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신약개발사 디앤디파마텍(347850)은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DD01이 임상 2상 1차 평가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임상 1차 평가 지표 확인 결과 DD01 투약군은 총 33명 중 75.8%인 25명의 환자에서 지방간이 투여 전 대비 30% 이상 감소했으며, 이는 위약군의 확인된 11.8%와 비교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 (p<0.0001 )로 확인됐다. 또한 DD01 투약군에서의 12주차 평균 지방간 감소율은 62.3%로 위약군 평균 8.3% 대비 매우 빠른 지방간 감소 효과를 보였다.
상기 유효성 지표는 임상 중단 환자까지 포함한 가장 보수적인 지표다. 12주까지 임상 프로토콜을 준수해 투약을 완료하고 MRI-PDFF 촬영을 완료한 DD01 투약군 환자에서 확인된 12주차 평균 지방간 감소율은 67.3%, 지방간 30% 이상 감소 환자 비율은 85.7%로 추정된다.
BI ‘서보듀타이드’보다 짧은 투약기간·동등 효과 확인 DD01은 지금까지 가장 뛰어난 섬유화 개선 효과를 보여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동일 기전(GLP-1/글루카곤 이중작용제) 약물인 독일 기반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잉겔하임의 ‘서보듀타이드’가 48주 임상 2상에서 달성한 지방간 감소 효과와 유사한 수준을 보임으로써 MASH 치료제로서의 강력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재 임상 3상 진행 중인 서보듀타이드는 지난해 종료된 임상 2상에서 48주 투여 후 6㎎ 투약군에서 지방간 30% 이상 감소 환자 비율 약 76.9% (DD01 75.8%) 및 평균 지방간 감소율 64.3%(DD01 62.3%)의 결과를 보인 바 있다. DD01은 서보듀타이드가 48주 투약에서 보인 것과 유사한 지방간 감소 효과를 단 12주만에 달성함으로써 약물의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다.
한편 12주 투약 이후 현재까지 진행된 임상에서 보고된 위장관계(GI) 부작용으로 인한 중단 환자는 단 3명(9.09%)으로 확인됐다. DD01이 임상 2상에서 2주간의 짧은 용량 점증기간을 설계했음에도 경쟁약물인 서보듀타이드가 임상 2상에서 적용한 24주간의 용량 점증기간 대비 낮은 임상 중단율을 확인했다는 점은, 경쟁 약물 대비 경쟁력 있는 유효성 뿐만 아니라 우월한 안전성 프로파일도 함께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지방간 30% 이상 감소한 환자비율 뿐만 아니라, 지방간 50% 이상 감소한 환자비율 72.7%, 지방간 70% 이상 감소한 환자비율 57.6%를 달성했다. 전체 투약군 중 절반에 달하는 환자(48.5%)가 지방간이 12주만에 정상화(지방간 절대치 5% 이하)되는 경쟁력 있는 빠른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위약군 대비 p<0.0001).
경쟁력 있는 지방간 감소 관련 유효성 이외에 복수의 비침습적 간섬유화 관련 지표(non-invasive test) 및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에 있어서도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약효를 확인했다. 특히 미미한 체중변화를 보인 위약군 대비, DD01 투약군 중 약 절반에 달하는 환자(42.4%)의 체중이 5% 이상 감소했다.
DD01의 임상 주요책임자인 마젠 누레딘 박사는 “임상 2상 결과에서 DD01 투여에 따른 지방간 감소 효과가 매우 뚜렷하게 나타난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특히 12주 만에 환자의 75% 이상에서 지방간이 30% 이상 감소했고, 절반에 가까운 환자의 지방간 수치가 정상 수준에 도달한 결과가 매우 고무적이다. MRE 촬영 방법을 통한 간 경직도 개선 결과 역시 간에 직접 작용하도록 설계된 GLP-1/글루카곤 기전의 생물학적 활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임상 1상부터 일관적으로 확인되는 빠른 지방간 개선 효과는, DD01이 MASH 해소와 섬유화 개선이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여기에 낮은 치료 중단율 결과까지 확보함으로써 DD01은 동일 계열 내 뿐만 아니라 기타 유망한 MASH 치료제 후보들과 비교해도 매우 차별화된 MASH 치료제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누레딘 박사는 MASH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로, 그간 현재까지 유일하게 허가받은 MASH 치료제인 마드리갈의 ‘레즈디프라’를 포함해 50여 건 이상의 MASH 치료제 관련 임상에 참여해왔다.
최소 3.7조 규모 기술이전 계약 기대 회사는 DD01의 기술이전 및 글로벌 파트너링을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최근 미국 유수의 투자은행(IB)과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이번에 확인된 DD01 임상 2상의 결과를 토대로 제약사들과의 파트너링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5월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계약금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를 포함해 총 계약 규모 20억 달러(약 3조7000억원)에 보스턴 파마슈티컬스로부터 에피모스퍼민(efimosfermin)을 기술 도입하는 등 다국적제약사의 MASH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큰 상황이다. 에피모스퍼민은 지난 임상 2a상에서 12주 투여 후 약 59.6%의 평균 지방간 감소율을 확인한 바 있어, 디앤디파마텍은 DD01이 이번 임상을 통해 확인한 우월한 지방간 감소효과가 향후 기술이전 계약 체결에도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회사는 1차 평가지표 결과를 확인한 이후에도 임상을 지속해, 48주 투여 후 FDA의 MASH 허가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간 조직생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 연말 전체 환자에 대한 48주 투약을 종료하고, 주요 평가 항목인 조직생검 기반 섬유화 개선 여부 등의 결과는 오는 2026년 상반기 중 확인 및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다양한 임상시험에서 지방간 감소 효과와 FDA 허가 요건인 조직생검 결과(MASH 해소 및 간 섬유화 개선)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가 확인됨에 따라, 이번 1차 평가지표에서 뛰어난 지방간 감소 효과를 확인한 만큼 긍정적인 조직생검 결과가 기대된다.
한편 이번에 발표한 임상 2상은 미국 내 12개 임상시험 기관에서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의 과체중·비만을 동반한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 및 MASH 환자 67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및 위약 대조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번 임상2상 시험의 1차 평가지표는 MRI-PDFF 영상 촬영 방식을 활용한 간 내 지방함량의 변화로써 ‘위약군 대비 DD01 투약군의 12주차 지방간 30% 이상 감소 환자 비율의 차이’로 설정됐다. 전체 환자 67명은 위약군 34명, 투약군 33명으로 진행됐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12주라는 짧은 투여기간에도 예상했던 빠른 지방간 감소효과가 나온 점에 대해 크게 만족한다”며 “최근 MASH 치료제 관련 다국적 제약사의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이번에 확인된 경쟁력 있는 임상 결과를 토대로 파트너링을 적극 추진해 대규모 기술이전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조만간 세부 임상 결과에 대해 애널리스트 및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 결과는 하반기 미국에서 진행되는 국제의학학회에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