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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온코닉테라퓨틱스(476060)가 상장 1년 만에 국내 바이오업계 최단 기간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인 ‘네수파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큐보, 국내서 흑자 견인…中 진출로 성장 가속화 기대 9일 업계에 따르면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올해 연매출이 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03억원으로 지난해 48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온코닉은 상장 1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루면서 국내 바이오업계 최단 기간 수익화를 기록하게 된다.
 | | 자큐보정 (사진=온코닉테라퓨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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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코닉은 올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27억원이므로 올 하반기 76억원의 영업흑자를 내야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 중화권 파트너사인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이 올해 3분기에 자큐보의 중국 허가 신청에 따른 마일스톤 500만달러(약 70억원)를 지급할 예정이어서 흑자전환은 확실시된다. 앞서 리브존은 지난 8월 자큐보의 중국 내 허가 신청을 마쳤다.
일회성 수익인 마일스톤을 제외하더라도 자큐보의 매출 성장세는 뚜렷하다. 자큐보는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 이후 처방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자큐보의 국내 매출은 50억원 수준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자큐보 매출이 올해 100억원, 내년 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자큐보는 국내 판매만 이뤄지고 있다.
자큐보의 성과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자큐보는 빠르면 내년 하반기 중국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위식도약류질환치료제 시장 규모는 4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중국 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1위 업체인 리브존의 영업력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중국에서도 빠른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브존은 연간 6000억원 규모의 PPI 매출을 내고 있는데 이 중 12%가 자큐보 매출로 대체될 것으로 추산된다.
온코닉은 중국 외에도 인도, 중남미, 북유럽 등 26개국과 기술이전 혹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구강붕해정(ODT) 제형 허가 신청까지 완료하며 복용 편의성을 높인 제형 확장 전략도 추진 중이다. 온코닉은 자큐보를 캐시카우로 삼아 후속 신약개발의 재원을 자체 충당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성장동력 ‘네수파립’ 기술수출 가능성 높은 시기는? 온코닉의 차세대 성장동력은 이중표적 항암제 ‘네수파립’이다. 네수파립은 DNA 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PARP와 세포 성장·분열에 기여하는 Tankyrase를 동시에 저해하는 기전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기존 PARP 억제제는 BRCA 변이나 상동재조합결핍(HRD) 환자군에 국한되거나 내성 문제가 있었는데 네수파립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네수파립은 국내 췌장암 임상 1b상을 마치고 최근 식약처로부터 진행성·전이성 췌장암 1차 치료제에 대한 임상 2상 진입을 허가받았다 위암의 경우 임상 1b/2상 진입을 준비 중이며, 자궁내막암에서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난소암의 경우 지난 1일 셀트리온의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와 병용하는 요법으로 식약처에 국내 임상 2상 IND를 신청했다.
온코닉은 네수파립 개발 전략으로 임상 직접 개발과 기술이전(L/O)을 투트랙으로 병행하고 있다. 일부 적응증은 자체 임상을 진행하는 한편 일부 적응증은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통해 신약개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술이전이 기대되는 시점은 네수파립이 임상 2상에 진입할 때부터로 지목된다.
 | | 합성치사 항암제의 글로벌 빅딜 사례 (자료=온코닉테라퓨틱스, 한국IR협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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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들은 지난 10여 년간 PARP 억제제를 둘러싸고 대규모 기술이전과 인수합병(M&A)을 활발히 진행해왔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머크(MSD)가 지난 2017년 체결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 공동개발 계약은 최소 85억달러(약 9조5100억원) 규모의 ‘빅딜’로 꼽힌다. 이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가 미국 항암제 개발사 테사로(Tesaro)를 51억달러(5조8000억원)에 인수하며 ‘니라파립’을 확보했고, 최근에는 중국 항서제약이 머크와 차세대 PARP1 억제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김승준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이러한 사례는 PARP 억제제가 단일 치료제에서 병용요법·이중표적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5년간은 차세대 합성치사 기전을 갖춘 신약들이 본격 등장하면서 내성 극복과 환자 타기팅 전략을 제시하는 기업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네수파립이 글로벌 기술이전 무대에 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PARP 억제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전적 차별성과 함께 미충족 수요가 큰 적응증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선도 약물인 린파자, 니라파립 등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네수파립에는 기회로 작용한다. 대체 신약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서 네수파립이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도출한다면 기술이전 협상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네수파립은 향후 임상 2상 진입 및 기술이전 성과가 본격화될 경우 기업가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핵심 신약”이라며 “자큐보로 확보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온코닉의 장기 성장성을 높일 주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