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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미국 태생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 속 주인공인 ‘조나단’의 스승 설리번이 전하는 말이다. 갈매기인 조나단은 이 같은 말처럼 남다른 비행 기술로 결국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경지에 이르게 된다.
 | | 박외진 아크릴 대표. (사진=아크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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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확장으로 제2도약 나서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첨담벤처플라자 아크릴 본사에서 만난 박외진 대표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추구하는 길이기도 하다. 실제 박 대표는 회사 캐릭터를 갈매기로 정하고, 그 이름과 핵심 AI 플랫폼 기술 이름도 ‘조나단’으로 명명하며, 그의 철학을 새겨넣었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박 대표의 꿈도 단순한 AI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그는 “아크릴은 AI의 전주기 인프라를 갖춘 기업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서버 같은 물리적 자원부터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까지 모두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해 기업 시스템의 AI 전환(AX)을 돕고 있다”며 “이 원천기술을 바이오·헬스케어에 접목해 관련 산업 생태계 확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는 새로운 사업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크릴은 최근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며, 현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최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의 벽이 높아진 가운데, 이 같은 박 대표의 사업 확장 전략이 코스닥 상장 성공에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크릴 AI 서비스의 전반에는 박 대표가 카이스트(KAIST) 박사 과정 중 매료됐던 ‘감성컴퓨팅’ 개념이 깔려 있다. 감성컴퓨팅은 인간의 감정을 인식·해석·처리하고, 나아가 반응까지 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이나 AI를 의미한다.
박 대표는 “검색 연구를 하다가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미디어랩에서 시작된 감성 인식 기술을 접하게 됐다”며 “표정·목소리·언어를 통해 감정을 이해하는 기술이 사회적·자연스러운 소통에 필수라 생각해 ‘이해하는 AI’를 만들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처음엔 LG전자(066570) 스마트TV 추천 기능 등에 감성 인식을 적용했다”며 “이 같은 경험이 조나단과 ‘나디아’ 등 AI 플랫폼 개발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 | (사진=아크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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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구축 속도 최대 90% 당기고, 학십시간 45% 절감 아크릴은 조나단과 나디아를 기반해 산업·의료 업계 전반의 AX 장벽을 낮추고 있다. 조나단은 아크릴의 핵심 AI 플랫폼이다.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LLM) ‘아름’을 기반으로 멀티에이전트 ‘LLMOps’ 기능을 탑재해 기업이 산업별 맞춤형 AI를 손쉽게 개발·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보험사의 불완전 판매 여부 진단, 선박·건축 설계 규정 위반 탐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북대병원 컨소시엄과 함께 보건복지부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병원 감염 대응 연구에 참여했다.
나디아는 헬스케어 특화 AI 플랫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받은 디지털의료기기(SaMD)와 의료 데이터 표준을 결합해 우울증·전립선비대증 진단 등 5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국내 주요 병원뿐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의료기관에도 도입돼 있다.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로 확산을 논의하고 있다.
박 대표는 “AI 플랫폼 기반으로 관련 AX 구축 속도를 최대 90%까지 앞당기고, 데이터 유출 제로, 학습시간 45% 절감을 실현했다”며 “운영까지 포함된 ‘잘 쓰는 법’이 플랫폼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서·산간, 소멸도시처럼 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의료 접근성’ 자체로 기술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이라며 “나디아의 경우 국가적 의료 전략 수립과 병원정보시스템(HIS) 구축 지원 등으로 진정한 의미의 헬스케어 AI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아크릴은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본질인 매출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아크릴은 지난해 매출 134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2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IPO 이후에는 의료·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20% 정도의 관리 가능한 해외 매출를 유지하면서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지난해 인수한 파인헬스케어와 함께 바이오헬스케어 영역에서 시너지를 내 헬스케어뿐 아니라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도 존재감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 | 아크릴의 비전과 목표로 형상화한 캐릭터 ‘조나단’. (사진=아크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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