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STING 작용제(agonist) ‘LCB39’와 ADC 플랫폼 기술이전을 통해 후보물질이 도출된 LRRC15 ADC ‘SOT106’, CA242 ADC ‘IKS04’ 등 총 5건에 대한 전임상 연구 결과를 미국 연구학회(AACR 2025)에서 발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들은 4월 25일부터 30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미국 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리가켐바이오와 파트너사들을 통해 구두 발표 및 포스터로 발표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한 초록은 25일 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LCB39는 리가켐바이오가 독자 개발 중인 차세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STING(Stimulator of Interferon Gene) 단백질을 타깃해 선천성 면역세포의 활성을 유도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STING 작용제(agonist)는 기존 면역항암제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약물 기전으로 주목받으며 수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을 시도했으나 약효 부족 및 부작용 이슈로 대부분 포기한 바 있다.
리가켐바이오의 LCB39는 리가켐바이오의 고유 기술력을 활용해 경쟁 STING 작용제 약물들 대비 세포투과성(cell permeability)은 낮추고 암조직내로의 침투성 및 노출 기간은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차별성을 통해 기존의 STING 작용제들의 강력한 효능은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앞선 경쟁사들의 실패 사례를 극복하고 2026년 초로 예정된 LCB39의 임상 진입 시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AACR 2025에서는 지난해 면역항암학회(SITC 2024)에서 공개했던 LCB39의 단독투여에서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ADC, 면역관문억제제 등 다양한 기전의 항암제들과의 병용투여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입증한 결과들을 추가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확장성에 기반한 높은 시장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자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외에도 ADC 플랫폼 기술이전을 통해 도출된 후보물질 2종과 플랫폼 연구에 대한 전임상 연구 결과들도 발표될 예정이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ADC 플랫폼 기술이전을 체결한 파트너사인 익수다(IKSUDA)와 소티오(SOTIO)에서 발표를 진행할 예정으로 향후 순차적으로 글로벌 임상 진입이 계획됨에 따라 플랫폼 기술이전에 따른 가치도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티오에서 개발 중인 ‘SOT106’은 LRRC15(Leucine-rich containing protein 15)를 타깃하는 단일클론 항체와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ConjuALL’, MMAE 페이로드가 결합된 ADC다. 2021년 리가켐바이오와 ADC 플랫폼 기술이전을 통해 도출된 후보물질이다. SOT106이 타깃하는 LRRC15은 정상 조직에서의 발현은 최소화돼 있는 반면 육종 및 교모세포종과 같은 악성 종양 뿐만 아니라 두경부편평세포암, 비소세포폐암, 삼중음성유방암 등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암종에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ADC 치료제 개발 관점에서 유망한 타겟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SOT106은 질병 관련 다양한 마우스 모델에서 강력하고 지속적인 용량 의존적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확인됐으며, 1㎎/㎏의 임상적으로도 적절한 용량(clinically relevant dose)에서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가 관찰되기도 했다. 특히 SOT106은 비교 약물대비 더 낮은 용량과 적은 투여 횟수로도 더 높은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리가켐바이오의 링커 기술력을 재확인했다. 소티오는 진단용 항체를 개발해 SOT106 치료에 더욱 이점을 갖기 쉬운 환자군을 선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추후 개시될 임상 1/2상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익수다에서 개발 중인 ‘IKS04’는 CA242(CanAg, cancer-specific carbohydrate antigen)를 타깃하는 익수다의 독자 개발한 단일클론 항체와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ConjuALL’, 리가켐바이오가 독자 개발한 페이로드인 ‘PBD 전구체’(prodrug)를 결합된 ADC로 2020년 리가켐바이오와의 ADC 플랫폼 기술이전을 통해 도출된 후보물질이다.
IKS04가 타겟하는 CA242는 대장암, 췌장암, 위암 등에서 고발현되며 정상 조직에서는 발현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CA242를 타겟하는 경쟁사들의 ADC 임상 연구들을 통해 CA242가 ADC로써 약물 표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위장암 적응증에서 미세소관 억제제(microtubule inhibitor) 페이로드 기반 페이로드의 임상적 효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따라서 IKS04에 적용된 PBD와 같은 강력한 효능을 지닌 DNA 손상(damaging) 페이로드가 결합된 ADC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리가켐바이오의 prodrug 방식은 종양 선택적 방출 및 활성화를 가능하게 하여, 안전성 측면에서도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CA242는 대장암 및 위암 고발현 모델에서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현되어 항원이 장벽 역할을 해 ADC가 종양 내로 침투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익수다는 ‘ultra-low DAR’(약물-항체 비율) 접근 방식을 활용해 ‘naked 항체’를 ADC와 함께 투여함으로써 종양 침투력을 향상시켰고, 모든 CA242 발현 모델들에서 일관되고 0.5㎎/㎏ 미만의 최소 유효 용량만으로도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입증했다. 참고로, 비교 대상 약물인 ‘칸투주맙 랩탄신’(cantuzumab ravtansine)은 같은 모델에서 2㎎/㎏ 용량에서도 비활성 상태였으며, 이는 페이로드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ultra-low DAR’ 접근 방식이 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IKS04는 전임상 단계에서 치료 지수(Therapeutic Index)가 우수하게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고형암을 대상으로 평가된 PBD 기반 ADC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IKS04의 위암 및 대장암을 포함한 다양한 소화기 종양 모델에서 강력하고 일관된 항종양 효능을 보였고, 우수한 치료 지수도 나타났다. 이 ADC 프로그램은 LCB의 독자적인 PBD 전약 기술이 특정 종양에 대한 ADC 치료 전략으로서 임상적으로 유익할 수 있음을 추가로 입증한 성과다. 익수다는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IKS04의 임상 시험을 곧 시작할 계획이다.
또 익수다는 리가켐바이오에서 도입한 링커 기술의 우위를 입증하는 연구성과도 발표했다.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익수다가 자체 개발한 ADC 결합방식인 ‘Permalink’와 리가켐바이오의 링커, MMAE 페이로드를 적용한 FRα(Folate-Receptor alpha) ADC와 항체, 결합방식, 페이로드는 유지하되 링커만 현재 특허가 만료돼 대부분의 글로벌 ADC 기업들이 적용하고 있는 valine-citrulline(vc) 링커가 적용된 ADC를 비교했다. 이때 전임상 실험을 통해 리가켐바이오의 링커가 적용된 ADC가 vc링커가 적용된 ADC 대비 우수한 내약성과 혈중 안정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가켐바이오는 “해당 연구 성과를 통해 기존 링커 기술들 대비 리가켐바이오의 자체 개발 링커 기술의 우월성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