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올해는 스탠다임이 그간 축적한 기술을 증명해 보이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구축한 기술로 원하는 물질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주는 해가 될 것입니다.”
| 추연성 스탠다임 대표.(사진= 석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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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연성 스탠다임 대표는 지난 22일 이데일리와 만나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글로벌 제약사와 각각 플랫폼 기술수출을 하는 게 목표”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사 스탠다임은 AI 기술을 활용해 타깃 발굴부터 후보물질 확보까지 신약 탐색 전주기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
취임 두 달 차에 접어든 추 대표는 LG화학 부사장 출신으로, 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 1996년 LG화학에 입사했다. 국내 최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국산 5호 신약 항균제 ‘팩티브정’의 임상개발 팀장을 맡으면서 국내 신약개발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후 성장호르몬 유트로핀 유럽의약품청(EMA) 승인, 신규 당뇨병치료제, 골관절염치료제, 진통소염제 등 출시를 주도했다. 2018년부터 스탠다임 고문을 맡아온 추 대표는 AI로 신약을 개발하는 산업이 향후 신약 개발 방법과 체계를 바꿀만한 일이라고 판단해 대표직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탠다임은 올해 여러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유한 플랫폼 중 하나를 내년 상반기까지 기술수출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내년 상반기 각각 1건씩이다. 이밖에도 신약재창출 물질의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도 승인받는다는 목표다. 스탠다임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타깃 단백질을 추천해주는 플랫폼 ‘애스크’(ASK)와 그에 맞는 새로운 화합물을 디자인해주는 플랫폼 ‘베스트’(BEST)를 보유하고 있다.
추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2개 목표를 잡고 있다. 타깃 단백질을 추천해주는 애스크 플랫폼 수출을 하려고 하고 있다. 후보물질 발굴도 계속되면서 올해 2개, 내년 1분기까지는 4개 정도 후보물질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탠다임은 국내외 제약사와 협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빅파마를 포함해
SK케미칼(285130) 한미약품(128940) HK이노엔(195940) 삼진제약(005500)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자체 파이프라인 수도 보안상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동종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나아가 스탠다임은 ‘드라이랩’(Dry Lab, 컴퓨터를 이용한 연구개발)을 넘어 ‘웻랩’(Wet Lab, 용액을 다루는 신약 연구소)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목표다. 현재 스탠다임은 AI 기술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동물시험이나 유효성 검증, 신약 합성 등을 할 수 있는 제약사 기능도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짧은 시간 내 효율적으로 더 많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회사는 이러한 플랫폼들을 활용해 최적의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시간을 전통 방식으로는 3~4년 가량 걸리는 기간을 7개월로 단축했다. 스탠다임은 향후 데이터 축적과 현재 운영 중인 합성연구소 확장을 통해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탠다임은 AI 기술을 통해 특허로 등록될 수 있는 새로운 분자구조를 설계하는 합성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AI 팀과 실험실 연구원이 함께 근무하며 소통하는 신약 개발사는 몇 곳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탠다임은 합성신약을 하는 현재 연구실을 앞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추 대표는 “지금 있는 합성신약 연구소에서 일부 신약 합성 과제를 소화하고 있지만, 유효성 검증 등 다른 과제를 위해서는 CRO(임상시험수탁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합성연구소를 확대해 가면서 제약사 기능을 접목시켜 신약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스탠다임은 모달리티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지금은 합성신약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항체와 세포치료제 쪽으로 모달리티를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2021년 시리즈 C 기준 스탠다임의 누적 펀딩액은 803억원이며, 기업가치는 2300억원이다. 내년에 기술성 평가를 추진하고 2025년 1분기 기업공개(IPO)절차를 밟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