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국내 제약 바이오업계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로 본격 돌입하고 있는 형국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이 명실상부한 한국경제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 분야에서 승부를 걸려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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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거대자본을 가진 대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더 늦기 전 바이오 산업에 진출하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바이오 시장의 주도권 다툼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국내 대표적인 보톨리늄 톡신(보톡스) 업체인 휴젤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대기업들의 ‘인수 탐색전’이 대표적이다. 그간 바이오사업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던 GS그룹,
신세계(004170) 등이
휴젤(145020) 인수를 검토중이거나 검토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에 앞서 롯데그룹도 바이오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내비친바 있다. 3년전 CJ헬스케어를 매각하며 제약사업에서 철수했던 CJ그룹은 최근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선두기업인
천랩(311690)을 전격 인수하면서 다시 이 분야에 출사표를 던진 케이스다.
업계는 앞으로 바이오 사업에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는 추세가 강해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 올리는 촉매제로 착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신약개발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들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에 신속 진입하는 전략을 펴는 대기업들이 급증하면서 기존 제약업계의 판도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M&A를 통한 합종연횡이 대세가 될 경우 그간 사실상 M&A 무풍지대에서 사업을 이어가던 전통 제약강호들에게는 큰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쟁탈전은 앞으로 크게 3파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000100),
녹십자(006280),
한미약품(128940),
종근당(185750),
대웅제약(069620) 등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의 제약강자에 맞서
셀트리온(068270),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
휴젤(14502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알테오젠(196170),
마크로젠(038290),
메디톡스(086900) 등 신흥 제약강호들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SK바이오팜(32603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LG화학(051910), CJ그룹 등을 포함 향후 이 분야에 진출하려는 대기업 세력군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구도다.
현재로서 이들 3대 세력 가운데 누가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전통의 제약강호들은 100년 가까운 장구한 업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신약개발 기술력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이에 비해 신흥 제약강자들은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만들어낸 신약 성공스토리를 기반으로 사세확장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기업 군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알짜배기 바이오기업들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인수합병할수 있어 단기간 막강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제약강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에게 바이오 산업에 자본과 인재가 대거 몰려들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상은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3파전을 거치면서 누가 제약바이오 산업의 주도권을 차지하든, 그 과정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은 퀀텀점프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규모는 1600조원으로 자동차(600조원)와 반도체(400조원)를 합한 것보다 크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최근 일고 있는 대기업들의 바이오산업 진출 붐은 그야말로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