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HLB(028300)가 선박업을 떼어내고 바이오·헬스케어 사업만 남기는 물적분할을 추진한다. 기존 선박 사업과 파이프 사업을 맡고 있는 ENG 사업부문은 신설되는 비상장사인 ‘HLB ENG(가칭)’가 담당하게 된다.
| HLB 로고 (사진=HL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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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는 17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물적분할 의안 승인 여부는 다음달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물적분할이 진행되면 분할신설회사인 HLB ENG의 발행주식은 모두 분할회사인 HLB에 배정된다. 분할기일은 오는 5월 19일이다.
HLB 관계자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권리를 보유한 HLB는 시장에서 이미 바이오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다만 구명정, 특수선박 등을 제조하는 모태 사업도 계속 영위하고 있어 주주들로부터 오랫동안 이에 대한 분할 요청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물적분할은 2021년 10월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업인 에프에이를 흡수합병하면서 가능해졌다. HLB는 이를 통해 업종 전환의 토대를 마련하고 대규모 유동성과 매출처를 확보했다. HLB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별도 기준 1440억원의 매출과 353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회사의 분류업종이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에서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으로 변경됐다.
HLB는 물적분할을 통해 리보세라닙의 신약허가와 신규 적응증에 대한 임상 확대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HLB는 리보세라닙의 간암, 위암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과 선낭암 임상 2상을 마치고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NDA) 절차를 준비 중이다.
ENG사업부는 특수선박, 구명정, 선박용 파이프 제작에 이어 친환경 추진 선박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48여년간 구명정과 특수선박 8000여 척을 건조해 온 ENG사업부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친환경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추진 소형선박 제작과제’ 사업자로 선정됐다. HLB 관계자는 “최근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 관련 기자재 주문량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윤기 HLB 재무전략본부 사장은 “당사는 선제적 투자와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와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왔다”며 “동시에 주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완전한 바이오기업으로의 전환 틀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물적분할과 함께 리보세라닙의 NDA 절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