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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순라’는 한 번 더”…치매약 경쟁에 웃는 듀켐바이오

  • 등록 2026-10-13 오전 11:16:15
  • 수정 2026-10-13 오전 11:16:15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듀켐바이오(176750)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선택지 확대에 따른 치매 진단제 수요 증가를 기대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과 거래량 증가가 맞물리면서 추가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레켐비 출시 이후 아밀로이드 진단제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일라이 릴리의 ‘키순라’가 국내에 도입되면 치료 중 검사 수요까지 더해질 수 있어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듀켐바이오는 지난 8일 7570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달 21일 대비 10거래일간 26.0% 올랐다. 지난달 29일에는 12.25% 상승하며 약 45만4000주가 거래됐다. 7월 27일 이후 최대 거래량이다. 이달 2일과 7일에도 각각 약 14만6000주, 17만9000주가 거래되며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위해 쓰이는 '비자밀'(윗쪽 컬러 사진)과 '뉴라체크'(아랫쪽 흑백 사진) PET-CT 영상 비교 (자료=듀켐바이오)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위해 쓰이는 '비자밀'(윗쪽 컬러 사진)과 '뉴라체크'(아랫쪽 흑백 사진) PET-CT 영상 비교 (자료=듀켐바이오)
레켐비 출시 후 진단제 매출 성장 가속

듀켐바이오는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에 쓰이는 ‘비자밀’과 ‘뉴라체크’를 국내 독점 생산·공급하는 회사다. 아밀로이드 PET는 뇌 속 아밀로이드 축적 여부를 확인해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투여 대상을 선별하는 데 활용된다.

김승우 듀켐바이오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비자밀·뉴라체크 두 제품 매출이 2024년 51억원에서 지난해 75억원으로 늘었다”며 “레켐비 처방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지난해 약 46~47%의 매출 성장이 나타났다. 레켐비 출시 효과가 확실히 있었다”고 말했다.

레켐비는 2024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같은 해 11월 국내에 출시됐다. 출시 3년차인 올해 상반기 비자밀·뉴라체카 매출은 45억5000만원으로, 반년만에 벌써 지난해 매출의 61%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보다는 38.2% 늘어난 수치다.

국내 시장도 확대됐다. 듀켐바이오가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의 품목별 생산실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생산액은 2024년 80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122억7000만원으로 약 53% 늘었다. 지난해 듀켐바이오의 두 제품 생산액은 118억1000만원으로 생산액 기준 점유율은 96.3%였다.

키순라, 치료 중 검사까지 수요 넓힐까

추가 성장 요인으로는 키순라가 꼽힌다. 한국릴리는 지난해 12월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허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허가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면 내년 초 국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순라의 미국 처방정보에는 아밀로이드 PET에서 플라크가 최소 수준으로 감소하면 투약 종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투약 전 환자 선별에 더해 치료 중 검사로 투약 종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국내 검사 일정과 적용 방식은 향후 허가사항과 진료 기준을 확인해야 하지만 미국과 같은 조건으로 허가되면 투약 종료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김 전무는 “레켐비도 의사가 치료 중 검사를 권하는 경우가 있지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면 키순라는 중간에 검사해 아밀로이드가 일정 수준까지 제거됐는지 확인하고 투약을 끝낼 수 있다는 점에서 진단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 속도는 결국 키순라의 처방 확대에 달려 있다. 이미 레켐비가 사용되는 상황에서 한국 릴리가 의료진을 설득해야 하는데, 키순라가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속도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정도에 따라 진단제 판매가 얼마나 빨리 늘어날지가 달라질 전망이다.

검사 접근성 높이고 생산시설 투자↑

대형병원에 환자가 몰리면서 진료와 검사가 지연되는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점차 검사 대기와 환자 쏠림이 완화되고 있어 내년에는 진단제 매출이 더 가파르게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김 전무는 “심할 때는 진찰까지 석 달, 이후 PET 검사까지 다시 석 달이 걸렸다고 한다”며 “지금은 대기 기간이 절반 정도로 줄었지만 서울 대형병원에는 여전히 병목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를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친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거점 협력병원 확대를 통해 검사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전무는 “환자들이 다른 병원에서 검사받으면 더 빠르게 병목 없이 진료받을 수 있다”며 “환자가 믿고 갈 수 있도록 의료진도 준비돼 있어야 하는 만큼 시간이 걸리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 증가에 대비한 제조소 투자도 진행 중이다. 김 전무는 “한양대병원 제조소 투자는 아밀로이드 PET 진단제를 포함한 방사성의약품 진단 제품의 국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전북 정읍 신정동 첨단산업지구 내 생산시설 투자를 통해 공급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읍 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기존 시설에서도 생산 횟수를 늘려 추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전무는 “일반적으로 하루 8시간 근무할 때 세 차례 생산하지만 수요가 많은 제조센터에서는 다섯 차례까지 생산하고 있다”며 “생산 횟수를 늘림으로써 병원이 원하는 공급 시간에 맞춰 추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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