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김연지 기자] 사모투자펀드(PEF) 블랙스톤이 국내 1위 의약품유통기업 지오영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블랙스톤이 지오영의 지분을 인수한 지 5년 차에 접어든 만큼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5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지오영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해 주요 자문사들에게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오영의 최대주주는 지분 99.17%를 보유한 지주회사 조선혜지와이홀딩스다. 블랙스톤은 조선혜지와이홀딩스의 약 71% 지분을 보유 중이다.
블랙스톤은 2019년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한 지오영 지분 46%를 약 1조1000억원에 인수한 뒤 꾸준히 보유 지분을 늘렸다. 블랙스톤이 지오영의 지분을 인수할 당시 기업 가치를 매입 가격의 두 배 이상인 약 2조4000억원으로 평가하는 등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블랙스톤이 국내 기업 중 조단위 규모로 투자한 곳도 지오영이 처음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블랙스톤이 올해 지오영 지분 보유 5년차를 맞은 만큼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투자금 회수 방안 중 하나가 매각인 것이다.
블랙스톤이 매각보다 지오영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블랙스톤이 자문사 쪽에 먼저 제안을 한 것이 아니라 자문사 쪽에서 접촉해왔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지오영은 지난 2월 국내 2위 도매업체인 백제약품 지분 25%를 확보하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오영은 사업 다각화도 꾀히고 있다. 지오영은 지난 1월부터 다국적제약사인 한국유씨비제약의 알레르기질환 치료제 ‘지르텍 10정’의 공급과 영업·마케팅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오영이 기업 가치 제고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블랙스톤이 지오영을 인수할 당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향후 투자금 회수 최우선 순위로 주식 상장을 꼽았다. 지오영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4조2295억원, 영업이익 76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블랙스톤 관계자는 지오영 매각설에 대해 “답변해줄 내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