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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네오켄바이오가 국내 첫 의료용 대마(헴프) 생산시설을 짓는다. 원물 생산부터 헴프 생산, 신약개발까지 이어지는 체제를 구축해 120조원 규모의 글로벌 헴프 시장 진출의 초석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생산 시설 내년 가동 목표...원물도 시험 재배 시작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켄바이오는 내달 경북 안동에 헴프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첫삽을 뜬다. 당초 지난달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당국과 최종 조율과정에서 일부 계획이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네오켄바이오는 이를 위해 안동 바이오2차일반산업단지 내 부지를 매입한 바 있다. 100억원 규모를 투자해 국내 최초의 헴프 생산시설을 내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헴프 생산을 위한 원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시험 재배에도 들어갔다. 다만 GMP 설립 가능 여부는 최종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승인이 필요하다.
김정국 네오켄바이오 사장은 “헴프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계 당국도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현재 DMZ 내 원물 재배는 시범 운영되고 있으나, 대규모 부지를 확보한 만큼 향후 자체 원재료 조달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헴프가 규제 등으로 아직 낯설지만 화장품,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소재다. 실제 의료용 목적으로 대마 사용을 합법화한 나라만 따져도 미국, 캐나다, 독일 등 60개국에 달한다.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헴프 시장은 2022년 277억 달러(약 40조원)에서 2027년에는 823억 달러(약 119조원) 규모로 커진다.
 | | (사진=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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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1위, 세계 10위권 헴프 업체 도약 목표 네오켄바이오는 선제적인 생산시설 건설로 아시아 1위, 세계 10위권 내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헴프의 치료성분 ‘칸나비디올’(CBD)을 고순도로 추출·가공하는 플랫폼 기술에 있다.
이를 기반한 밀폐형 천연물 마이크로웨이브 가공 장비는 기능성 식품, 화장품, 의약품에 원료가 되는 다양한 천연물을 최적의 추출조건으로 가공한다. 헴프에 미량 남은 마약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을 100% 제거해 순수한 CBD만 생산할 수 있는 게 특장점이다. 안전성도 높으며, 기존 초임계 추출(SFE) 설비보다 저렴해 생산단가도 4분의 1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정부도 인정한 기술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 기업’ 선정, 농림식품신기술(NET) 인증, 농림축산식품부의 ‘민간투자 기반 스케일업 지원사업’ 선정 등이 방증한다. NET 인증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기술이나 기존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우수 기술을 공인하는 제도다.
세계에서도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랙슨(Tracxn)은 네오켄바이오가 세계 의료용 대마 시장의 규모 면에서 31위, 성장성 26위, 팀 부문 16위로 평가됐으며, 특히 실행력 부문에서 6위에 올라 종합적으로 글로벌 9위에 올랐다고 지난 3월 평가했다. 최근에는 신뢰도가 더욱 높아져 5위로 자리했다. 트랙슨은 세계 헴프 분야의 스타트업 268개를 선정하고 트랙슨 스코어라는 방식으로 점수를 매겨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268개 기업 중 한국 기업으로 네오켄바이오가 유일했다.
네오켄바이오의 최종 도달점은 신약개발이다. 우선 제네릭(복제약)을 통해 단계별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네오켄바이오는 ‘에피디올렉스’ 제네릭을 개발하고 있다. 에피디올렉스는 영국 GW파마슈티컬스의 CBD 기반 뇌전증치료제다.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을 받았으며, 1인당 치료비용이 연간 약 4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제품이다.
김 사장은 “에피디올렉스가 상용화되면 국내 환자 부담을 크게 줄일 것”이라며 “국내 CBD 가격을 낮춰 에피디올렉스 대비 3분의 1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국내 뇌전증 치료 환자는 19만명, 시장 규모는 1300억원이다. 네오켄바이오는 국내 제약사와 협업을 통해 에피디올렉스 제네릭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