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유바이오로직스(206650)가 미국 회사와 면역증강제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해당 기술은 이미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에 사용되면서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기술수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유바이오로직스 면역증강제 EcML. (사진=유바이오로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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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아쥬반스 테크놀로지(Adjuvance Technologies)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 후보물질의 필수 재료인 면역증강제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성과는 지난 21일(현지시각)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서 진행됐다. 아직 MOU 단계이며, 본계약 체결 이후 계약금 규모 및 계약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이 공개될 예정이다.
비상장 미국 바이오기업 아쥬반스 테크놀로지는 2009년 설립됐으며, 올해 말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력 사업은 백신 면역증강제의 설계 및 제조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줄이면서 강력한 면역 반응 개선을 제공하도록 설계한 면역증강제 TQL-1055다. 전염병, 종양학, 신경생물학, 약물 남용, 알레르기 등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전임상 중이다. TQL-1055를 활용해 임상에 착수한 적응증은 1상 중인 ‘백일해’ 백신이 있다.
아쥬반스 테크놀로지와 유바이오로직스의 이번 양해각서에는 아쥬반스 테크놀로지가 개발하는 백신 임상에 유바이오로직스의 EcML을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쥬반스 테크놀로지의 TQL-1055과 EcML을 함께 사용하기 위한 연구 및 상용화 라이센스 계약을 위한 협상을 지속하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 EcML은 어쥬반스사의 3개 백신후보 물질에 사용될 예정이다. 3개 백신 후보군은 시장규모가 모두 큰 제품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 “자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 백신 유코백19에 EcML이 사용되고 있는 점이 아쥬반스와 MOU를 체결하는 데 참조가 된 거 같다. 아직 EcML를 활용한 백신이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유코백19 개발이 완료되면 기술수출 또는 직접수출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cML은 유바이오로직스가 2017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도입했으며, MPL(monophosphoryl lipid A) 계열 면역증강제다. 합성항원 방식 백신에는 면역증강제가 필수다. 정제된 단백질 항원을 사용해 약한 항체 반응이 유도되기 때문이다. MPL은 TLR4를 활성화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원리다. TLR4는 면역세포 끝에 붙어서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 등 이물질을 인식하는 안테나 역할을 한다. 즉 MPL이 함유된 백신이 투여되면 인체 내에서 TLR4를 활성화해 면역세포가 몇 배로 증폭되면서 효능이 좋아진다.
현재 전 세계에서 MPL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GSK와 미국 시애틀 이들 연구소, 유바이오로직스 세 군데밖에 없다. GSK가 2017년 MPL이 포함된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Singrix)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합성항원 방식 코로나 백신에도 GSK MPL이 들어간다. 차이점은 제조 방식이며, 유바이오로직스 생산단가가 가장 낮은 점이 강점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GSK는 살모넬라균에서 추출, 미국 이들 연구소는 30단계 합성과 정제를 거쳐서 MPL을 생산한다. 이런 방식으로는 단가도 높고 품질 관리가 어렵다”며 “결국 상업화에서 MPL을 얼마나 표준화를 이뤄내서 추출하는지가 중요하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통해 대장균에서 직접 MPL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경쟁사와 비교해 효능은 차이가 거의 없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면서 원가가 낮아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