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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코로나 치료제 2호 실패...무리한 신청 논란

  • 녹십자, 코로나 치료제 조건부 허가 불발
    식약처 "2a상 설계 목적 허가용 아닌데 허가로 제출"
    녹십자 "특정 환자군서 지표 확인, 펜데믹서 허가타당"
  • 등록 2021-05-12 오후 3:52:21
  • 수정 2021-05-12 오후 3:52:21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종근당(185750)에 이어 GC녹십자(006280)까지 코로나 혈장 치료제의 조건부 허가를 받는 데 실패하면서 제약회사가 무리하게 허가를 신청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GC녹십자의 임상 시험이 애초 허가용 임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펜데믹(전염병 대규모 유행)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일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에 대해 1차 전문가 자문을 거친 결과 조건부 허가가 적절하지 않다고 결정했다. 식약처는 “제출된 초기 2상 임상시험 결과는 당초 계획한 대로 탐색적 유효성 평가 결과만을 제시한 것”이라며 “입증된 치료 효과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평가는 예견돼 있었다. 녹십자의 임상 2a(초기) 시험으로는 조건부 허가가 어렵다는 식약처 내부 판단이 지난해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임상 시험 자체가 허가가 아니라 적절한 치료 용량을 찾아내고 치료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탐색 임상시험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지난해 이데일리 보도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본지 2020년 12월24일 [단독]GC녹십자 혈장치료제, 임상2a 이후 임상2b까지 거쳐야. 참고)

식약처는 전날 발표에서도 “제출된 초기 2상 임상시험은 임상시험 설계와 목적이 치료 효과 입증을 위한 허가용이 아닌 후속 임상을 위한 과학적 근거로 사용되도록 계획됐다”며 “하지만 녹십자가 허가신청 자료로 이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허가용이 아닌 임상 결과를 근거로 허가 신청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러다보니 GC녹십자의 임상 2a상에서는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1차 유효성 평가지표(주평가지표) 설정이나 통계학적 검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통상 신약을 허가하려면 주평가지표의 통계학적 유의성이 확인돼야 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없었다는 얘기다. 주평가지표란 환자 회복 시간 단축처럼 회사가 사전에 해당 임상에서 치료 효과로 입증하겠다고 설정한 변수를 말한다. 통계적 유의성을 갖는다는 것은 임상 결과가 우연이나 실수에 의해 나온 게 아니라 신뢰할 만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GC녹십자의 허가 신청이 무리라고 봤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식약처) 발표 내용을 확인해보니 이 정도 결과로는 조건부 허가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회사가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무리하게 신청했다”고 했다. 한 임상 디자인 및 컨설팅 전문가(보건통계학 박사)도 “탐색적 임상으로는 허가 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무리한 조건부 허가 신청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종근당도 지난 3월 임상 2상에서 주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한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허가를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종근당은 “의도적으로 주평가지표 결과 발표를 배제한 게 아니라 고위험군 중증환자 결과를 강조한 것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GC녹십자는 탐색적 임상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혈장치료제 임상 자료는 일반적인 의약품 개발 기준으로 볼 때 확증적 결과로 분류하기에 제한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특정 환자군에서 치료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의한 지표를 확보한 점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 가능성을 확인한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품목허가를 통해 약물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팬데믹 위급 상황에서 유효한 접근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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