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유바이오로직스(206650)의 콜레라백신 공급물량이 올해 전년대비 1.4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파키스탄에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하면서 대표적인 수인성 감염병인 콜레라가 창궐,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유바이오로직스를 통해 공공백신 공급량을 확대하면서다.
| 파키스탄 신드주의 홍수 이재민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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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홍수’ 파키스탄에 콜레라 백신 300만도스 공급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달 파키스탄에 약 300만 도스의 콜레라백신 ‘유비콜-플러스’를 공급했다. 지난해에는 파키스탄에 유바이오로직스의 콜레라백신이 공급되지 않았다. 파키스탄의 수해 피해 복구가 이뤄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연말까지 유비콜-플러스 공급은 지속될 전망이다.
파키스탄은 6월부터 시작된 최악의 몬순 우기 홍수로 19일 기준 1545명이 사망하고 국토의 3분의 1이 잠기는 사상 최악의 피해를 겪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잠정 집계한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 규모가 300억달러(약 43조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신드주와 펀자브주의 정수시설 50% 이상이 파손되면서 대표적인 수인성 질병인 콜레라 확산세가 거세다.
회사 관계자는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유니세프의 공급 요청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로컬 에이전트인 암손(Amson)을 통한 파키스탄 사설시장 공급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유비콜-플러스 연간 판매량이 3000만도스를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2200만 도스였음을 감안하면 올해는 40% 가까이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셈이다.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도 콜레라백신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시리아에서는 내전과 가뭄으로 콜레라가 창궐하고 있고, 그외 다수의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콜레라가 발발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아부다비 정부 지원을 통해 공공시장 대비 판매단가가 높은 사설시장 가격으로 다음달 초 콜레라백신이 납품될 예정이다.
경쟁사는 콜레라 백신 생산 잠정 중단…유바이오로직스, 영향력↑
| 경구용 콜레라치료제 (사진=유바이오로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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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 콜레라백신 시장의 상당 부분인 400억원 내외는 유니세프 공공시장이 차지하고 있는데 유바이오로직스는 유니세프의 콜레라백신 수요량의 8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콜레라백신 시장에서 경쟁사인 인도의 샨타바이오텍이 철수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유바이오로직스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샨타바이오텍이 생산하는 콜레라 백신 ‘샨콜’은 공공시장에서 10% 내외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샨타바이오텍이 회사 내부적 상황으로 콜레라백신 생산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안다”며 “유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콜레라백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BMGF) 지원을 바탕으로 강원도 춘천 제2공장에 콜레라백신 원액 생산시설 2500만 도스 추가 증설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비콜-플러스의 매출 증가로 유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실적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유바이오로직스의 매출 88%는 유비콜-플러스가 차지하기 때문에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여기에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익 수혜도 예상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19년 매출 331억원, 영업이익 98억원 △2020년 매출 285억원, 영업손실 60억원 △2021년 394억원, 영업손실 72억원으로 2020년 적자전환했지만 유비콜-플러스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올해는 3년 만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인 비브리오콜레라 감염으로 발생하는 제2급 법정감염병이다. 본래 인도 벵골지역 풍토병이었지만 영국이 18세기 말 인도를 점령하면서 세계로 퍼졌다. 급성 설사를 유발해 중증 탈수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균 사망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치명률이 높다. 특히 노인,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서는 치명률이 90%에 달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