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4인 공동경영 체제를 이어오던 대화제약 지배구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수지 명예회장 일가만 수년간 주식을 꾸준히 늘린 데다 김 명예회장 2세가 대표이사로 경영을 이끈다는 점에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수지 명예회장의 아들인 김은석
대화제약(067080) 사장은 지난 3월 4일부터 이달 16일까지 17차례에 걸쳐 주식을 총 9900주 매입했다. 그 결과 김 사장의 대화제약 주식은 작년 말 13만2100주에서 현재 14만2000주가 됐다. 지분율도 0.71%에서 0.76%로 올랐다.
김 사장은 2015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꾸준히 주식을 늘렸다. 2015년 0.05%(주식 9015주)이던 김 사장의 대화제약 지분율은 2016년 0.1%(1만7315주), 2017년 0.14%(2만5515주), 2018년 0.2%(3만5700주), 2019년 0.31%( 5만7200주) 등으로 확대됐다.
김 사장뿐 아니라 부친 김 명예회장, 모친 이명희씨도 최근 3년간 보유주식을 꾸준히 늘렸다. 2017년 9.65%(175만8600주)이던 김 명예회장의 지분은 현재 9.75%(181만주)로, 이명희씨 지분은 0%에서 0.45%(8만3500주)로 각각 올랐다. 즉 김 명예회장 일가의 대화제약 지배력이 늘어난 것이다. 김 명예회장은 지분을 늘려 2018년 2대주주에서 최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는 다른 명예회장 일가와는 다른 움직임이다. 대화제약은 1984년 성균관약대 동기인 김 명예회장과 김운장 명예회장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이어 고준진 명예회장과 후배 이한구 명예회장이 합류하면서 4인 공동경영 체제를 이어왔다.
김 명예회장과 달리 이들 명예회장 3명은 지난 3년간 보유지분을 되레 줄였다. 과거 최대주주였던 고 명예회장의 지분은 2017년 9.9%에서 현재 9.19%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김운장 명예회장 지분은 4.86%에서 4.39%로, 이한구 명예회장 지분은 3.56%에서 3.35%로 각각 줄었다. 현재 이들은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대화제약 2~4대주주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지분상으로는 4인 공동경영 체제가 종결됐다고 보기 어려운 변화이지만 김은석 사장이 2015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데다 이후 김수지 명예회장 일가 지분이 꾸준히 늘면서 김 명예회장 쪽으로 균형추가 기운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한편 대화제약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 1093억원의 중견 제약사다. 영업이익은 39억원, 영업이익률은 3.6%다. 항균 항생제 ‘세파메칠 정’, 항생제 원료 ‘Methylol Cephalex in Lysinate’ 등이 주요제품이다. 특히 항암주사제를 경구제로 전환하는 혁신신약 ‘리포락셀액’을 개발해 2017년 중국 RMX바이오파마에 기술이전했다. 위암 및 유방암 3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