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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AI 다크호스] 시리즈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의료 AI 시장과 그 중심에 선 혁신 기업들을 조명한다. 글로벌 의료 AI 시장은 지난 2023년 22조원에서 오는 2030년 25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 변화의 상징적 사례가 미국 ‘템퍼스’(Tempus)다. 이 회사는 환자의 병리 이미지·유전체·임상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 ‘A 치료법이 70% 효과적이며, B 임상시험 참여 자격이 있다’고 제안한다. 수십만 명의 환자 데이터를 시간 축으로 정렬해 ‘6개월 뒤 합병증 발생 확률’ 또는 ‘2년 뒤 치료 필요성’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의료 패러다임을 치료에서 예방·개인화로 바꿔냈다. 이번 기획에서는 지니너스·와이즈에이아이·프로티나·에이아이트릭스·씨어스테크놀로지·닷·딥노이드·에이슬립 등 8개 기업을 심층 소개한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지니너스(389030)가 단일세포 분석과 공간전사체 기반 기술을 앞세워 암 진단과 치료 예측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 |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 겸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이 지난 2월 서울 송파구 정의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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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너스는 2018년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에서 분사해 설립된 이후, 2021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니너스는 단일세포 분석·공간오믹스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척해왔다. 특히 자체 개발한 AI 분석 플랫폼과 임상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암 진단, 예후 예측, 신약개발 지원까지 아우르는 정밀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국립암센터와 대형 제약사들과의 협력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내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세포가 어떻게 대화하는지 보여줘” 지니너스의 가장 큰 강점은 싱글셀(단일세포) 분석과 공간전사체 기술이다.
이 회사는 암 조직을 세포 단위까지 해체해 개별 세포의 유전자 발현과 기능을 파악한다. 더 나아가 공간 전사체 기법을 통해 조직 내 세포의 위치와 상호작용, 미세환경을 3차원적으로 재현한다.
단순히 DNA 돌연변이 수준의 정보가 아니라, 세포가 ‘어떻게 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지니너스는 이를 시각화·해석하는 ‘스페이스 인사이트’(SpaceInsight)를 개발해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는 “스페이스 인사이트는 T세포가 암세포 바로 옆에 붙어 공격하려는 중인지, 아니면 멀리 떨어져 아무 일도 안 하고 있는지를 한 눈에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니너스는 단일세포 분석 기술에 AI를 결합해 다양한 응용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약개발 플랫폼 ‘인텔리메드(IntelliMed)’는 수집된 임상·유전체 데이터를 학습해 후보물질의 임상 성공 가능성을 조기 단계에서 가늠하도록 지원한다. 제약사 입장에선 개발 위험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솔루션이다.
박 대표는 “인텔리메드는 병리 이미지를 정량화해 암 예후나 약물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리메드는 특정 환자가 어떤 항암제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지, 임상시험 성공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를 예측한다. 단순한 데이터 해석을 넘어, 임상 현장에서 필요한 ‘답’을 제시하는 셈이다. 이는 연구자와 제약사뿐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가치 있는 정보다.
 | | 왼쪽은 기존 병리 슬라이드 분석 이미지이고, 오른쪽은 인텔리메드 세포 분석 이미지다. 인텔리메드 세포분석에선 암세포, T세포 등이 다른 색상으로 구분된다. (제공=지니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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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너스는 인텔리메드 개발을 위해 약 1000명의 환자 암 조직으로부터 7000만~1억 개 규모의 공간오믹스 세포 데이터를 자체 구축했다. 이를 위해 지니너스는 직접 환자를 선별해 데이터를 확보했다. 지니너스 수준의 데이터 보유와 해석이 가능한 경쟁사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스페이스 인사이트와 인텔리메드는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과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국립암센터·글로벌 제약사 잇단 계약…매출 폭발적 성장 지니너스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신규 계약을 폭발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지니너스는 지난해 일본 국립암센터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올해 다수 제약사와 대학까지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에이비엘바이오, 국내 대형 ‘A’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 게이오대학을 비롯 일본 최고 명문대학교 2곳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에선 숙명여대 공동 학술 계약을 마쳤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지니너스는 일본 국립암센터가 주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스크럼 재팬’에 참여해 약 100억 원 규모의 유전체 분석 계약을 따냈으며, 이를 통해 2026년까지 총 127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일본 자회사 GxD는 현지 5개 병원을 고객으로 확보했고, 일본의 주요 제약사 3~4곳과의 계약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GxD의 올해 매출은 5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니너스의 외형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니너스는 올 상반기 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성수기인 하반기를 포함하면 매출은 130억원에서 최대 150억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니너스의 지난해 매출이 6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괄목상대할 만한 성장이다.
박 대표는 “정밀의료 획대로 싱글셀·공간 오믹스 기반 기술은 연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와 일본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니너스 관계자는 “실제 회사 내부에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경우, 매출 성장 곡선이 가팔라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