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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바이오벤처 매물...현금 쌓아둔 제약사들 M&A 본격 시동거나
  • 등록 2025-06-26 오전 9:05:22
  • 수정 2025-07-03 오후 2: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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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2021년쯤 시리즈 A 투자를 받았던 바이오텍(신약개발사) 대다수가 인수합병(M&A) 매물이다. 옥석을 가릴 눈이 있는 제약사가 인수에 나서준다면, 국내에서 IPO 외에도 M&A 형태의 엑시트 모델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바이오 VC 심사역의 말이다. 미국에서 빅파마가 바이오텍 인수로 생태계 선순환을 일으키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제약사가 나서줄 수 있을까. 최근 펀딩 혹한기로 몸값이 대폭 축소된 바이오텍이 속출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이들을 M&A 하는 데에 투입할 현금과 니즈가 있는 제약사가 있을지 이데일리는 매출 10위 제약사의 현금보유 수준과 최근 투자 영역을 점검해 봤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현금 보유량 톱3’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국내에서 제약사가 바이오텍 M&A에 나서는 일은 그간 흔치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0년 전 대웅제약(069620)의 한올바이오파마(009420) 인수다. 당시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 구주와 신주를 1040억원에 인수해 지분 30%를 확보했다. 면역질환 및 안과질환 방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효과였다.

반면 매출과 보유현금이 가장 큰 유한양행(000100)은 신약개발사와의 오픈이노베이션에는 적극 나서지만 M&A까지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난 2017년 30억원을 들여 개량신약 회사 애드파마 지분 67%를 인수한 것 정도가 유한양행의 유일한 M&A 사례로 꼽힌다. 신약개발사 대상으로는 비상장 단계에서 바이오텍 지분투자를 단행해 IPO 이후 차익실현을 이루고 있다.

최근 종근당(185750)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종근당은 유한양행에 이어 두번째로 보유현금이 크다. 올들어 회사는 전례없는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종근당은 기존 이엔셀(456070), 바이오오케스트라에 비상장 단계에 20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단행했던 것이 유일한 바이오텍 투자였지만 5월 중 항체신약개발사 앱클론에 122억원을 투자해 7.11%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로 등극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 일가 등 특수관계인까지 합하면 7.4%의 지분율로, 이종서 앱클론 대표의 개인 지분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이 대표는 특수관계인 포함 12.6%의 지배력을 가져 여전한 1대주주 위치다.

종근당은 나아가 6월 경기도 시흥시 배곧지역 연구용지에 948억원을 투자해 R&D 기지를 구축을 선포했다. 연초 이 회장이 강조한 “자원과 역량을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연구개발 부문에서 보다 혁신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내용을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약개발 전문기업은 아니지만 광동제약(009290)은 작년 체외진단기기 회사 프리시젼바이오(335810) 지분 29.7%를 169억원에 아이센스(099190)로부터 사들여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주된 매출원이 삼다수와 비타500이라 ‘물장수’, ‘음료회사’라는 평가를 받는 것을 탈피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광동제약은 이뿐 아니라 쿼드메디슨과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를 탐색하고 있기도 하다. 올 1분기말 기준 현금보유량은 1600억원대로 상당하다.

한미약품(128940)은 현금보유량이 제약사 중 3위지만 오픈이노베이션이나 타법인 투자를 집행하지 않고 있다. 자체 R&D 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신사옥, R&D센터에 쏠리는 투자

제약사들이 가장 활발히 투자한 영역은 캐펙스(CAPEX·설비투자)로 나타났다. 종근당, 대웅제약, 동국제약 등이 연구센터 및 신사옥 확보에 적지 않은 자금을 쏟았다.

종근당이 시흥에 연구용지를 확보한 것처럼, 대웅제약은 서울시 강서구 마곡지구에 C&D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19년부터 2026년 사이 1637억원이 투입된다. 올 4월 회사채 발행으로 마련한 1400억원 중 400억원이 해당 센터에 배정되었다.

동국제약 또한 지난 2022년 청담동 신사옥을 827억원에 양수하는 등 유형자산 확보에 적지 않은 자금을 들였다. 타법인 투자로는 미용 방면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미용의료기기 회사 위드닉스를 22억원에 인수했고 리봄화장품을 306억원에 인수했다. 올 1분기 기준 잔여보유현금은 1013억원 수준으로 제약사 가운데 7위다. 뷰티 산업 방면으로 시너지를 낼 매물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애경산업(018250) 인수 검토를 진행한 내용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데일리 취재결과 이는 사실로 확인되었고 다만 경영권 프리미엄 관련 의견이 엇갈려 도중에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령(003850)은 우주 관련 연구회사들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액시엄스페이스에 650억원을, 인튜이티브머신에 143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이 외에도 휴먼스인스페이스(HIS) 챌린지를 열어 선정된 회사들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파프리카랩, 바이오뱅크힐링, 람다비전, 브레인스페이스, 뉴산티스, 뮤타제텍, 오디세이스페이스워크스 등을 선정했다. 보령은 김정균 대표가 최대주주인 보령파트너스 대상으로 진행한 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1750억원을 확보했고 이 중 미사용 자금 1600억원을 삼성증권 MMW 상품으로 운용 중이라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사가 아닌 다른 영역에 투자하는 것에 관련해서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의 신약개발사 인수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연구소장의 반대다. 대부분 바이오텍 인수가 본인의 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생각한다. 두번째는 인수가 일회성 지출이 아니라는 점이다. 해당 바이오텍의 빚까지 떠안아야하고, R&D에 지속 자금을 투입해줘야 하는 점 때문에 인수금 규모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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