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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9월 바이오업계가 가장 주목할 만한 이벤트는 ‘키트루다SC’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다. 이는 단순한 신약 허가가 아니라 글로벌 항암제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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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루다SC 美 FDA 승인…글로벌 항암제 판도 바꿀까? 앞서 미국 머크(MSD)는 올해 10월경 출시를 목표로 지난 1월 FDA에 키트루다 SC 허가를 신청했다. 오는 23일까지 키트루다SC의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키트루다의 지난해 매출은 294억8200만달러(약 40조원)로 MSD의 최대 매출원이자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MSD는 2028년 키트루다 특허 만료를 앞두고 알테오젠(196170)의 플랫폼 기술 ‘ALT-B4’ 기술을 적용, 연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키트루다를 정맥주사(IV) 제형에서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면서 환자 편의성을 높이면서 매출 하락폭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알테오젠으로서는 ALT-B4의 첫 글로벌 상용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한층 끌어올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인 할로자임(Halozyme)이 독점해온 글로벌 SC 전환 시장에 균열을 내고 시장에 진입한 두 번째 플랫폼이 되면서 알테오젠의 기술력을 글로벌 제약사에 입증하게 된다는 점도 포인트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특허 관련 불확실성도 걷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빅파마들의 수요가 더욱 커지면서 후속 파트너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SC 상업화로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단계별로 수령하고,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게 된다. 로열티율이 4~5% 수준으로 추정되므로 연간 수천억원~1조원대 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SC 시판 후 실적 안정성이 담보되면 코스피 이전 상장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바이오업계에서도 키트루다SC의 FDA 승인은 의미있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술이 글로벌 블록버스터에 적용돼 상용화까지 이뤄진 첫 사례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K바이오가 글로벌 빅파마의 밸류체인에 들어가게 됨으로써 국내 바이오업계 전체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알테오젠의 파트너사 다이이찌산쿄는 9월 30일까지 ‘엔허투SC’의 임상 1상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허투SC 임상을 통해 ALT-B4 적용 범위가 ADC로 확장될 수 있을지는 2026년에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차세대 비만치료제 격돌할 EASD 2025, 관전 포인트는?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EASD 2025)’의 관전 포인트는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차세대 비만치료제 경쟁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비만치료제 연구 성과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릴리는 EASD 2025에서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임상 3상(ATTAIN-1) 세부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포글리프론은 평균 체중 감소율이 시장 전망치 15%를 밑돈 12.4%로 나타나고 치료 중단율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에 비해 높았지만 여전히 상업적 잠재력이 있는 신약후보물질이다. 세부 데이터를 통해 오포글리프론의 시장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노보는 EASD 2025에서 비만 심포지엄을 여는 한편 차세대 비만 치료제인 ‘카그리세마’(CagriSema)에 대한 업데이트도 진행할 전망이다. 카그리세마는 위고비와 아밀린 유사체 카그리린티드(cagrilintide) 복합제로, 임상 3상(REDEFINE-1) 결과 68주차 평균 체중 감소율 22.7%를 기록했지만 자체 목표치인 25%엔 미달했다.
국내 기업인 한미약품(128940)도 EASD 2025에 참전한다. 한미약품은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 ‘HM15275’,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 경구용 비만치료제 ‘HM101460’ 등의 비임상 연구 6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는 HM17321에 관한 것이다. HM17321는 비만 영장류 모델을 통해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근육, 혈당, 심혈관계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음을 입증할 전망이다.
프로젠은 EASD 2025에서 자사의 GLP-1/GLP-2 이중작용 신약 후보물질 ‘PG-102’ 관련 연구성과 3건을 구두 발표할 예정이다. PG-102는 자사의 융합단백질 플랫폼 기술 ‘NTIG’을 기반으로 개발된 약물로, 현재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이번 연구 발표를 통해 PG-102가 기존 GLP-1 계열 약물과는 차별화된 체중·혈당 조절 양상을 보인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오는 6~9일 열리는 세계 최대 폐암 관련 학회인 세계폐암학회(WCLC)에서는 유한양행(000100), 리가켐바이오(141080), 에스티큐브(052020), 보로노이(310210) 등이 참석해 신약 성과를 알린다. 의료 인공지능(AI) 업체인 루닛(328130)도 참여해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 성과를 선보인다.
존슨앤드존슨(J&J)은 유한양행의 폐암신약 ‘렉라자’ 병용요법의 임상 3상 후속 결과를 발표한다. 리가켐바이오는 자체 개발 중인 항체-약물접합체(ADC) ‘LCB58A’의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에스티큐브는 비소세포폐암에서 ‘BTN1A1’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신약 ‘넬마스토바트’ 관련 연구 결과를 선보인다. 보로노이는 비소세포폐암 표적 치료제 ‘VRN11’ 임상 데이터를 업데이트할 것으로 전망된다. 루닛은 참여해 비소세포폐암·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루닛 스코프와 전문의의 평가 결과를 비교하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명인제약 IPO, 지투지바이오 보호예수 해제 ‘주목’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명인제약이 오는 9~15일 수요 예측과 18~19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명인제약은 1985년 설립된 제약사로 잇몸질환 보조치료제 ‘이가탄’, 변비치료제 ‘메이킨’ 등으로 유명하다. 앞서 명인제약은 8월 2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달(8월) 14일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투지바이오(456160)는 오는 15일 1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보호예수가 풀리는 물량은 210만5770주로 총발행주식수의 47.3%에 달한다. 이에 따라 유통가능한 주식수도 365만1506주(68%)로 급증하게 된다. 대규모 주식 유통으로 인한 주가 불확실성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오는 29일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곳의 주요 제약사에 미국 내 약가를 해외 수준으로 낮추라고 요구한 60일 시한이 종료되는 날이다.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이 현실화되면 한국의 낮은 약가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의 국내 도입을 늦추거나 제외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약가 인하 정책의 여파가 글로벌 신약의 국내 도입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환자들의 치료 기회 축소를 막으려면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