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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단순히 유전자 검사 키트를 판 게 아니라, 미래를 디자인하는 체험을 팔았다.”
 | | ‘야마지 케이타’(山路惠多)킨헬스 대표. (사진=소마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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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지 킨헬스(KEAN Health) 대표는 최근 일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자사 ‘개인 유전자 검사’(DTC) 서비스 ‘챗진’(chatGENE)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킨헬스는 소마젠(950200)의 자회사다. 소마젠은 킨헬스 지분 59.8%을 보유하고 있다.
킨헬는 챗진을 2023년 11월 27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출시 4개월 만에 일본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미국 인기 과학잡지 라이프 사이언스 리뷰(Life Science Review)에서 2025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 유전자 검사 서비스(Top Genetic Testing Services in APAC 2025)에 선정됐다. 킨헬스는 사업 첫해 매출 10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고, 올해는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킨헬스의 이 같은 고속성장에 이데일리는 지난달 23일 ‘야마지 케이타’(山路惠多)대표를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본에서 킨헬스 챗진의 고속 성장 비결은. -챗진은 경쟁 제품 대비 50~70%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괴적인 개인 유전자 검사 가격에 새로운 고객층이 형성됐다. 이전엔 비싸서 엄두도 못내던 개인 유전자 검사를, 이제는 ‘한번 해볼까’하는 고객들이 생겼다. 킨헬스 챗진이 이 같은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챗진 출시 후 일본 아마존에서 개인 유전자 검사 키트 거래량이 2배 증가했다.
△챗진이 경쟁사 대비 최대 70% 저렴한 비결은. -킨헬스가 마크로젠그룹 일원이기 때문이다. 마크로젠 자산(검사장비)을 최대한 활용하기에, 경쟁사대비 압도적인 저비용을 실현하고 있다.
△챗진 상품 구성과 가격은. -기본 상품인 챗진은 6800엔(6만4000원), 프리미엄 상품인 ‘챗진 프로’는 1만9800엔(18만6500원)(세일 시 9900엔(9만3000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후발주자였던 챗진의 시장 침투 전략은. -단순히 ‘유전자 검사 키트’를 판 게 아니라, 미래를 디자인하는 체험을 팔았다. 킨헬스는 유전자 검사를 ‘한 번 하고 끝나는 상품’이 아닌 삶을 바꾸는 도구로 재정의하며 시장의 인식을 뒤집었다.
계절·이벤트·건강 테마에 맞춘 기민한 프로모션으로 ‘지금 사야 하는 이유’를 고객 마음속에 심었고, 검사 이후 변화된 일상과 활용법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며 구매 욕구를 폭발시켰다.
스펙 경쟁이 아니라 스토리 경쟁으로 승부 했기에, 짧은 시간 안에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일본에서 개인 유전자 검사가 유행하는 배경은, -코로나를 겪으며 일본인들 사이에서 면역력·체질 관리·예방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유전자 검사, 장내 환경 분석, 웨어러블 기기 사용이 생활습관 일부로 자리 잡았다. 타액 채취나 소변·대변 검사처럼 비침습적이고 간단한 검사 방식이 대중적으로 인지되면서, 심리적·물리적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도 이유다.
△일본에선 의료기관 방문 없이 개인 유전자 검사가 가능한가. - 일본에서는 진단·치료 목적이 아닌 검사는 ‘의료’와 구분된다. 이에 맞춰 개인정보 보호와 사업자 준수 사항 등에 관한 가이드 라인이 마련돼 있다. 또 의료 관련 유전자 검사는 후생노동성이, 비즈니스 목적 검사는 경제산업성이 각각 관할하면서 틈새 영역인 DTC 검사는 규제가 미비한 상태다. 이러한 구조가 제도적 장벽을 낮추고 사회적 수용성을 높였다.
 | | 야마지 케이타 킨헬스 대표가 자사 개인 유전자 검사 키트 ‘챗진’(chatGENE)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소마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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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챗진에서 관심을 가지는 검사 항목은. -비만·기초대사·BMI 등 다이어트 관련 유전자다. 일상 건강관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파티피플 유전자’, ‘등산가 유전자’ 등 검사자 유형을 알려주는 검사도 인기가 높다.
△챗진 수요를 폭발시킨 사건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전 세계 복싱 3체급 챔피언 ‘이노우에 나오야’는 ‘도쿄 스포츠 위크’(Tokyo Sports Week) 무대에 올라 ‘유전자 검사를 어떻게 활용할까’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현역 시절, 경기 일주일 전부터 카페인 섭취를 제한했다. 그러다 시합 1시간 전, 미리 준비해둔 카페인을 단숨에 섭취했다. 이렇게 하면 집중력과 폭발력이 최고조에 달한다는 걸 몸으로 터득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10분 단위로 섭취 시점을 바꿔가며, 최상의 컨디션 타이밍을 찾아냈다.
그런데 나중에 유전자 검사를 해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그의 카페인 대사 속도가 ‘표준형’이었고, 1시간 전 섭취가 과학적으로도 최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챗진에선 카페인 대사를 ‘빠름·표준·느림’ 세 가지로 분류해, 섭취 시간이 경기(시험, 경연 등) 30분 전이 좋은지, 1시간 전이 좋은지, 아예 안 마시는 게 나은 지를 알려준다. ‘최상의 집중력과 퍼포먼스 발휘에 유전자 검사가 필수’라는 메시지가 큰 호응을 얻었다.
△고객 유치 경로는. -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디든 달려간다(웃음). B2C 시장에선 검색광고·디스플레이·SNS·인플루언서·기사까지 모든 채널을 전략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또 유명인을 기용한 유튜브 영상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온라인에서 호기심을 자극해 관심을 끌고, 자연스럽게 구매로 연결하는 흐름을 설계한 것에 주안점을 뒀다.
B2B 영역에서는 전시회와 비즈니스 매칭 서비스에 직접 나서 “이런 데이터, 이렇게 쓸 수 있다”는 미래 그림을 보여주며 법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즉, 고객 유입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는 이야기와 그 접점에서 나온다.
△킨헬스의 다음 행보는. -현재는 DTC 유전자 검사에 집중하고 있지만, 올해 9월에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검사키트를 출시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동시에 여러 기업과 유전자 데이터 활용 프로젝트를 시범 단계에서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비즈니스와 검사키트 사업의 ‘투 트랙’ 성장을 노린다. 제품과 데이터, 두 축이 만나면 훨씬 강력한 상승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매출 목표는. -올해 매출 10억엔(100억원)이다. 현재 속도라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이미 B2C에서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만큼, 이제는 B2B 매출 비중을 키워 폭발력을 더하겠다. 파트너십 확장과 기업 고객 데이터 활용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단순한 성장 곡선이 아니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자신한다.
한편, 야마지 대표는 영국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한 뒤 사노피(Sanofi)와 액센츄어(Accenture)에서 헬스케어·라이프사이언스 분야 경력을 쌓았다. 이후 마크로젠 재팬에서 유전자 검사 서비스 개발과 시장 확산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