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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시장 통계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는 국내 비임상시험수탁(CRO)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올 것이라고 본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수다. 이미 글로벌 여러 기업과 협업 논의를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매출에 반영될 것이다.”
권민 센트럴바이오 대표는 14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PDO)와 오가노이드 기반 동물모델(PDOX)을 활용한 신약후보물질 평가 플랫폼이 우리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 권민 센트럴바이오 대표. (사진=센트럴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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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 시험기관으로 출발해 글로벌 CRO로 도약 센트럴바이오는 화학물질 및 작물보호제 전문 동물실험 규범·비임상시험 기준(GLP) 시험기관으로 출발한 기업이다. 의약품, 의료기기 및 건강기능식품 신물질을 탐색·개발해 허가·등록 과정에서 요구되는 광범위한 연구개발(R&D) 용역 전문업체로 성장해 현재 국내에서 업계 ‘톱5’(매출 기준)에 꼽힌다.
권 대표는 “인간화 마우스에 종양 오가노이드를 이식모델을 접목한 ‘Hu-PDOX’ 모델을 통해 면역치료관련 항암평가 등을 진행할 것”라며 “Hu-PDOX 모델 시험은 오가노이드 기술, 면역분석법, 조직병리, 유전학적 분석 등 최신 생명과학 기술들이 종합적으로 관여해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센트럴바이오는 PDO와 PDOX의 차별화된 기술 확보를 위해 관련 전문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밀의료 기반 바이오기업 엠비디가 파트너다. PDO는 환자 암 조직에서 세포를 분리해 시험관(in vitro)에서 3차원 구조로 배양한 ‘미니 종양’ 모델이다. 환자 종양의 유전적·표현형적 특성을 비교적 충실히 보존하고, 수십~수백 종의 약물을 동시에 스크리닝 가능해 저비용·고속 약물 평가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혈관, 면역세포, 기질 같은 실제 종양 미세환경(TME)은 반영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PDOX는 환자 종양 조직 유래 오가노이드를 면역결핍 마우스의 피하 혹은 장기(원래 암이 발생한 장기)에 이식한 모델이다. 마우스의 체내(in vivo) 환자의 특이성을 보유한 오가노이드를 심어 성장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이 덕분에 전이·침습 패턴까지 환자 암과 유사하게 재현이 가능하다. 기존 환자 유래 종양 조직의 단순 피하 이식 모델(PDX)보다 실제 환자 상황에 가깝고, 모델 구축 성공률이 높다는 게 특장점이다. 비용과 난이도가 높지만 면역항암제, 표적치료제 반응성 평가 등 정밀 맞춤형 치료 모델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권 대표는 “PDO와 PDOX의 경우 이제 막 싹을 틔우는 시장이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과도 큰 기술 격차가 없다”며 “Hu-PDOX의 경우 국내 개발 사례가 드물고, 특히 ‘신생 인간화 마우스’에 오가노이드 이식 모델을 구축하는 점에서는 우리가 더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사라 사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국내외 톱티어 기업 등 600여곳과 거래를 통해 실력을 입증한 결과 꾸준한 성장을 할 수 있었다”며 “PDO와 PDOX 부문에서도 글로벌 시장 진출 협업을 위한 논의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자료=센트럴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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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노이드 매출 반영되는 내년 첫 300억 매출 돌파 기대 실제 센트럴바이오는 2022년 첫 100억원 돌파한 데 이어 2023년 2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일부 정부 수주가 지체되면서 전년 대비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216억원의 매출을 내며 성장을 이어갔다. 올해는 25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내년에는 오가노이드 부문의 매출이 반영되면서 첫 300억원 돌파가 전망된다.
권 대표는 “신규 사업에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나오면 성장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며 “연매출 300억원과 영업이익률 20%를 실현해 성공적인 코스닥 상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는 2023년 10억 달러(1조 4000억원)에서 2030년 33억 달러(4조 6000억원)로 커지며 연평균 2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센트럴바이오가 오가노이드 CRO를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는 배경이기도 하다. 센트럴바이오는 내년 상장 도전을 위해 대신증권과 주간사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PDO와 PDOX의 사업이 자리 잡으면 기업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2018년 일본 JSR 코퍼레이션이 440억 엔(약 4200억원)에 인수된 중국의 오가노이드 기반 CRO 크라운 바이오사이언스가 대표적이다.
뒷받침할 생산시설도 충분하다. 센트럴바이오는 2021년 인천 부평 본사 내 독성본부 GLP를 시작으로 의약평가(효능)와 분석본부(GLP, GCLP)등을 잇달아 설립한 바 있다. 향후 코스닥 상장을 통해 추가 시설도 마련할 방침이다.
권 대표는 “JSR 코퍼레이션은 크라운 바이오사이언스의 인수로 오가노이드 바이오뱅크 확장, 면역항암제 평가 서비스 등을 추가로 개발해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며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그만큼 CRO 기업의 가치가 커지고 있고, 이 같은 시기에 차근차근 성장동력을 키워간다면 크라운 바이오사이언스 이상의 기업가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