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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넥신, 이피디바이오 합병 통해 TPD 파이프라인 확보
  • 표적단백질분해제·프로탁 기술 기반 신규 파이프라인 다수 확보
  • 최재현 이피디바이오 대표, 제넥신 R&D 총괄 각자 대표로 합류
  • 등록 2024-06-26 오후 4:15:20
  • 수정 2024-06-26 오후 4:21:14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제넥신(095700)이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이피디바이오)와 합병을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은 물론, 연구개발(R&D)을 총괄할 임원을 확보했다.

제넥신은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피디바이오와의 소규모합병 방식 흡수합병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합병 비율은 1:6.1924079이며, 제넥신은 피합병회사인 이피디바이오 기존 주주들에게 합병 비율에 따른 합병신주를 교부한다. 합병 세부절차는 오는 10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이피디바이오는 어떤 기업?

이피디바이오는 혁신 표적단백질분해제(TPD)인 바이오프로탁(BioPROTAC) 플랫폼 기술 전문기업이다. 이피디바이오는 기존 프로탁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바이오프로탁 기술, EPDegTM을 개발 중이다.

이피디바이오의 창업자인 최재현 대표 (사진=이피디바이오)
프로탁은 체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UPS)을 활용한 표적 단백질 제거 기술로 최근 ADC와 함께 새로운 신약개발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프로탁은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는 워헤드(warhead)와 E3 리가아제와 결합하는 리간드(E3 ligase ligand)가 링커로 연결돼 있는 구조로, 표적 단백질과 결합한 후 분해를 유도하는 약물이다.

이피디바이오는 자체 개발중인 차세대 TPD 기술을 이용해 SOX2를 효과적으로 분해하는 치료제를 발굴했다. SOX2는 암줄기세포(cancer stem cell)의 줄기세포능(stemness)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기존 약물개발 방식으로는 접근이 어려웠다.

이피디바이오는 지난 2월 일본 다케다제약과 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의 항암 분야에서 우승해 다케다제약의 연구비 지원을 받으며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월에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SOX2 분해제 비임상 결과를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1일에는 SOX2 분해제 개발 과제가 국가신약개발사업단로부터 ‘글로벌 진출 및 파트너링 촉진을 위한 우수 신약개발 지원’의 지원과제로 선정되면서 SOX2 분해제의 가치를 재차 인정받았다.

제넥신이 이피디바이오 합병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이러한 이피디바이오의 기술력과 TPD 기술이 유망하다고 판단함 점 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카이퀘스트에 따르면 전 세계 TPD 시장은 2030년까지 33억달러(한화 약 4조 5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선 TPD 관련 빅딜도 종종 체결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표하고 있다. 화이자는 2021년 7월 미국 아비나스와 총 20억 5000만달러(약 2조 3600억원) 규모의 유방암 후보물질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암젠은 지난해 2월 바이오벤처 플렉시움과 새로운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를 발굴하기 위해 총 5억달러(약 6300억원) 규모의 연구 협약·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선 오름테라퓨틱이 지난해 11월 TPD 기술을 적용한 유방암 치료 분해약물·항체 접합체(DAC)의 임상 1상 환자 투약을 시작하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1억 8000만달러(약 24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이번 합병으로 제넥신이 얻는 효과는?

이로써 제넥신은 기존 파이프라인 상용화 이후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신규 파이프라인을 다수 확보하게 됐다. 이와 함께 최재현 이피디바이오 대표를 제넥신 R&D 총괄 각자 대표로 들이면서 R&D 리더십의 공백을 메우게 된다.

제넥신은 지난해 10월 닐 워마 대표가 사임한 이후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을 통해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제넥신은 자체적으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보다는 빠르게 임상 단계로 진입할 수 있거나 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기술도입(라이선스인) 방식이 낫다고 판단했다. 라이선스인에 들이는 비용은 최소화하고자 했다. 실제로 이번 합병은 신주 발행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현금이 유출되지 않는다.

제넥신은 지난해부터 뉴욕 소재 글로벌 인수·합병(M&A) 컨설팅사 RM글로벌과 함께 신기술 및 파이프라인 발굴을 위한 협력을 이어왔다. 이를 통해 제닉신은 지난해 9월 이피디바이오와 공동개발 연구협약(MOU)을 체결하면서 관계를 맺었다. 이후 제넥신은 지속적인 기술분석을 진행하고 항암·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개발 가능한 STAT3 바이오프로탁 프로그램을 함께 추진해 왔다. 합병 후 제넥신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후기 임상 파이프라인의 개발과 함께 이피디바이오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제넥신은 이번 합병으로 지난해 11월부터 공석이었던 R&D 총괄 임원 자리를 채우게 됐다. 제넥신은 이피디바이오의 창업자인 최재현 대표를 합병 후 제넥신 R&D 총괄 임원으로 들일 계획이다. 박사 9명, 석사 4명 등 이피디바이오의 핵심 연구진과 합류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서울대 미생물학 학·석사를 마치고 토론토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이후 삼성종합기술원을 거쳐 프로탁(PROTAC) 기술 분야 글로벌 리더인 미국 아비나스(Arvinas)에서 항암 항체약물·프로탁 개발 담당자로 근무한 표적단백질분해제 분야 전문가다.

제넥신은 추후 주주총회를 거쳐 최재현, 홍성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고 최 대표는 회사의 전체적인 R&D와 임상 개발을, 홍 대표는 사업개발·경영관리 전반을 맡게 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이번 합병을 통해 제넥신은 핵심 인재들을 확보함과 동시에 바이오프로탁 기술을 기반으로 신규 파이프라인들을 추가하게 됐다”며 “이피디바이오의 바이오프로탁 기술력과 제넥신이 보유한 임상개발 및 단계별 화학합성·공장생산·품질관리(CMC) 개발 역량을 접목시켜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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