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2025년 한 해 동안 총 45개 제품을 ‘혁신의료기기’로 신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24년(29개)과 비교해 약 1.5배 증가한 수치로, 2020년 관련 법 시행 이후 누적 지정 건수는 총 133개에 이르게 됐다.
이번 지정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인공지능(AI) 기술의 고도화다. 2024년 15개였던 AI 기반 혁신의료기기는 2025년 25개로 크게 늘어났으며, 특히 사상 최초로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처음 지정된 생성형 AI 의료기기는 흉부 X-ray 영상을 분석한 뒤, 42종의 질환 및 영상 의학적 소견에 대한 판독 소견서 초안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단순히 이상 부위를 찾아내는 수준을 넘어 전문의의 최종 진단 결정을 체계적으로 보조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이외에도 허혈성 뇌혈관 질환 환자의 혈관재개통 치료 여부를 선별하는 소프트웨어 등 임상적 가치가 높은 AI 제품들이 대거 포함됐다.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오던 고난도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국산화의 길이 열리고 있다.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뇌 심부에 전극을 삽입해야 했던 기존 수입 제품과 달리, 이번에 지정된 국산 제품은 조기 파킨슨병 치료를 목적으로 대뇌피질에 부착하는 방식을 채택해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현재 제조나 수입 사례가 없는 ‘전기장 암 치료 기술’을 활용한 췌장암 치료기기도 처음으로 혁신의료기기 명단에 포함됐다. 식약처는 이러한 국산화 잠재력을 가진 제품들이 향후 우리나라 의료기기 자급률을 개선하고 환자들에게 더 넓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약처는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희망하는 기업들을 위해 2025년 6월 제도 정비를 단행, 평가 자료 범위를 확대하고 제품별 기술 특성에 맞춘 맞춤형 평가 기준을 도입한 바 있다.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 허가·심사 과정에서 우선심사나 단계별 심사 등의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어 시장 진입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진다.
이남희 의료기기안전국장은 “혁신의료기기 지정 제도를 통해 의료기기 산업의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국민 건강 보호라는 목표를 균형 있게 달성해 나가겠다”라며, “앞으로도 제도 운영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반영하여 혁신의료기기가 보다 신속히 제품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