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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첨단재생의료 활성화 방침을 밝히면서 오랫동안 매출 부진에 시달렸던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사들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연구 적용 범위가 근골격계·만성통증 질환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정부가 정책변화를 추진한다고 알려지면서 관련 기업들도 일제히 주목받고 있다.
李 대통령 “전향적 판단 필요”…줄기세포 치료 적용 범위 확대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오전 제2차 핵심 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열고 “중대·희귀·난치 질환자에 대해 (줄기세포 치료를) 전향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발언했다. 이 대통령은 이 회의를 통해 첨단재생의료, 에너지, 문화 산업 등의 규제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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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규제 완화의 핵심은 줄기세포 치료 범위를 중대·희귀·난치 질환에서 근골격계·만성통증 질환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올해 안에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해외 원정 치료가 아닌 국내 치료를 허용하고, 난치 질환 여부를 사례별로 유연하게 판단할 방침이다. 정부는 수요가 많은 질환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임상연구란 첨단재생의료와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에서 연구 승인을 받으면 의료기관에서 임상연구를 통해 환자 투약을 할 수 있게 된다. 임상연구를 마치고 심의위원회 심사에서 통과하면 해당 병원에서 해당 줄기세포치료제를 활용한 첨단재생의료가 가능해진다.
줄기세포 치료제 업체들이 임상연구를 하면 연구 승인 뒤 환자 투약 단계에서 임상연구용 의약품 제공에 따른 매출이 발생하고, 심사 후 첨단재생의료가 가능해지면 이에 따른 매출이 추가로 생기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임상연구에 따른 리얼월드데이터(RWD)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줄기세포 치료제 업체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관련 수혜주를 선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임상·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임상연구 지원을 확대하면서 개발사들의 상용화 속도와 매출 창출 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규제 완화로 적응증 문턱이 낮아지고 심사 기간이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줄기세포 치료제 업체들이 임상 단계에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가 열리면서 연구 중심에서 상용화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번 정책의 수혜주는? 줄기세포 치료 확대 정책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곳은 이엔셀(456070)이다. 이엔셀은 자체적으로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한편, 세포·유전자치료제(CMT)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중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엔셀은 중간엽줄기세포(MSC) 기반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제 ‘EN001’를 개발 중이다. EN001은 현재 국내 임상 1b/2a상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이엔셀은 여러 분야의 병원들과 협업을 통해 관련 질환 환자들에게 치료·개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엔셀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프리미엄 자가줄기세포 치료 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CGT CDMO 사업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이엔셀은 우수 의약품제조·관리기술(GMP) 생산시설에서 자가줄기세포 치료제를 제조·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정책 수혜로 국내에서 전반적인 줄기세포 치료제의 수요가 증가하면 이엔셀의 위탁생산 물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근골격계 질환이 줄기세포 치료 범위에 포함되면서 골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들도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시판 중인 줄기세포치료제보다는 아직 임상개발 중인 치료제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혜가 기대되는 업체는 강스템바이오텍(217730), 바이오솔루션(086820), 차바이오텍(085660), 입셀 등이 거론된다.
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OSCA)를 개발 중인 강스템바이오텍은 이미 별도로 임상 연구를 준비 중이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오스카의 경우 심의위원회에서 통과되면 내년 4월부터 임상연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아토피 치료제 ‘퓨어스템-AD’의 경우 임상연구를 해보자고 연락 오는 곳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오솔루션은 차세대 파이프라인인 ‘카티로이드’와 ‘스페로큐어’로 임상 진입을 노리고 있다. 카티로이드와 스페로큐어가 임상연구의 기회가 열리면서 이번 정책의 수혜를 입게 됐다. 카티로이드는 자가 연골세포치료제인 카티라이프의 범용성을 넓힌 동종 연골세포치료제이며, 스페로큐어는 골관절염 치료용 관절강 주사제로 비임상 평가 중인 단계에 있다.
차바이오텍은 자체 구축한 세포주를 기반으로 다양한 퇴행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차바이오텍은 차병원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고 일본에서 환자 치료 경험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 차바이오텍은 2014년 일본에 진출해 일본 토탈셀클리닉 도쿄(TCC TOKYO)에서 현재까지 1만명 이상의 환자 치료 경험을 쌓고, 당뇨병·만성통증 환자 대상 줄기세포 치료를 시행 중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분당차병원을 비롯한 전국의 차병원 네트워크를 활용해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재생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뮤콘’(MIUChon)을 개발 중인 입셀도 정책적 수혜가 기대된다. 입셀은 지난 2월 첨생법 개정안에 따라 국내 환자 3명을 대상으로 연구자 주도 임상을 진행,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을 확인했다. 내년에는 15명으로 환자를 늘려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심의를 신청해둔 상태다.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 후 첨단재생의료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줄기세포 규제 문턱 낮춰…업계 “긍정적 신호” 정부의 이번 조치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업계가 전반적으로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임상연구 기회가 확대되면서 임상 3상 완료 전에 매출이 발생할 수 있게 되고, RWD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줄기세포 치료를 위해 해외로 원정 갔던 환자들이 국내에서 투약이 가능해지면서 해외로 유출됐던 국부가 국내로 환원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줄기세포치료제 관련 규제 완화는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며 “전반적인 정책 분위기가 세포치료제 업체들에는 좋은 시그널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첨생법으로 인해 줄기세포치료제 업체들 모두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판 중인 줄기세포치료제만 있다면 큰 수혜를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이번 정부 정책 변화가 좋은 기회로 작용하는 것은 맞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