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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돋보기] 젬백스, 알츠하이머 임상 3상 승인 반려 속사정
  • 식약처 FDA 글로벌 다국가 임상 기준 제시
  • 최근 글로벌 임상도 1500명, 중국은 800명
  • 젬백스 “재신청 준비, 임상 3상 승인 총력”
  • 등록 2021-04-30 오후 4:52:38
  • 수정 2021-04-30 오후 7:21:31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젬백스(082270)가 알츠하이머 신약 국내 임상 3상 신청이 반려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젬백스 측은 “신약의 효능 문제가 아닌 회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디자인 조율 과정에서 발생한 이슈였다”면서 “충분히 보완해서 빠른 시일내에 재신청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젬백스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금융]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젬백스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GV1001’의 국내 임상 3상 신청이 반려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GV1001 물질은 임상 2상 1차 지표의 P값이 0.05 이하로 나오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입증했다. 임상 시험에서 P값은 0.05 이하면 성공, 0.05를 초과하면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중증장애점수(SIB)는 베이스라인 대비 변화량의 Post ad-hoc 민감도 분석에서 GV1001 1.12mg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12주, 24주에 모두 위약군의 환자들과 비교해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호전(p=0.0350, p=0.0405)을 보였다.

이처럼 임상 2상 1차지표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상 3상이 반려된 배경에는 젬백스와 식약처의 임상 디자인 조율 과정에 있다. 지난 1월 젬백스는 국내 임상 3상을 신청하면서 1차지표 SIB 설정, 총 참여 환자수 306명으로 신청했다. 반면 식약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알츠하이머 임상 최신 트렌드인 1차지표 2개, 환자수 확대를 요청했다.

이후 젬백스는 1차지표 2개, 피시험자수 900명대로 수정해 다시 임상 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식약처가 900명대보다 더 많은 환자수를 요구하면서 임상 3상 신청 반려까지 오게 됐다.

당초 젬백스가 1차 지표를 SIB 한 개만 설정한 이유는 중등도에서 중증인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를 모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젬백스가 비교 약물로 설정한 전 세계 알츠하이머 처방율 1위 도네페질은 임상 3상에서 경증과 중등도는 인지행동검사(ADAS-cog), 중증은 SIB로 나눠서 1차지표를 적용했다. ADAS-Cog는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의 인지기능을 예민하게 판별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환자수에 대한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국내와 글로벌 모집단위는 두 배 가량 차이난다. 현재 빅파마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진행하는 레카네맙(lecanemab, BAN2401) 글로벌 임상 3상은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로 진단된 환자수 17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상하이 그린밸리의 올리고마네이트(Oligomannate)는 경증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중국 국내 환자 8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완료, 2019년 중국 당국의 조건부승인을 받았다.

업계는 식약처가 무조건 FDA 기준을 따라가는 게 아닌 국내 현실에 맞는 자체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항변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신약의 임상 3상이 처음이다 보니 식약처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 FDA 다국가 임상 기준에 맞추길 원하는 것 같다”며 “한국에서만 진행하는 임상을 글로벌 임상 환자수에 맞추라는 건 무리가 있다. 선진국을 따라가기보다 좀 더 한국 실정에 맞는 기준을 자체적으로 확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FDA의 승인을 받은 치매 치료제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만틴 등 단 4개에 불과하다. 2003년 메만틴 이후로 FDA 승인은 전무하다.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들이 수차례 임상시험 단계에서 실패해왔으며, 전 세계적으로 신약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허가 단계에 가장 근접한 신약은 바이오젠이 개발 중인 ‘아두카누맙(Aducanumab)’이다. 임상 3상을 마치고 오는 6월 FDA의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FDA는 긍정적 평가, FDA 자문위원회가 신약 승인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종 결정은 FDA가 내리지만, 자문위원회 의견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승인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다.

젬백스 GV1001은 베타아밀로이드아 타우 단백질 축적을 통시에 막는 기전이다. 알츠하이머는 명확한 질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가장 많이 거론되는 가설은 신경세포 겉에 베타아밀로이드 축적, 신경세포 내에 타우 단백질 과인산화다. 젬백스 관계자는 “식약처 요청 사항을 충분히 보완해 빠른 시일내에 임상 3상을 재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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