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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신약개발사들이 치료제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해 활로를 찾고 있다. 최근에는 샤페론(378800)이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과 함께 화장품 신사업 진출을 밝혔다. 내년 3분기에는 제품을 출시해 매출원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자로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에스트라 크림, 네오팜(092730)의 제로이드 크림 등을 언급했다.
 | (사진=샤페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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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또 주주배정 유증, 성승용 대표 10억 투입 샤페론은 작년 6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247억원을 조달한 후 1년 만에 또다시 증자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는 3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350억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목표한 규모에 미달한 수준으로 조달했기에 이번에는 흥행 수준이 다를까 귀추가 주목된다. 샤페론의 사업개발 내용에서 1년 전과 가장 달라진 것은 ‘화장품 신사업’이다.
작년 유증은 한국투자증권이 단독으로 주관했고 이번에는 키움증권이 대표주관사, SK증권과 한양증권이 공동주관사로 실권주 일반공모 후 잔액인수 리스크를 분담한다.
유증계획을 발표한 당일 샤페론 주가는 전일대비 26.68% 하락한 2020원에 마감해 주주들의 원성이 높은 상황이다. 유상신주 발행가가 1866원인 점에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유증은 구주주에게 1주당 0.5341201421주를 배정하는 형태로 459만주를 보유한 성승용 대표는 245만여주를 배정받게 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성 대표는 배정물량의 22%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발행가인 1866원을 대입하면 1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성 대표 지분율은 기존 15.23%에서 11.09%로 희석된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희석에도 불구하고 샤페론은 자금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샤페론은 올 반기 기준 자본잠식률이 약 40.8%다. 주가 하락으로 이번 유상증자의 발행금액이 감소하거나 조달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자본확충이 되지 않아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을 기록, 내년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화장품 제품 2026년 3분기 출시 예정 샤페론의 실제 조달규모는 유증 진행 과정에서 변할 수 있지만 당장 계획으로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자금의 20% 수준인 58억원을 화장품 신규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제품을 출시하는 타임라인이다.
샤페론은 신약후보물질로 개발하던 염증복합체 조절 후보물질을 기능성 화장품으로 개발한다. 현재 화장품 원료 1종(루미루아·RumiLua)에 대해 국제화장품원료집(ICID) 등재를 완료하고 제품기획 단계다. 이외 추가로 4종의 화장품 원료 물질을 ICID에 등재하기 위해 신청했고 내년 상반기 등재를 예상한다. 아토피, 여드름, 붉은반점, 각질 등에 탁월한 원료라는 소개다.
샤페론이 출시할 제품은 기능성화장품 분야에 속한다. 회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는 현재 시장에 판매중인 아모레퍼시픽의 에스트라, 네오팜(092730)의 제로이드 브랜드가 대표적 경쟁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샤페론은 올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상 사업목적에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한 바 있다. 더불어 올 7월말에는 LG생활건강 등 뷰티 업계에서 20년 이상 경험을 쌓은 김인채 전무를 영입해 샤페론의 면역 기반 화장품 브랜드 전략 기획과 국내외 유통망 확보를 맡겼다.
‘누겔’ 신약 기술이전 내년 하반기 타진 본업인 신약개발 내용으로는 바르는 아토피 치료제 ‘누겔’ 임상 2b상 내용이 주목된다. 누겔은 샤페론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가장 연구개발이 진행된 것이고, 내년 상반기에 임상 2b상을 마친다.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글로벌 기술이전에 나설 계획이다. 누겔 개발에는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10억원씩 투입하고 2분기 6억원을 들이는게 끝이다.
이어 개발에 힘쓰던 COVID-19 폐렴치료제 ‘누세핀’은 임상 2b상을 완료했지만 코로나19 환자수 감소로 인해 시장성이 없어진 점을 감안해 ‘심장수술시 심폐우회술 유발 전신 염증 반응 증후군’으로 적응증을 확장한다. 누세핀은 연구자 주도 임상부터 다시 밟을 계획이다.
이 외에도 국전약품(307750)과 파트너십을 맺은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누세린’ 임상 1상, 면역항암제 ‘파필릭시맙’(나노맙)의 생산공정 및 품질관리(CMC) 비용, 원형탈모 및 비만치료제까지 개발한다는 포부다.
당장 자금투입이 가장 많을 곳은 파필릭시맙 CMC 개발이다. 계획에 따르면 올 4분기부터 2027년 1분기까지 본격 68억원을 들인다.
일각에서는 “‘핫’하다는 적응증은 다하려는 백화점 수준”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오지만 샤페론은 유망한 파이프라인이 많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샤페론 관계자는 “원형탈모는 동물실험을 하고 있어 진도가 상당히 나간 상태이며 내년 상반기에 패키지가 완료된다. 정부보조금을 신청해둔 상황이고 이를 통해 지분희석 없는 연구개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당사는 생물학적 물질(Biologics)과 저분자물질(Small molecule) 모두에 강점을 가진다. 사내 AI연구소에서 비만 대상 신규타겟을 찾아 유망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