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미국 바이오젠(종목코드 BIIB)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첫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냈다. 아두헬름은 지난달 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신약으로 효능과 FDA 승인 절차 과정 등에서 의문이 제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선 상태다.
국내에서도 아리바이오와 일동제약, 젬백스엔카엘 등이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바이오 업체들은 바이오젠의 아두헬름 대비 효능을 자신하고 있어, 향후 FDA 승인 등에 있어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바이오젠은 22일(현지시각) 2분기 실적 발표 보고서를 통해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매출액이 200만달러(약 23억원)라고 밝혔다. FDA 승인 시점이 지난달 초인 것을 고려하면 한달여 짧은 기간임을 고려해도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은 아두헬름의 매출액이 630만달러(약 72억원)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바이오젠이 밝힌 아두헬름 1회 투약 가격은 4312달러(약 48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시장의 적극적인 환영은 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아두헬름에 대한 시장의 의혹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바이오젠 2분기 실적 리포트 (자료=바이오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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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FDA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아두헬름 승인을 권고하지 않았다. FDA의 승인에 FDA 자문위원회 위원 세명이 최근 사임을 하기도 했다. 재닛 우드콕 FDA 국장 대행은 상부기관에 바이오젠과 FDA 심사 직원들 사이에서 유착 등 부적절한 관계가 있는지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바이오젠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해당 논란에 대해서 입장을 밝혔다. 미셸 보나초스 바이오젠 대표(CEO)는 “아두헬름 임상시험 결과는 정당했다”며 “FDA의 검토에 부정이 없었다”고 밝혔다.
국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바이오업체들은 하두헬름을 둘러싼 논란에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아두헬름에 비해서 자신들이 개발중인 약의 뛰어난 효능을 자신해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중인 국내 바이오 업체 고위 관계자는 “아두헬름 정도로 FDA 혁신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거면, 우리도 충분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아두헬름은 아밀로이드베타(Aβ) 단백질을 제거하는 약이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을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에서 찾아서다. 아두헬름이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제거함에도 효능 논란이 있는 것은 결국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아닌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즉 현재 개발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도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중인 업체에서는 이는 오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은 단일체인 ‘모노모’, 두 개 이상이 모여있는 다중체인 ‘올리그모’가 있다”며 “바이오젠이 제거하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은 올리그모가 세포에 들어갔을 때 쳐내 뭉쳐진 ‘플라그’로 알츠하이머가 진행되며 나오는 부산물”이라고 말했다.
아두헬름은 알츠하이머 진행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눈에 띄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중인 대표적인 업체로는 해외에서는 일라이릴리가 있다. 국내에서는 아리바이오와 일동제약, 젬백스앤카엘이 있다. 이들 기업 모두 임상3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