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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날개 단 보령, 사상 최대 실적 정조준
  • 등록 2025-10-15 오전 9:20:31
  • 수정 2025-10-15 오전 9:20:31
이 기사는 2025년10월15일 9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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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지난해 창립 이래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보령(003850)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노린다.

첨병으로는 새 성장동력인 항암제 사업이 꼽힌다. 보령의 항암제 사업은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 전략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며 주력 사업인 카나브 등 고혈압 사업부분의 실적을 뛰어넘었다. 특히 보령은 항암제 글로벌 판권 도입과 항암 주사제 위탁개발생산(CDMO)을 통해 글로벌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보령 실적 현황.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레거시 브랜드 인수해 내재화 성공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기업 사노피와 세포독성 항암제 탁소텔의 국내외 △판권 △유통권 △허가권 △생산권 △상표권 등을 포함한 글로벌 영업권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최대 1억7500만유로(2878억원) 규모로 전해진다. 이중 1억6100만유로(2673억원)는 거래 종결일에 지급된다. 나머지 1400만유로(205억원)는 계약상 설정된 조건을 달성할 시 지급된다.

이번 계약으로 보령은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을 포함한 19개국과 남미 및 중동 지역에서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대로 탁소텔의 제반 사업을 포괄적으로 인수하게 된다.

향후 해당 국가의 인허가 절차를 완료한 뒤 보령 예산 캠퍼스에서 탁소텔을 생산할 예정이다. 보령이 직접 글로벌시장에서 탁소셀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유통·판매하게 된다. 도세탁셀이란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리스트에 등재된 성분으로 도세탁셀의 오리지널 제품을 말한다.

탁소텔은 대표적인 세포독성 항암제로 199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시작으로 △유방암 △전립선암 △위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고형암 치료에 널리 사용돼왔다. 탁소텔은 최근에도 병용 요법을 중심으로 활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사노피에 따르면 탁소텔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7000만유로(1154억원)를 기록했다.

보령은 이번에 탁소셀의 글로벌 영업권을 인수함으로써 국내로 한정돼 있던 항암제 사업 범위를 글로벌시장으로 확대할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보령 관계자는 “최근 항암 치료 패러다임이 표적·면역항암제 중심으로 발전하는 양상에서 세포독성항암제는 여전히 항암 치료의 필수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세포독성항암제의 품절과 공급 차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환자 치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령은 이번 탁소텔 글로벌 영업권 인수를 통해 중요도가 높아진 필수의약품의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보령은 세포독성항암제 분야에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령은 항암제 사업 확대를 위해 보령만의 독특한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펼치고 있다. 레거시 브랜드 인수란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보령은 2020년 5월 일라이릴리로부터 췌장암·비소세포폐암 등에 쓰이는 젬자의 국내 판권을 인수했다. 보령은 이듬해 6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온베브지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획득했다. 보령은 같은 해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삼페넷의 국내 판권도 확보했다.

보령은 2022년 3월 한국쿄와기린과 1·2세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그라신·뉴라스타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일라이릴리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의 국내 판권 인수계약을 맺었다.

보령은 레거시 브랜드 인수 전략으로 도입한 치료제들의 내재화도 진행하고 있다. 보령은 젬자와 알림타 등을 내재화하는데 성공했다. 보령은 2022년 젬자, 지난 2분기 알림타의 자사 생산 전환을 완료했다.

보령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형을 개선해 상품성과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레거시 브랜드 인수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보령이 지난 5월 출시한 알림타 액상주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알림타 액상주는 분말 형태의 동결건조 제형이었던 기존 알림타를 액상 제형으로 개발했다. 알림타는 기존에 투약 직전 희석해야 했다. 하지만 액상주 형태로 전환되며 조제 시간이 단축돼 환자의 투약 편의성이 높아졌다.

보령은 자체 항암신약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보령이 현재 개발중인 BR101801(프로젝트명 BR2002)은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 감마(γ), PI3K 델타(δ), DNA-PK를 동시에 3중 저해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항암신약물질로 알려졌다. BR101801은 치료 후 재발 또는 불응하는 말초 T세포 림프종을 대상으로 한다.

BR101801은 2022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BR101801은 2023년 8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보령은 BR101801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항암주사제 등 CDMO로 글로벌시장 공략

보령은 인수 품목을 자사 생산 체계로 전환한 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보령의 예산캠퍼스내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은 2023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유럽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EU GMP) 인증을 획득했다.

보령은 지난해 대만 제약사 로터스와 CDMO 계약을 통해 오리지널 항암제 수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보령은 항암제 사업 등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보령의 항암제 사업 매출(연결재무제표 기준)은 △2022년 1606억원 △2023년 2170억원 △지난해 2412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 1조171억원, 영업이익 750억원을 기록했다. 보령은 올해 상반기 매출 4921억원, 영업이익 363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전년동기(4892억원)대비 5.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365억원)과 비슷하다.

보령 관계자는 “이번 탁소텔 글로벌 영업권 인수는 젬자와 알림타에 이은 세 번째 항암제 인수”라며 “그뿐만 아니라 보령이 처음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글로벌 사업권을 확보해 본격적인 글로벌시장 진출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령은 탁소셀을 통해 세포독성 항암제 분야에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며 “아울러 보령은 글로벌 무대에서 오리지널 항암제를 직접 생산·유통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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