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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하나로 판 키운다…토모큐브·스페클립스 전략[다크호스 플랫폼③]

  • 등록 2026-02-25 오전 8:30:03
  • 수정 2026-02-25 오전 8: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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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신약개발 중심의 전통 바이오 영역을 넘어 다양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앞세운 국내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3차원(3D) 세포분석 기술과 미용 레이저 원천 기술을 각각 자체 개발한 토모큐브와 스페클립스가 대표적이다. 두 기업은 단일 제품을 넘어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확장성, 그리고 수직계열화를 통한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세계 최고 3D 세포 분석 기술…오가노이드·반도체로 확장

지난 2024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한 토모큐브는 상장 첫날 1만70원을 기록한 뒤, 약 1년 2개월 만인 21일 주가가 4만3400원까지 오르며 331% 상승했다. 현미경으로 3차원 세포 구조체를 분석하는 생소한 기술 탓에 상장 초기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플랫폼 기술력과 높은 확장성이 알려지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스페클립스 역시 세계 최초 수준의 레이저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미용 의료기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장 추진 소식까지 더해지며 차기 IPO(기업공개) 대어로 거론된다.

토모큐브(475960)는 혁신적인 현미경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핵심 기술인 홀로토모그래피 플랫폼을 기반으로 바이오 시장을 넘어, 수직계열화를 통해 비(非)바이오 영역인 반도체 시장까지 진출을 노리고 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세포 분석은 필수 단계다. 그러나 기존 방식은 염색한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해 시간과 정확성에 한계가 있었고, 형광 신호로 인한 광독성 문제로 세포 손상과 변형이 반복되는 구조적 제약도 컸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3D 세포 분석이며,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토모큐브의 홀로토모그래피다.

홀로토모그래피 플랫폼은 세포의 굴절률을 정밀하게 측정해 세포 내 소기관까지 비표지 상태로 관찰할 수 있다. 두꺼운 세포 조직도 염색 없이 한 번에, 장시간 측정이 가능하다. 해당 기술은 스위스 기업이 먼저 상용화했지만, 토모큐브는 이를 한 단계 진보시켰다는 평가다.

기술 경쟁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토모큐브 관계자는 “스위스 기업의 홀로토모그래피 제품은 최대 해상도가 250nm, 측정 높이가 30μm 수준”이라며 “토모큐브 제품은 최대 해상도 110~150nm, 측정 높이는 40~500μm에 달해 훨씬 입체적이고 정밀한 세포 분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 기술은 세포 분석을 넘어 오가노이드와 반도체 제조 분야로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폐지하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고, 유럽 역시 단계적 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가노이드와 인공지능(AI), 3D 바이오프린팅이 동물실험 대체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것이 오가노이드다.

오가노이드는 3차원 인체 미니 장기로, 세포 간 상호작용과 약물 반응 예측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밀한 오가노이드 분석 기술이 필수인데, 현재 해당 영역에서 실질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 기술이 토모큐브의 홀로토모그래피다.

스페클립스, 인모드가 선택한 레이저 플랫폼

스페클립스는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레이저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플랫폼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페클립스는 레이저를 단일 시술 장비가 아닌 확장 가능한 핵심 기술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광학 설계부터 공진기, 파워서플라이, 제어 알고리즘까지 레이저 핵심 요소를 자체 기술로 내재화했다. 핵심 부품을 외주에 의존하는 다수의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와 달리, 설계부터 제조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구조를 바탕으로 스페클립스는 피코초 레이저를 비롯한 다양한 미용·피부 치료 장비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의 레이저 기술 스택을 여러 장비에 반복 적용할 수 있어 특정 제품 성과에 의존하지 않는 플랫폼형 성장 모델을 갖췄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미용 의료기기 시장이 단일 장비 경쟁을 넘어 기술 플랫폼 경쟁으로 이동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 확장 과정에서 원가와 품질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스페클립스는 레이저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함으로써 수직계열화 기반의 확장성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신규 장비 개발 시 원가 구조 예측 △글로벌 파트너(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요구에 대한 신속한 대응 △특정 제품 실패가 전체 사업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는 구조적 강점을 동시에 갖췄다.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강자인 인모드가 스페클립스를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도 이 같은 플랫폼 경쟁력에 있다. 인모드가 주목한 것은 개별 장비가 아니라 레이저 기술 자체의 플랫폼성이다. 스페클립스의 레이저 기술은 인모드의 기존 제품 포트폴리오에 모듈 형태로 적용·확장이 가능하고, 핵심 부품 내재화를 통해 글로벌 대량 공급에 필요한 품질 일관성과 원가 경쟁력도 확보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미용의료기기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OEM 계약을 넘어선 중장기 기술 파트너십의 출발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스페클립스는 여기에 레이저 기반 분광 기술과 AI를 접목한 피부 진단 솔루션까지 결합해 진단–치료–결과 분석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구축 중이다. 미용 의료기기를 단발성 장비가 아닌, 병·의원 운영 전반에 활용 가능한 통합 솔루션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홍정환 스페클립스 대표는 “스페클립스는 광학, 레이저 전원 공급장치, 제어 시스템 등 핵심 부품을 100% 자체 기술로 개발한다”며 “레이저 기반 피부 진단·치료를 포함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플랫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모큐브와 스페클립스는 출발점과 분야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천 기술 기반 플랫폼 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토모큐브가 홀로토모그래피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3D 세포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을 넘어 오가노이드·반도체 영역까지 확장성을 입증하고 있다면, 스페클립스는 레이저 원천 기술과 수직계열화를 통해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플랫폼형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단일 제품 경쟁력을 넘어 기술을 반복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 그리고 제조·공급까지 통제 가능한 수직계열화를 갖췄다는 점에서 기존 바이오·의료기기 기업들과 궤를 달리한다. 신약개발 중심의 전통 바이오 영역 밖에서도 플랫폼 기술을 앞세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토모큐브와 스페클립스는 국내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의 다음 단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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