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수익성, 성장성, 전문성 등 초대형 바이오기업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3박자를 모두 구비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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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시장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제약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18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업가치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하자마자 초대형 바이오 기업으로의 등극이 확실시된다.
무엇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차별화된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있어 다른 바이오 기업들과 확연히 다르다는 분석이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백신으로 모두 1586억원을 벌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01억원에 달한다.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이어서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대부분 상장 바이오기업과 궤를 달리하는 대목이다.
이 회사의 핵심 품목으로는 독감백신이 첫손에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8년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 생산 기술’을 글로벌 백신 리더인 사노피 파스퇴르에 기술 이전하기도 했다. 사노피 파스퇴르는 개발중이던 ‘범용 독감백신’에 적용키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을 사들였다.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노피 파스퇴르와 체결한 기술 이전 및 라이선스 계약의 규모는 1억5500만 달러로 국내 백신 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금액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기술을 활용해 2015년 국내 최초로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출시했다. 이듬해엔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17년에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를 국내외 시장에 출시하면서 백신 강자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스카이조스터는 지난해 상반기 국내 판매량 기준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8년 출시한 국내 두번째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국내외 19개 임상기관에서 다국가 임상3상을 진행해 그 유효성을 확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위기상황에서 오히려 성장성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한 제약사로 손꼽힌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이 전염병의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국내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및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 생산에 들어갔다. 업계는 이 회사의 백신 위탁생산 물량은 최대 수억도즈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회사의 안동 백신공장의 최대 생산용량은 연간 5억 도즈다.
백신에 특화된 사업의 전문성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높게 평가받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대표 백신기업을 넘어 글로벌 백신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현재 임상3상을 진행중인 백신만 폐렴, 장티푸스, 소아장염, 자궁경부암 등 모두 10여종에 달한다.
백신의 강자답게 이 회사는 코로나19 백신도 2가지 종류를 동시 병행해서 개발하는 저력을 보이고있다. 이 회사는 최근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BP2001’의 임상에 진입했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또다른 코로나19 백신 ‘GBP510’도 개발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미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점이 주식시장에서도 크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비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변변한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한 다른 바이오기업들에게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가 당분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예상보다 조기 종식되면 위탁생산으로 창출하는 매출이 급감할수 밖에 없어서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이 회사에게는 백신위탁생산은 미래성장동력으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