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아토피 피부염 신약으로 개발 중인 ‘퓨어스템-에이디주’의 3상 톱라인(Top-line) 데이터를 수령한 결과, 12주차 경과 시점에서 보는 1차 평가 변수는 확보하지 못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16주차 경과 시점에서는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고, 2년 경과 시점의 장기적인 효능도 확인됐습니다. 데이터를 심층분석해 전략을 재수립할 예정입니다.”
5일 서울 한국경제인협회(FKI) 컨퍼런스센터 토파즈홀에서 진행된 강스템바이오텍 임상 결과 관련 간담회에서 나종천 대표은 “장기적인 효능에 있어 퓨어스템-에이디주의 가능성을 봤다. 이를 근거로 국내 품목허가 신청과 기술수출을 시도해 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 나종천 강스템바이오텍 대표가 5일 한국경제인협회(FKI) 컨퍼런스센터 토파즈홀에서 아토피 피부염 대상 신약 후보 ‘퓨어스템-에이디주’의 임상 3상 톱라인 데이터와 미래 전략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제공=김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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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스템바이오텍은 ‘퓨어스템-에이디주’의 국내 임 3상 톱라인 데이터를 수령해 그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임상은 기존 치료제에 효과를 보지 못한 중등도 이상의 만성 아토피 피부염 성인환자 총 315명을 대상으로 퓨어스템-에이디주를 단회투여 한 후 약물의 안전성 및 유효성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이번에 공개된 톱라인 데이터에 따르면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베이스라인 대비 12주 경과 시점의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50이 퓨어스템-에이디주 투약군에서 34.18%로 나왔으며, 위약군(29.79%)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왔다. EASI-50은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습진 부위의 심각도가 약물 사용 전과 비교할 때 50% 개선된 것을 의미한다.
나 대표는 “12주차 시점에서 1차 지표를 만족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허가길이 아예 막힌 것은 아니다”며 “해외에서도 1차 지표는 없지만 다른 지표나 데이터를 통해 시판에 성공한 물질이 더러 있다. 특히 일반 의약품과 다른 줄기세포 치료제인 퓨어스템-에이디주의 특성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논의해 볼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16주차~24주차 사이 퓨어스템-에이디주 투약군의 EASI-50 달성률은 48%~58%로 확인됐다. 12주차 경과 시점에서 따진 것보다 18%~30%가량 높아진 것이다. 또 이번 톱라인 데이터에서 도출된 16주차 경과 시점에서 퓨어스템-에이디주의 EASI-75를 보면 그 수치가 30%로 분석됐다.
이에 더해 임상 3상에 참여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퓨어스템-에이디주 투약후 1년 경과 시점에서 EASl-50과 EASI-75 등은 각각 72.0%, 53.5%였으며, 2년 시점에서 EAIS-50과 EASI-75등은 67.4%와 46.5%로 확인됐다. 강스템바이오텍 측은 “단회 투여만으로 기존 항체 치료제와 비슷한 수준의 중장기적 효과를 보인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배요한 강스템바이오텍 임상개발본부장은 “최근 화제가 된 ‘트랄로키누맙’(제품명 애드트랄자)이라는 아토피 치료제는 2주에 한번 주사하는 방식으로 첫 투약후 16주차 시점에서 도출된 EASI-75 데이터가 핵심이 돼서 승인됐다”며 “우리 약물 역시 16주차 시점에서 EASI-75가 30%라는 고무적인 값이 나왔다. 충분히 그 효능에 대해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퓨어스템-에이디주의 임상 3상의 1차 평가 지표를 보는 시점을 16주차가 아닌 12주차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배 본부장은 “현재 톱라인 데이터를 볼 때 그 부분은 개인적으로 크게 아쉽다”며 “‘16주차냐 12주차냐’ 1차 평가지표를 분석할 시점을 제안할 때 글로벌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측과 많은 논의를 했다. 하지만 중증 아토피 환자는 약없이 하루도 버티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보다 빠른 효능을 관찰하는 것을 기대했고, 그 결과 12주차로 결정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퓨어스템-에이디주는 이미 국내에서 임상 3상을 두 번 진행한 약물이다. 2019년 10월경 국내에서 해당 약물의 첫 임상 3상에 실패했으며, 2021년 5월 두 번째 임상 3상을 식약처로부터 재승인받았다. 이후 2021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전국 21개 의료기관에서 퓨어스템-에이디주의 두 번째 임상 3상이 진행됐고, 그 결과가 이번에 나온 톱라인 데이터였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퓨어스템-에이디주의 세 번째 임상 3상 진행 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배 본부장은 “세 번째 임상을 진행할지는 현재로서는 논할 단계가 아니다”며 “우리는 이제 막 톱라인 데이터를 받았고 남은 세부 데이터를 수령해 자체적으로 심도있는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퓨어스템-에이디주의 두 번째 임상 3상 관련 세부 데이터는 오는 10월에 수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주력 후보물질의 개발 부진으로 회사의 자금 여력에도 구멍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이에 나 대표는 “자금적으로 문제가 없다. 유상증자 등 계획도 현재 시점에서 없다”며 “올해 안으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기업들과 논의 중인 기술수출 가능성이 아직 열려 있다”고 말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내년 2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법’(첨생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될 경우 매출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첨생법 개정안에서는 중증 난치 질환 치료제에 대해 시판 이전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획득, 연구자 임상을 통해 환자에게 도입될 경우 매출로 반영할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나 대표는 “퓨어스템-에이디주가 국내에서 두 번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기록이 있다”며 “중증 아토피 역시 난치질환으로 분류된다. 내년부터 달라지는 첨생법에 따라 퓨어스템-에이디주를 치료목적으로 환자에게 처방하면 비용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여러 설명을 드렸지만 퓨어스템-에이디주에 대해 우려가 클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국내 품목허가부터 기술수출,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통한 매출 창출, 일본 재생의료 시장 진출까지 다양한 전략을 진취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