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저분자신약 개발기업들 중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 낸 곳은 없다.
AI를 적용하면 신약개발 속도와 정확도를 단숨에 개선시킬 것으로 희망이 드리웠지만 실제 생체내 검증에서 벽에 부딪쳤다. 한편으로는 빅테크 기업들까지 미래가치가 큰 바이오에 뛰어든다는 상황에서 벤처회사가 살아날 기로는 있는 것인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AI 저분자신약 개발기업 노보렉스가 최근 완료한 시리즈B 라운드 펀딩에서 210억원을 투자받아 주목 받고 있다.
 | | 손우성 노보렉스 대표(사진=임정요 기자) |
|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연내 호주 1상 IND 제출 최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노보렉스 본사에서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만난 손우성 대표는 “앞선 회사들과 기술력의 우월을 따지기보다 설립부터 신약개발이 목표인 회사인지, 신약개발의 도구가 목표인 회사인지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노보렉스는 2020년 2월 손우성 대표가 설립했다. 손 대표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학사·석사·박사를 졸업하고 미국 UC샌디에이고의 스탠리 오펠라 박사 랩실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냈다. 손 대표는 2011년 1월 차의과학대학교 신설 약대에 물리약학 교수로 부임하면서 귀국했고 10년 동안 쌓은 교육과 연구를 기반으로 창업에 나섰다.
노보렉스는 창업 후 프리A라운드 16억원을 비롯해 시리즈 A 105억원, 시리즈 A 브릿지 115억원 그리고 이번 시리즈 B 210억원까지 합해 누적 446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노보렉스의 주요 재무적투자자(FI)는 △KB인베스트먼트 △에이온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BNH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됐다. 시리즈B 라운드 종료 이후 손 대표의 지분율은 20%가량이며 우호지분까지 합하면 29%에 이른다.
투자전 기업가치(프리밸류) 400억원에 더해 현재 투자후 기업가치는 약 610억원에 달한다. 시리즈 B 라운드에서 확보한 210억원으로는 2027년 상반기까지 런웨이를 예측하고 있다. 리딩 파이프라인의 임상, 후속 파이프라인의 전임상까지 커버할 자금이다.
손 대표의 창업 목표는 ‘신약개발’이다. 그는 “강의에서 신약개발의 중요성을 얘기하는게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졌다. 제 스스로 풀지 않은 숙제처럼 남았다”며 “후학양성을 신약개발 현장에서 하리라는 마음으로 창업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약학 박사 시절부터 이미 생물리학에 컴퓨터 예측을 적용했다고 말한다. 그는 “학위 때부터 핵자기공명 분광분석(NMR) 장비를 이용해서 단백질 삼차원 구조를 양자역학적 이론 기반으로 고용량 계산하고 AI 기법을 적용했다”며 “생체 내 현상과 구조물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노보렉스 사명에는 전에 없는 새로운 신약을 뜻하는 드 노보(de novo)와 라틴어로 왕을 뜻하는 렉스(rex)를 합성했다. 새로운 신약을 잘 만드는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노보렉스는 저분자화합물 신약에 주력한다. 연구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으로 LRRK2(락2) 타깃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NRX-NGT002’이 꼽힌다. 노보렉스는 연말까지 NRX-NGT002의 호주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내년 초 투약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NTX-NGT002는 우선 파킨슨병 환자 대상으로 임상 1a상까지의 데이터를 쌓을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임상 1b상부터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로까지 모집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손 대표는 “노보렉스 회사 로고에 G모양은 생체막단백질(GPCR)에서 따왔다. GPCR은 대표적으로 치료제가 없는 언드러거블 타깃(undruggable target)으로 난제성 타깃을 목표삼겠다는 의지를 투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절편물질이 작으면 작을수록 뇌혈관장벽(BBB)을 잘 투과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이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중추신경계질환(CNS) 영역으로 사업내용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저분자가 