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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페셜]특허 푼 머크 먹는 코로나 치료제 “국내 복제약 생산 못한다”
  • 신약 개발 후 특허 보장기간 20년까지
  • 105개 저소득국가 한정으로 특허 개방
  • 우리나라 저소득국가 명단 해당 안 돼
  • 특허 개방 국가 이외 복제약 제조 불가
  • 화이자 등 경구용 후발주자 영향받을 듯
  • 등록 2021-10-29 오후 2:23:32
  • 수정 2021-10-29 오후 2:23:32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머크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신약 몰누피라비르의 특허를 풀면서, 유엔 산하 기구를 통해 무상으로 제네릭(복제약) 제조가 가능해졌다. 다만 저소득국가 한정이며, 한국은 특허 개방 국가 명단에 해당되지 않는다. 머크와 유엔이 정한 국가가 아닌 곳에서 제네릭을 제조할 경우 특허권 침해에 해당된다.

미국 머크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AP=뉴시스)
2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머크는 유엔이 후원하는 비영리 기구인 약품 특허 풀(Medicines Patent Pool, MPP)과 몰누피라비르 제조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MPP가 선정한 회사는 로열티 없이 몰누피라비르 복제약을 제조할 수 있게 된다. 머크와 MPP가 협의한 특허 개방 국가는 파키스탄·캄보디아·아프리카 등 모두 105개 저소득국가이며, 생산비 수준의 저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신약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며, 품목허가에 성공하면 독점적인 특허권을 통해 보상을 받는다. 신약 개발 기업이 보유한 특허는 물질특허, 조성물특허, 용도특허 등 3가지다. 출원일로부터 20년 동안 독점 사용권을 갖는다.

머크의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백신 물량이 부족해 감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국가들에 치료제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머크는 공동 개발사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신청을 했으며, 연내 승인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머크 측은 내년 말까지 글로벌 몰누피라비르 매출이 최대 70억 달러(약 8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일부 종목은 몰누피라비르 제네릭 생산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한국은 생산 의약품 99%가 제네릭이며, 복제왕국이라고 비판을 받을 정도다.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 제약사와 복제약을 개발하고 있는 후발주자 간 치열한 소송전도 빈발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데일리 취재 결과 한국에서 몰누피라비르 생산은 불가능하다. 머크가 저소득국가를 대상으로만 특허를 개방했으며, 우리나라는 특허 개방 국가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한국을 대상으로 특허 개방이 되지 않는 이상 국내 몰누피라비르 복제약 생산은 할 수 없다.

국내 제약사에서 생산한 후 저소득국가에 공급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특허는 해당 국가에서의 수출, 생산, 수입 등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한국에서 만들어 머크의 특허가 개방된 저소득 국가로 인계하는 것 역시 특허 침해에 해당된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머크가 지정한 특허개방국 105개 저소득국가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몰누피라비르 제네릭 생산을 못한다.

머크의 특허 개방은 국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다른 회사들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 전문 투자 벤처캐피탈 임원은 “머크 다음으로 화이자 코로나19 치료제가 유력한 상태다. 화이자가 mRNA 백신 특허의 한시적인 개방도 동의하지 않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엄청 받았다”며 “머크의 이 같은 결정으로 인해 화이자도 저소득 국가를 대상으로 특허 개방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빅파마 중에서는 화이자, 로슈가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 치료제 작용 기전은 물누피라비르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대웅제약과 진원생명과학이 경구제로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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