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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수술이 불가능한 고도비만 환자에게 넥스트바이오메디컬(389650)의 제품과 비만치료제를 병용했더니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비만치료제 열풍 속에서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고 수술도 제한된 환자군에 새로운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다.
 | | ‘인공관절 수술로 가는 간극을 메우다: 고도비만·난치성 무릎관절염 환자에서의 무릎 동맥 색전술과 세마글루타이드’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임상 사례 보고. 색전술에 사용된 제품이 ‘넥스피어-F’다.(제공= 넥스트바이오메디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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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볼로냐 리졸리 정형외과 연구소(IRCCS)는 고도비만과 무릎 골관절염을 동시에 앓는 환자에게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의 ‘넥스피어-F’를 활용한 무릎 혈관 색전술(GAE)과 세마글루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병용한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지난달 29일 국제 학술지 ‘스칸디나비안 저널 오브 류머톨로지(Scandinavian Journal of Rheumatology)’에 게재됐다.
임상 대상자는 키 155cm, 체중 120kg, BMI 49.9인 51세 여성 환자다. 환자는 4년간 무릎관절염으로 극심한 통증(NRS 9/10)을 호소했으며, 스테로이드·히알루론산 주사와 소염제 등 표준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다. 식이요법도 실패했고, 통증 탓에 운동조차 불가능했다.
의료진들은 이 환자에게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려면 BMI를 4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약 25kg 감량이 필요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통증 완화를 위해 넥스피어F를 활용한 무릎 혈관 색전술을, 체중 감량을 위해 세마글루타이드 주 1회 투여(0.25mg 시작, 최대 2.4mg)를 병행하는 전략을 택했다.
색전술은 무릎 활막의 과혈관 부위를 막아 통증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번 시술에 사용된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의 넥스피어-F는 8시간 내 체내에서 분해돼 장기적 허혈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무릎 내 여러 지점을 초미세 카테터로 색전했고, 환자는 시술 다음날 바로 퇴원했다.
치료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1개월 후 환자의 통증 지수는 9에서 4로 절반 이상 줄었고, 저충격 운동이 가능해졌다. MRI에서는 뼈 부종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세마글루타이드도 0.5mg까지 증량됐으며, 체중은 3.5kg 감소했다.
연구진들은 “통증이 줄어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 체중감량과 재활로 이어졌다”며 “GAE와 GLP-1 작용제 병용은 고도비만 환자의 새로운 치료 접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공백’ 메울 가능성 이번 결과는 단일 사례지만 고도비만 환자의 치료 공백을 메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BMI 40 이상 환자는 합병증 위험으로 수술을 거부당하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통증 탓에 운동도 어렵고 체중을 줄일 방법도 마땅치 않아 ‘치료 공백 환자군’으로 분류된다. 이번 사례는 이 공백을 메울 가능성을 임상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해당 환자군에 대한 명확한 통계는 없으나 기존 무릎 골관절염 환자 규모와 고도비만 유병률을 종합하면 단순 계산 시 두 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 수는 2000만~3300만명 가량으로 추정할 수 있다.
국제학술지 ‘이클리니컬메디신(EClinicalMedicine)’에 따르면 전 세계 무릎 골관절염 환자는 2020년 기준 40세 이상 인구에서 약 6억5410만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 2019년 자료에서 무릎이 침범된 관절염 환자를 3억6500만명 규모로 추산했다.
국제 의학저널 ‘랜싯(Lancet)’은 고도비만(BMI 40 이상) 유병률을 남성 0.64%, 여성 1.6%로 보고했다. 이 성별 유병률을 무릎관절염 집단에 보수적으로 적용하면, 전 세계적으로 두 질환이 겹치는 환자는 약 400만~800만 명으로 산출된다. 여기에 성인 고도비만 유병률이 9.2%(미국 CDC 자료)에 이르는 등 고도비만 비중이 높은 지역 상황을 감안해 글로벌 평균치 대신 3~5% 수준을 적용하면, 환자 규모는 2000만~3300만 명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
커지는 넥스피어-F 비중 넥스피어-F의 시장성도 커지고 있다. 넥스피어-F는 관절염 통증을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세계 유일한 색전 치료재이기도 하다. 이미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유럽 의료기기 인증(CE 마크)을 획득했다. 유럽을 제외하고는 치료 재료 승인과 치료 재료를 활용한 시술을 승인받는 과정이 따로 진행돼야 한다. 이 때문에 회사는 지난해부터 국내와 미국에서 넥스피어-F를 활용한 골관절염 통증 색전 시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FDA로부터 임상 계획을 승인받았고 지난달부터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미국 임상 종료 시점은 2026년 말이며, 2027년 FDA 승인 및 넥스피어-F 상용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LS증권에 따르면 넥스피어-F의 출시 첫해 매출은 100억원, 출시 3년 차인 2030년에는 매출 420억원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한 넥스피어-F 미국 영업가치는 3800억원으로 예상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넥스피어-F 매출 비중은 2022년 0%에서 2024년 5.13%, 올해 반기 기준 7.22%로 늘어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