기반이 되는 기초역량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으면 새로운 모달리티로 확장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NRX-NGT002 물질로 타겟단백질분해제(TPD)를 디자인해보니 프로탁(Protac)의 창시기업인 미국 아르비나스(Arvinas)의 임상진입 물질보다도 실험실(in vitro) 데이터에서 우월한 분해능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식재산권(IP) 방어목적으로 물질을 TPD 용도로 특허 등록했고 이를 올해 여름쯤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보렉스의 우수한 저분자물질들이 항체-약물접합체(ADC)의 페이로드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미국의 아스텍스(Astex)를 노보렉스의 경쟁사로 분류했다. 그는 “당사처럼 절편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FBDD(Fragment-Based Drug Discovery) 기업은 국내에 거의 없고 국외에는 아스텍스가 있다”며 “저분자 신약개발 회사로 AI를 접목하는 컨셉으로는 보로노이가 있지만 완전히 매칭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 손우성 노보렉스 대표(사진=임정요 기자) |
|
2년 기간에 200개 신규화합물 스크리닝 노보렉스는 2년이라는 기간 동안 200개의 신규 화합물을 합성해 후보물질 도출까지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손 대표는 “타깃의 난이도에 따라 물질 개발 시간 단축의 정도가 다르다”며 “어떤 회사들은 연구기간을 10분의 1로 줄인다고 하지만 믿지 않는다. 정보가 많이 알려진 타깃에 대해 물질을 도출하는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치가 있는 질환에 대해 타깃을 설정할 수록 난도는 올라간다. 언드러거블 타깃일 수록 물질도출이 어렵다. 글로벌 파마도 백만개에서 한 개를 찾아내는 것”이라며 “(당사는) 첫번째 파이프라인인 파킨슨병 치료제 물질을 1년 6개월 만에 186개 화합물을 합성해 전임상 단계에 올릴 후보물질까지 도출했다”고 말했다.
또 “두번째 파이프라인인 ‘NGT009’는 항체신약 개발 타깃인 PPI를 대상으로해 더 어려웠다. 2년가량 220개 화합물을 합성했다. 올해 전임상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두 파이프라인의 평균치로 2년·200개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무리 가치가 있더라도 후보물질 도출에 2년이 넘어가고 5년~7년이 되면 좋은 물질을 개발해도 시장가치가 이미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럴바에야 빨리 신규타깃을 개발하는게 낫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자신하는 노보렉스의 차별점은 AI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노보렉스가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은 당사 개발총괄(CDO)과 과학총괄(CSO)의 역량으로 대변할 수 있다”며 “처음부터 신약개발 쪽 물질발굴부터 임상·인허가·BD·론칭까지 성공경험이 있는 분들로 C레벨을 모시고자 공들였다”고 말했다.
노보렉스의 박혜린 CDO(부사장)는 경기대학교 생물학 학사를 졸업하고 일양약품에서 라도티닙 개발 당시 노보렉스가 바라던 경험을 주도했다. 박 부사장은 노보렉스에 시리즈 A라운드 직후 합류해 회사의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나아가 임종수 CSO(상무)는 동아에스티가 미국 애브비(Abbvie)에 MerTK 물질을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할 때 생물의약적인 방법으로 물질이 단백질 타깃과 직접 결합한다는 데이터를 규명한 인물이다.
손 대표는 “노보렉스는 개발에 무게중심을 뒀다. AI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예측의 영역이며 예측을 아무리 잘 해도 신약개발이란 사람의 몸에 적용해 증거를 쌓아야하고 규제의 영역까지 통과해야하는 것이라 예측 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본질적으로는 신약개발 회사이되 AI을 더 잘 활용하는 회사여야 한다”고 말했다.
노보렉스의 전체 인원은 30여명에 이른다. 노보렉스의 올해 사업 목표로 △NTX-NGT002의 호주 임상 1상 계획(IND) 승인 및 글로벌 기술이전 △연구용역 플랫폼 사업으로 매출 신장 △신규파이프라인 지속 개발이 꼽힌다. 노보렉스는 구체적인 사업 성과를 쌓고 내년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노보렉스는 작년 연구용역서비스로 2억원의 매출을 냈다. 작년 하반기부터 짧은 기간 시작한 서비스이며 올해는 이를 보다 공격적으로 추진해 매출 신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매출 자체가 목표라기 보다는 교류를 통해 노보렉스의 데이터 검증력을 시장에 알리는게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