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국내 누적 치명률이 18%에 달하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공포의 감염병’으로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맞서 국내 바이오기업이 본격적인 임상 레이스에 뛰어든다.
현대바이오(048410)사이언스가 자사의 숙주표적 범용 항바이러스제 ‘제프티’(개발명 CP-COV03)를 앞세워 SFTS 국내 임상 2상 진입을 공식화했다. 현대바이오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프티 SFTS 임상개발 출정식’을 열고, 국내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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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감염’ 덮친 SFTS 공포…치료제 부재 속 결단 참진드기 물림으로 전파되는 SFTS는 70세 이상 고령층 치명률이 26.1%까지 치솟는 고위험 감염병이다. 지난해에만 국내에서 280명이 확진돼 41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충북 청주의 한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CPR을 진행하던 의료진 7명이 집단 감염되는 등 사람 간 2차 전파 위험도 심각하다. 국내 2차 감염의 97%가 의료종사자에 집중돼 있으나, 현재 승인된 전용 치료제가 없어 대증치료와 긴급도입 의약품에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배병준 현대바이오 사장은 “글로벌 감염병 대응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내 방역 현장의 심각한 치료 공백을 직시했다”며 “과거 세포실험 완료 후 특수 연구 인프라 제약으로 임상이 지연되는 사이 환자와 의료진의 피해가 이어진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고,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서 현장의 위기를 외면할 수 없어 2상 진입을 최종 결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현대바이오는 앞서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올로지 스펙트럼(2024)’을 통해 제프티의 SFTS 바이러스 억제 효능(IC50 < 0.125 µM)을 규명한 바 있다. 이어 외부 독립 연구진의 SFTS 치사 동물실험 논문(Biomedicine & Pharmacotherapy, 2025)에서 규명된 ‘100% 생존 유도 혈중 약물 노출 수준(AUC 약 4,400 ng·h/mL)’을 동일 동물 종(랫드) 연구에서 자사 제형으로 완벽히 재현(AUC 4,404 ng·h/mL)해 내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대규모 임상 데이터(Nature Communications, 2025)를 통해 인체 투여 5일간 바이러스 억제 농도를 웃도는 평균 혈중농도(약 0.28 µM)가 유지됨을 확인, 약동학적 가교(PK bridging)를 탄탄히 다졌다. 최근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2026)에 보고된 S100A4 염증 조절 기전 역시 회사의 바이오마커 연구 결과와 부합해 임상 2상 진입의 과학적 토대를 완성했다.
진근우 현대바이오 대표는 “SFTS는 4~11월 사이 유행하는 계절적 특성이 뚜렷해 속도전이 필수”라며 “완비된 과학적 데이터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긴밀히 사전 협의해 환자 대상 2상 승인을 신속히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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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안보 컨소시엄 기술 검증…베트남 협력도 탄력 제프티의 플랫폼 가치는 해외 무대에서도 공인받고 있다.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의료화생방방어컨소시엄(MCDC) 정회원에 이름을 올린 현대바이오USA는 최근 미국 정부 산하 5개 기관 관계자 및 과학자 40여 명과 합동 기술 검토를 매듭지었다. 현재 에볼라 및 미래 호흡기 팬데믹 대응 솔루션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당국과 심도 있는 협의를 지속 중이다.
동남아 방역 협력도 순항 궤도에 올랐다. 이날 현장에는 베트남 LIGHT Institute 응우옌 투 지앙 회장, 베트남 보건부 딘 아인 뚜언 모자보건국장, 국립열대병병원(NHTD) 팜 응옥 타익 원장 등 핵심 보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현지 국립열대병병원에서 진행 중인 뎅기열 성인 임상이 이상반응 없이 순항함에 따라, 양측은 사망 위험에 노출된 소아 및 노약자 등 취약계층으로 임상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실무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2024년 6월 임상 3상 치사율(15.8%)이 사전 기준(12.5%)에 못 미쳤음에도 대체재가 없다는 이유로 항바이러스제 ‘아비간’을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현대바이오는 동물실험 100% 생존 노출 재현 데이터와 코로나19 임상(분석군 293명 대상 중대 이상반응 0건)에서 입증된 독보적 안전성을 무기로 일본의 선례를 뛰어넘는 임상적 유효성을 증명하겠다는 구상이다.
배 사장은 “한국은 코로나19 위기 당시 정부와 식약처, 의료계가 원팀으로 뭉쳐 치료제·백신 개발을 일궈낸 협력의 저력이 있다”며 “보건당국 및 임상 전문가들과 긴밀히 호흡을 맞춰 국내 SFTS 환자와 최전선의 의료진을 보호할 실질적 치료 대안을 신속히 제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