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카이노스메드(284620)가 에이즈치료제 ‘KM-023’의 글로벌 판권을 중국 제약사에 기술이전한다. 이미 중국에서는 품목허가를 받아 시판되고 있는 제품인 만큼 임상단계에 있는 약물과 달리 로열티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두 자릿 수 수준의 로열티 책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카이노스메드는 중국 장수아이디와 ‘KM-023’ 추가 기술이전을 두고 논의 중이다. 대상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 지역이다.
카이노스메드는 지난 2014년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도입해 추가개발한 KM-023의 중국 판권을 장수아이디에 총 170만달러(약 24억3000만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당시 KM-023이 상품화되면 총 매출의 2%를 로열티로 받기로 했다. 이후 장수아이디는 ACC007와 ACC008이라는 물질명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이중 ACC007은 2021년 6월 장수아이디가 중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지난해 1월부터 시판되고 있다.
앞서 장수아이디와 ‘로열티 2%’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던 당시 KM-023은 임상 1상을 마친 시점이었다. 하지만 현재 KM-023은 임상 3상을 마치고 두 가지 제형으로 개발돼 중국내 품목허가까지 마친 상황이다. 선출시된 ACC007 판매도 호조세다. 업계에서는 이를 감안할 때 카이노스메드가 장수아이디와 두 자릿 수의 로열티 계약을 맺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양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판권에 대한 추가 기술이전을 논의해왔지만 예상보다 ACC008의 품목허가가 늦어지면서 협상이 해를 넘기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ACC008은 중국 최초 에이즈치료제 단일복합정으로 지난해 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ACC008은 기존 에이즈치료 약물인 테노포비르(TDF), 라미부딘(3TC)의 약물을 한 캡슐에 넣은 단일복합정으로 약물 복약 편의성 및 순응도가 ACC007보다 높다. 앞서 ACC007은 장수아이디가 2021년 6월 중국에서 품목허가를 받고 지난해 1월 중국 시장에 출시됐다.
장수아이디측은 지난해 중국 에이즈치료제 시장 규모가 1조원을 기록했으며 5년 뒤인 2027년에는 2조1000억원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 중국 시장에는 길리어드, GSK 등 다국적제약사에서 만든 에이즈치료제가 시판되고 있지만 약가가 높아 ACC007·ACC008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자국 제약사가 개발한 제품으로 시장을 장악하려는 정책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ACC007·ACC008 매출 확대에 유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장수아이디와 카이노스메드측은 중국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한다.
우선 목표는 우선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중저소득국이 타깃이 될 전망이다. 특히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추가적인 임상시험 진행없이 중국 임상 결과만으로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홍콩, 대만을 시작으로 에이즈 치료가 필요한 남미, 아프리카 등 글로벌 국가의 시장 개척에도 힘써 로열티 규모를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