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아리바이오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아르세라(Arcera)와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에 대한 독점 판권 및 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총 6억 달러(약 8200억원) 규모로 AR1001 개발 및 출시, 상업화 기간 동안 진행된다. 아르세라는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및 CIS(독립국가연합) 지역에 대한 AR1001의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게 되며, 아리바이오는 AR1001의 글로벌 생산 및 공급을 책임진다.
아르세라는 UAE 국부펀드 ADQ가 설립한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으로 세계 90개국 이상에 2,000개 이상의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공급하고 있다.
뇌 질환 중심의 파이프라인 확장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아리바이오와의 계약을 통해 신흥시장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은 한국 정부의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정책과 KDB산업은행의 글로벌 파트너십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성사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화 전략에 중대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이사는 “아르세라는 알츠하이머치료제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강력한 상업화 역량을 보유해 AR1001 임상 성공 후 계약 지역 환자들이 최대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본 계약을 향후 AR1001의 글로벌 상업화 전략의 기반으로 삼아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독점 판권 계약을 지속적으로 성사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자벨 아폰소 아르세라 CEO는 “이번 아리바이오와의 협력을 통해 AR1001이 보다 빠르게 전 세계 환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계약은 당사의 신경과학 파이프라인 확장 전략에 부합하며, 치료 접근성이 부족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는 아르세라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2025년 3월 아리바이오와 아르세라가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기반으로 하며, 향후 양측은 전략적 투자 진행과 공동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AR1001은 하루 한 번 복용하는 PDE5 (포스포디에스터라아제-5) 억제제 기반의 경구용 치료제다. 신경세포의 보호 효과, 타우의 과인산화 제거 및 뇌 혈류 개선을 통해 알츠하이머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다중기전을 갖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3상 (POLARIS-AD)에서 1,500명의 환자 등록을 이미 완료했으며, 2026년 상반기 중 주요 임상 결과(Topline Data) 발표를 앞두고 있다.
AR1001은 SK케미칼이 원천 개발한 후보물질로 기술이전을 통해 아리바이오가 개발을 주도해왔다. SK케미칼은 AR1001 연구에 대한 공동 특허 출원, 임상 2상 및 3상 승인을 위한 인허가 자료 공유 등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왔을 뿐 아니라, SK케미컬이 보유한 EU GMP생산시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조권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아리바이오는 최근까지 미국 FDA와의 신약허가신청 사전 미팅 (pre-NDA) 준비를 위해 미국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Thermo Fisher Scientific) 산하의 파테온 (Patheon)에서 시판용 의약품을 생산 중이다.
현재 아리바이오는 상장기업 소룩스(290690)와의 합병을 추진 중이며 합병 기일은 오는 8월 2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