 기술을 일라이릴리의 펩타이드 약물들에 적용하는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으로 최대 14개월 동안 공동연구로 기술을 평가하고 이어 본계약을 체결하는 내용이었다.

한올바이오파마와 마찬가지로 일각에서는 펩트론 기업가치의 지나치게 올랐다는 우려도 있었다. 펩트론의 기술수출 가능성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단 50% 이상을 보고 있지만, 이를 두고 투자에 나서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펩트론의 주가가 일라이릴리와 계약이전 5만원 내외 수준에서 지난달 4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뛰었으니, 합리적인 문제 제기였다. 여전히 기술수출의 가능성이 있지만, 결과 공개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연장된 만큼 펩트론의 기업가치 조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펩트론 관계자는 “일라이릴리와 특정 펩타이드의 스마트데포 제형(formulation)에 대한 생체 내(in-vivo) 실험 등을 추가로 진행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번 공시를 하게 됐다”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양사의 공동연구 및 기술평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어젠의 이날 주가 하락도 회사의 신뢰도 문제가 영향을 줬다. 케어젠이 혁신신약 개발사로 거듭나기 위해 추진한 결과 공시가 또 지연됐다. 앞서 케어젠은 습성황반변성 치료제 ‘CG-P5’의 임상 1상 종료 예상 시점을 세 차례에 걸쳐 총 11개월 지연했다. 이어 지난달 26일 회사 공지를 통해 이달 1일 해당 임상의 결과를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케어젠은 이날 일부 지표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뒤 전체적인 임상 결과 데이터를 공시하지 않아 또 한 번 약속을 어긴 셈이 됐다. 케어젠의 기업가치도 이로 인한 신뢰도 하락을 극복하기 전까지는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케어젠은 대세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내년 CG-P5의 임상 2상 착수와 FDA 혁신신약지정(BTD) 신청 등을 추진하고 있다. CG-P5의 조기 상업화를 위해 글로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유니더와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현재 CG-P5의 글로벌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을 위한 복수의 해외 제약사들과 협의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지 케어젠 대표는 “CG-P5는 세계 최초의 강력한 점안형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수용체(VEGFR-2)·항-CNV 치료제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CG-P5 임상 2상에서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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