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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기업 인모드는 지난 9월 국내 레이저 및 인공지능(AI) 기반 피부 미용·진단 전문기업 스페클립스와 레이저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인모드가 국내 피부미용 의료기기 기업과 계약을 체결한 최초 사례다. 특히 인모드가 먼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내 작은 벤처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으로 기업가치를 키우고 있는 사례도 있어 스페클립스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페클립스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레이저 광학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홍정환 스페클립스 대표가 한국전자연구원 출신으로 30여 년간 레이저 기술을 연구한 실력자다. 레이저 분야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의료기기와의 융합을 시도했고, 피부 미용은 물론 진단이 가능한 고출력 레이저 기반 장비를 개발했다.
최근 에너지 기반 미용의료기기(EBD)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 고주파(RF) 등의 기반 장비와 개발사 클래시스, 루트로닉 등이 주목받았다. 클래시스는 HIFU 장비 슈링크의 고성장으로 매출과 기업가치가 급등했으며, 루트로닉은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기업인 미국 샤이노슈어와 합병됐다.
반면 레이저 기반 피부미용의료기기는 주목받은 바가 없다. 레이저로 피부에 미용 효과나 치료 효과를 내려면 고출력의 레이저를 균일하게 쏴야 통증이 적고 효과가 높은데, 그런 기술을 가진 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 출시된 레이저 기반 의료기기들은 출력이 약해서 효과가 거의 없거나, 출력이 강해서 너무 통증이 심해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경우가 수두룩하다. 이를 레이저 광학 원천 기술로 해결해 혁신적인 피부 미용 및 진단 의료기기를 개발한 곳이 스페클립스다.
 | | (왼쪽 세번째)모쉬 미즈라히(Moshe Mizrahy) 인모드 CEO와 (왼쪽 네번째)홍정환 스페클립스 대표이사.(사진=스페클립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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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모드는 이스라엘 기업이자 나스닥 상장사로 RF 장비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RF 피부미용 장비 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모드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면서 스페클립스와 연이 닿았다. 그 시기는 2024년 9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 피부과학회(EADV)였다. 홍정환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유럽 피부과학회에 제품을 계속 출품했었다. 작년에는 네덜란드에서 유럽 피부과학회가 열렸는데, 거기서 영국 의사가 우리 부스를 방문했다”며 “그는 피부 병변 진단 의료기기 ‘스펙트라 스코프’와 피부 의심 병변을 추적해 진료가 가능한 ‘더맵’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학회 현장에서 스페클립스 제품에 관심을 보인 영국 의사는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기업 인모드의 키닥터였다. 영국 의사는 홍 대표를 영국으로 초대해 스펙트라 스코프와 더맵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스페클립스의 특화된 레이저 기술을 소개했는데, 스페클립스가 개발한 모든 제품에 고출력 광학 레이저 기술이 적용됐고, 확장성이 높은 걸 확인한 그는 인모드 총괄 책임자를 소개했다.
홍 대표는 “스페클립스 제품에 대해 설명을 하다보니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레이저 기술에 관해 설명해야 했다. 설명을 들은 인모드 키닥터는 ‘내가 찾는 기술이었다’며 인모드 총괄 책임자를 소개시켜줬다. 인모드 내부에서도 새로운 아이템을 찾고 있었다”며 “한국으로 와서 인모드 CEO와 줌 미팅을 하고 계속 연락을 이어가다 올해 4월 인모드 아시아 태평양 부서에서 회사를 방문했다. 제품과 생산 시설 등을 자세히 둘러보고 단순 제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더 큰 협력을 제안했다”고 회상했다.
인모드가 스페클립스의 레이저 기술을 인정하게 된 것은 제품의 혁신성도 있지만, 해외 글로벌 기업의 레이저 장비와의 비교 임상 결과를 확인시켜 줬기 때문이다. 스페클립스의 레이저 기술은 고출력의 레이저를 짧은 시간 동안 원하는 부위에 적용할 수 있고, 레이저 빔 사이즈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펄스 지속 시간이 짧을수록 열 손상이 적고 치료 효과가 높다. 무엇보다 확장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레이저 기술은 대부분 이런 부분에서 허들을 넘지 못했다.
올해 6월 태국에서 열린 세계 3대 미용성형학회 행사인 ‘임카스 아시아’(IMCAS ASIA)에서 홍 대표는 인모드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인 모시 미즈라히(Moshe Mizrahy)를 만나 레이저 기술과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임상 결과를 전달했다. 이후 8월 인모드 본사가 있는 이스라엘을 방문해 샘플을 판매하고, 인모드 측이 다양한 적용 실험을 한 후 9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스페클립스는 이번 계약으로 올해 4분기부터 인모드에 특화된 피코초 레이저와 나노초 레이저를 공급한다. 각각 InMode PICOFY와 InMode Q-Mode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판매 국가는 △독일·오스트리아 △프랑스·벨기에 △영국·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포르투갈 △일본 △호주 △인도 등이다. 최근에는 인모드 본사 및 미국 지사 관계자들이 스페클립스 본사를 방문, 레이저 제품의 특장점과 이를 활용한 시술 프로토콜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모두 미국과 일본, 인도 지역 영업 및 기술 인력들로, 현지 제품 영업과 마케팅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란 설명이다.
특히 인모드는 단순 판매 계약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인 협력을 원하고, 스페클립스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스페클립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유일한 레이저 광학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과 이를 활용한 피부미용 및 진단 의료기기 시장에서의 풍부한 확장성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스페클립스는 내년 미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만 매출 60%가 발생하는 인모드가 유통 판매를 맡는 만큼, 폭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상당한 판매 실적이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으로 성장도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 벤처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내시경 지혈재를 개발한 넥스트바이오메디컬(389650)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과 글로벌 판권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2024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상장 당시 2만대던 주가는 현재 6만원대를 상회하고 있다. 매출액도 2022년 28억원에서 올해 184억원으로 20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홍 대표는 “인모드는 사실 협력할 수 있는 기업으로 미국 기업을 고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이저 기술 및 장비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은 대부분 자체 기술을 갖고 있지 않고, 외부조달을 한다. 애플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인모드가 우리와 만나고 선택한 것은 스페클립스에도 좋은 기회가 됐다. 인모드와의 협력으로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