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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혁신신약개발사 오름테라퓨틱(475830)이 중대이상반응(SAE)을 관찰했던 유방암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이미 앞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고된 바 있던 파이프라인이다.
29일 이데일리와 통화한 정인태 오름테라퓨틱 재무총괄임원(CFO)은 “현재 회사가 보유한 1000억원대 자금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SAE 발생으로 인해 ‘5029’의 연구개발 속도가 작년 11월부터 반년 가까이 밀렸다. HER2 유방암 시장 내 수많은 경쟁약 사이에서 기대했던 투자 대비 수익(ROI)을 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다음 파이프라인에 연구개발(R&D) 자금 및 역량을 집중하기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 오름테라퓨틱 파이프라인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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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개발 철회한 ORM-5029란 오름테라퓨틱 내부에서는 ORM-5029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비용 대비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판단해 조속히 다음 R&D로 넘어가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이미 논의되고 있었다. 신약 개발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임상개발 비용이 확대되는 점을 염두에 둔 처사다. 일반적으로 전임상 개발비용 대비 임상 1상은 3배, 임상 2상은 8배, 임상 3상은 30배 비용이 소요되는 등 임상 단계별로 비용 리스크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임상개발을 철회한 ORM-5029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로, 유방암 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HER2 단백질을 인식하는 항체인 퍼투주맙(pertuzumab)에 오름테라퓨틱 고유의 세포독성 페이로드인 GSPT1 단백질 분해제를 접합한 분해제-항체접합체(DAC) 약물이다. 연간 200억원의 R&D 비용을 잡아먹는 ‘돈먹는 하마’였다.
오름테라퓨틱은 이를 글로벌 빅파마 로슈의 허가받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캐싸일라(Kadcyla) 경쟁약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었지만 작년 11월 투약환자 1명의 사망이 발생했다. 이후 추가 환자모집은 중단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투약환자들 대상 후속관찰을 진행해왔다.
해당 SAE 발생으로 오름테라퓨틱은 작년 제출했던 증권신고서를 한차례 철회하고 상장몸값을 조정했다. 당시 희망공모가 3만원에 못미치는 주당 2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규모도 당초 계획했던 9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축소해 올 2월 상장을 완료했다.
투자자들은 앞서 5029에서 발견된 간 부전 등 부작용이 다른 파이프라인에서도 나타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의 파이프라인들이 모두 회사의 독자적 TPD²-GSPT1 플랫폼을 통해 도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 CFO는 “오름테라퓨틱의 플랫폼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되고 있으며 5029는 임상 개발이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이었을 뿐”이라며 “후속 파이프라인인 ‘ORM-1153’의 경우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5029와 동일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BMS·버텍스 딜 순항 오름테라퓨틱은 현재 전임상 단계인 혈액암 치료제 파이프라인 ORM-1153을 임상 1상 진입 전 임상계획신청(IND) 단계에서 기술이전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말 즈음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미국 BMS와 버텍스파마슈티컬스(Vertex)에 기술이전한 내용은 차질없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오름테라퓨틱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후보물질 ORM-6151(BMS-986497)을 2023년 3월 임상 1상을 승인받았고 당해 10월 미국 BMS에 기술이전했다. 총규모 1억 8000만 달러(약 2400억원)에 선급금 1352억원의 계약이었다. 더불어 작년 7월 미국 버텍스(Vertex)에 TPD²분해제 페이로드 원천기술을 플랫폼 기술이전해 207억원의 선급금 매출을 냈다.
정 CFO는 “클리니컬트라이얼즈(Clinical trials) 웹사이트상 BMS는 4월중 임상기관을 1곳 늘렸다. 모집환자수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순항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1213억원 수준이었고 여기에 올 2월 500억원의 상장공모금을 추가로 확보해 현금은 풍부한 상태다.
한편, 오름테라퓨틱은 KB증권,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IMM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스타셋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스틱벤처스, 포지티브인베스트먼트, IB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DS자산운용 등의 투자자가 아직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투자자는 1개월, 3개월, 12개월에 나누어 자발적 보호예수를 확약했으며 대부분이 상장 후 1년간 안정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 의결권 공동행사를 확약했다. 의결권 공동행사 기간 동안 공동보유자의 거래 수량이 총 발행주식수의 1%를 넘으면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이달 중 KB증권, IMM인베스트먼트,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일부 장내매도했고 DS자산운용은 장내매수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