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휴비츠의 자금 운용과 오스비스와의 관계 등에서 대표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주주들의 요구안이 묵살된다면 임시 주주총회 개최도 고려 중이며 내년 주주총회에서 대표와 감사 재선임을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휴비츠 소액주주연대 대표(이름 비공개 요청)는 2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최근 휴비츠를 상대로 여러 가지 문제와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소액주주들이 액트 앱을 통해 속속 집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휴비츠는 광학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안경원용 검안기기, 렌즈 가공기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2022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179억원과 영업이익 133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8%에 달하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1%로 낮아졌다.
휴비츠는 사업 영역을 기존 안과에 이어 치과(덴티스트리)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치과용 밀링머신을 출시했으며 지난달에는 구강스캐너 등 디지털 덴티스트리 장비의 유통 기업 ‘오스비스’의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서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휴비츠 지분을 살펴보면 김현수 대표가 19.2%로 최대주주에 자리해 있다. 이어 자녀 김성학 씨와과 김규학 씨가 각각 3.0%씩 지분을 갖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소액주주 비중은 54.6%다.
소액주주들은 김 대표가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있지 않으며, 최근 100% 자회사로 만든 오스비스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액트’ 앱을 통해 소액주주들이 집결하고 있으며 회계 투명성 강화, 연구개발비 관련해서 일정 비율 무형 자산화 등 ‘6대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현재 액트를 통해 약 11%의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다. 사측에 요구한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내년 주주총회에서 대표와 감사 재선임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오스비스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사진=소액주주 대표) |
|
휴비츠와 오스비스 관계는? 소액주주 측은 최근 휴비츠의 100% 자회사가 된 오스비스와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휴비츠는 2023년 오스비스 지분 20%를 확보해 관계사로 편입시켰는데, 소액주주들이 해명을 요구한 핵심 특허에 대한 ‘공동 출원’이 문제되고 있다.
소액주주 대표는 “휴비츠가 최근 5년동안 400억원을 들여 디지털 덴티스트리 핵심 기술과 특허를 출원했는데 기여가 없었던 오스비스가 공동 출원인으로 돼 있다는 점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휴비츠는 오스비스 대표가 휴비츠의 신사업부문장인 이원준 전무고, 이들이 함께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했지만 오스비스 법인 설립이 되기 이전 시점에 공동 출원해 놓은 특허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애초에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 대표에 따르면 휴비츠는 ‘단층 촬영 융합형 구강 스캐너’에 대해 2020년 12월 특허 출원했는데 해당 특허에는 오스비스도 함께 출원인으로 등록돼 있다. 오스비스의 법인 설립일이 2021년 8월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오스비스 법인 설립 이전 시기 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특허에 대해 공동 출원돼 있는 셈이다.
소액주주 대표는 휴비츠가 특허 등 핵심 자산을 오스비스에 부당하게 이전하려는 이유에 대해 ‘대표가 자녀에게 회사 지분을 증여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의 자녀가 오스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오스비스 가치를 키워 더 유리한 위치에서 합병 등을 추진하려 했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오스비스에 치과제품 유통을 몰아줘 실적을 올리고 특허 공동 출원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놓은 것이다. 오스비스 덩치를 키운 뒤 합병을 하면 합병비율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액주주 대표는 “휴비츠가 디지털 덴티스트리 유통을 위해 오스비스와 손잡았다고 하지만 오스비스는 유통망이 전혀없는 급조된 회사였으며 설립된지 얼마 되지 않아 해당 분야 유통에 강점을 가졌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2년 전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어서 주총에서 질문했을 때 오스비스 지분 추가 매입 의사가 없다고 답변 받았는데, 최근 특허 공동 출원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갑자기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는 점은 더욱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그는 “과거 신주인수권으로 자녀들이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을 보면 상당히 비정상적인 모습이며 2018년 에이치에스파트너스라는 투자법인을 휴비츠 자금으로 만들었는데 5년 7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대주주의 도덕성을 믿을 수 없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 휴비츠와 오스비스 공동 출원 내용. (사진=소액주주 대표) |
|
특히, 소액주주 대표는 최근 김 대표와 휴비츠 임원들이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분 싸움을 염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13일 휴비츠는 김현수 대표가 자사주 10만 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또 이달 18일과 21일에는 이원준 신사업 부문장(전무) 1만1000주, 김성식 제조 부문장(상무) 1만1000주, 손진욱 연구소장(상무) 1만1000주, 박인권 경영지원 부문장(상무) 1만1000주, 김종준 마케팅 부문장(상무) 1만1000주, 홍정화 브랜드 마케팅 부문장(상무) 1만1000주를 매입했다.
끝으로 소액주주 대표는 “공동 출원이나 불투명한 회계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그에 합당하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휴비츠 측은 “몇몇 특허의 경우 휴비츠가 단독 개발했지만 이원준 전무가 그동안 개발하는 데 기여한 부분이 있는 만큼 2022년 2월 경 합당한 금액을 받고 특허 일부를 오스비스에 양도한 것”이라며 “소액주주 측에서 특허의 공동 출원에 대해 문제 삼아 일부 특허들의 경우 휴비츠의 단독 특허로 전환했다. 또 이런 사소한 문제를 모두 없애기 위해 오스비스 지분을 모두 매입해 100% 자회사를 만들어 더 이상 논란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표 자녀의 오스비스 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내용인 만큼 알기 어렵고 이에 대해서는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최근 임원들의 주식 매수와 관련해 “경영진의 책임경영 실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일 뿐이며 임원들 간 사전 조율 후 비슷한 수의 주식을 매수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