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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약이 뜬다] 정병곤 동물약품협회장 “만성질환 약, 의료기기가 블루오션”④
  • 지난해 허가 동물약 7건 중 6건은 반려동물용
  • 반려동물 약·의료기기도 '고령화', '만성질환' 주목
  • 등록 2025-07-18 오전 9:05:25
  • 수정 2025-07-18 오전 9:05:25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최근 우리나라도 반려동물용 의약품 시장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는 반려동물용 만성질환 치료제, 의료기기 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장은 15일 이데일리와 만나 “산업동물의 경우 상업적 가치에 따라 질병을 치료하지 않고 폐사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반려동물에게는 상업적 가치를 따지지 않는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경우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어도 치료에 나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장. (사진=한국동물약품협회)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동물의약품·의약외품·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2482억원에서 2021년 1조3481억원, 2022년 1조4313억원으로 연평균 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 40조원과 비교했을 때는 크지 않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B 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발간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 당 평균 치료비 지출은 78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 46만8000원에 비해 약 70%나 증가한 것이다.

정 회장은 “국내 시장 규모가 성장한다는 것은 결국 니즈가 계속 있다는 것”이라며 “산업 동물 분야에서는 기존에 없던 질병이 발생하면서 백신 관련 시장이 계속 크고 있으며 최근에는 반려동물 관련 동물의약품 등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허가 받은 동물신약 건수는 7건으로 껑충 뛰었다. 그동안 동물약물 신약 허가 실적을 살펴보면 2020년 4건, 2021년 6건, 2022년 0건, 2023년 1건 등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허가 받은 신약 7건을 분석해 보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용 치료제가 6건으로 산업 동물용 치료제 대비 개발이 더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반려동물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미국 동물의약품 시장 60% 가량은 반려동물용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러 데이터에 따르면 여전히 반려동물 치료제로 인체용 의약품이 사용되고 있다. 인체용 의약품을 분쇄해 무게에 따라 약을 처방하는 것인데 해당 반려동물에 대한 안전성 또는 효과 데이터가 없다는 점에서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며 “가능한 동물의약품을 처방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일부 질환들은 아직까지 마땅한 전용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동물 질환에 대한 약 개발이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만성질환 치료제’, ‘의료기기’ 주목해야”

정 회장은 최근 반려동물 수가 크게 늘어난 만큼 앞으로는 고령화 질환 및 만성 질환 등에 대한 치료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 회장은 “그동안 추세를 보면 사람에게 주목 받았던 질환이나 치료제 등이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동물들 역시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질병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며 동물용 의료기기 분야도 더 많이 성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산업 동물의 경우 상업적 가치에 따라 질병을 치료하지 않고 폐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려동물의 경우 상업적 가치를 따지지 않는다. 비싼 비용을 들여서라도 진단 및 치료에 나서기 때문에 반려동물용 만성질환 치료제, 의료기기는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반려동물용 당뇨·비만치료제 개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인체용 의료기기 기업들도 하나둘씩 동물용 X-레이, 혈당 측정기, 필러 등 의료기기 개발에 나서는 중이다. 인체용 필러 제품은 미용에 사용되지만 동물용 필러의 경우 관절이나 연골 등에 사용이 가능하다.

정 회장은 “국내외에서 고령 및 만성 질환 관련 동물용 당뇨, 자가면역질환, 항암, 인지기능 개선(치매치료제), 골관절염 치료제, 피부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고령화에 따른 질병과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이 최근 트렌드”라고 밝혔다.

그는 “만성질환 치료제 분야가 주목 받고 있지만 이미 글로벌 플레이어와 덩치 차이가 있는 만큼 신약 개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은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하지만 의료기기는 아직까지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진출이 많지 않기 때문에 더 접근이 쉽고 관점에 따라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회장은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의료기기 역시 동물 전용 제품이 필요하다”며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동물용 의료기기 기업 탄생도 기대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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